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9일 오후 2시 경, 약 50만명의 시민들이 모이면서 예상보다 지체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제가 끝나고 통제된 길을 따라 서울역으로 긴 운구 행렬이 이어졌다. 밀집된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던 시청 앞 광장 부근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노란색 모자를 쓰고, 노란색 리본을 달고, 노란색 풍선에 노란색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이들의 슬픔과 분노, 경건함과 안타까움의 물결로 넘실댔다.
노 전 대통령의 시신을 운반하는 차량은 몰려든 시민들로 인해 원만히 이동하기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차량이 지나갈 때마다 주변 시민들은 "죄송합니다!", "편히 가십시오!", "당신은 영원한 우리의 대통령입니다!"를 외치며 때론 오열하기도 하고, 때론 구호를 외치거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시민들이 너무 밀집되어 코앞을 지나가고 있는 운구차량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는 수준이 되자, 시민들은 "뒤에 사람들도 볼 수 있게 앞 사람들은 앉아 주십시오, 그러면 다 볼 수 있습니다!"를 외치며 질서정연하게 의식을 거행할 수 있도록 노력했고, 차량이 지나간 이후엔 그 뒤를 좇아 자율적으로 긴 운구행렬을 이루었다.
운구행렬이 서울역을 향해 이동한 뒤인 오후 3시 경에도, 시청앞은 여전히 떠날 줄 모르는 시민들의 발걸음으로 분주했다. 시민들은 앞다투어 쓰레기를 줍자 외치며 자율적으로 청소를 했고, 노 전 대통령의 영정사진 앞에 국화꽃을 내려놓으며 눈시울을 붉혔으며, 오늘은 여기서 밤을 새자 외치면서 서로의 마음을 감싸 안았다.
오늘 시청 앞 광장은 고인에 대한 시민들의 죄송한 마음과 억울한 마음이 뒤엉켜 노란색 이미지로 어우러진, 민주주의의 현장 그 자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