[부산] 1킬로미터 가까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시민들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을 하루 앞둔 '부산, 김해, 진영'의 28일 밤, 해가 뜨면 국민들과
영원히 작별하며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다는 마음에서인지 국민들 눈시울은 붉어져만 갔다.
28일 밤 전국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야간 추모제가 열리는 가운데 '부산과 김해, 진영 지역 국민들의 흔적'을 따라가 본다.
'2만여 명이 모인 부산역'에는 벌써부터 서둘러 나와 있는 시민들이 많았다. 분양소에 꽃과 담배를 올리기 위해 1킬로미터 가까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시민들이다. 영결식에 참여 못하는 마음에서인지 부산역 광장은 울음바다가 되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난 시절 살아온 사진과 내용들이 영상으로 보이자마자 시민들은 누구나 할 거 없이 눈물을 흘렸다. 일부는 통곡을 하며 '왜 그랬어요? 조금만 참지'라는 말을 반복하며 울분을 터트려 보는 이들의 눈시울까지 적시게 만들었다. 부산역 추모제는 부산시민들이 스스로 준비한 자리다.
[김해] "김해시 진영읍 말고 김해시에도 분양소 설치해달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 시민들은 분양소가 있는 김해시 진영읍까지 가고 싶으나 사정이 있는 시민들을 고려해 김해시내에도 시민분양소를 만들어달라고 김해시에 했지만 거절당했다. 시민분양소를 책임지고 있는 박아무개(41)씨는 김해는 진영에 많은 지원을 해준다고 시 관계자가 설명하며 거절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추모하는 공간이 많을 수록 좋은 게 아니냐고 반문했지만 시 관계자는 행정 절차(행정부 지침)에 따라서 준비하기에 어쩔 수 없다고 답했다. 이에 박씨가 몇몇 시민들을 모아 만든 곳이 고분박물관 야외공연장이다.
25일부터 준비된 시민분양소에는 많은 김해시민들이 다녀간 흔적을 볼 수가 있었다. 시민분양소 옆에 노란색으로 된 꼬리표가 수없이 많은 것을 보고 이아무개(40)씨에게 물어보니 5천여 명이 다녀갔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시민분양소가 초라해 보였지만 지금은 김해시민들이 스스로 꽃과 향, 초를 준비해 와서 노 전 대통령께서도 기뻐하실 거라고 덧붙여 말했다.
이런 내용을 옆에서 듣던 김해시민 한 명은 "어쩌면 김해시가 그럴 수 있냐, 아무리 그래도 진영은 진영이고 김해는 김해인데 이건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다"고 성토했다.
[진영]
진영 봉화마을 입구에는 이른 새벽 시간에도 많은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입구에서 마을회관까지 도보로 대략 30분 정도가 걸린다는 사전 정보를 듣고 방문한 기자는 '빠른 걸음으로 들어갔지만 평소보다 많은 조문객들의 방문으로 40분 이상이 걸렸다.
20여분을 걸었을까? 마을회관으로 가는 길목에는 1킬로미터 정도 보이는 조문객들 줄이 만장 사이로 나 있다. 중간 중간에는 눈물을 흘리며 흐느끼는 조문객들도 눈에 뛰었다.
노 전 대통령 분양소에는 질서 있게 차례를 기다리는 조문객들로 수천 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29일 발인을 취재하려는 취재진들이 좋은 자리를 잡아서 취재를 하려는 모양인지 카메라 받침대를 미리 준비해놓고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마을 뒤쪽에는 발인까지 보고 가려는 국민들이 쪼그려 앉은 채 기다리는 모습'들이 보였다.
한쪽 건물 앞에는 지난 노 전 대통령이 대통령 임기시절을 담은 내용들을 정리하여 영상으로 조문객들에게 보여주는 곳도 있었으며 국민들이 남겨놓고 간 메시지가 정리된 장소도 보였다.
부산, 김해, 진영에서 국민들의 표정은 무거워만 보였고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