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영결식이 끝난 뒤 전 그냥저냥 일상으로 돌아가는 듯합니다. 그래도 날마다 '노사모' 홈페이지랑 '사람 사는 세상' 홈페이지는 들어갔다 나옵니다.
노무현 기념관을 건립한다면 난 뭘 내놓을 수 있을까? 그냥 집에 모아둔 자료들을 정리했습니다. 많지 않네요. 직접 한번도 뵌 적이 없어서 같이 찍은 사진도 없고 열혈로 모임에 나간 것도 아니어서 관련 물품도 없고요.
아마 다른 분들은 더 많은 물건들을 갖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갖고 있는 물건들 찍어 봤습니다. 보시면서 노짱과의 추억에 다시 한번 젖어 보시기 바랍니다. 참 '노무현'이라는 이름이 추억의 이름이 되다니 안타까울 뿐입니다.
저는 노사모도, '노무현'이라는 정치인도 굉장히 늦게 알게 된 경우입니다. 2002년에 알게 되었으니까요. 그래서 2002년 이전의 물건은 없습니다.
가장 오래된 것이 선거 관련 물건인데요. 찾아 보니 희망돼지 스티커와 노란 목도리, 희망돼지 저금통, 그리고 책 두 권이 나왔습니다. 공식 선거 자료인 선거 책자도 한 권 있고요. 그리고 당선의 기쁨을 가득 실은 그날 한겨레 신문도 보입니다.
제가 받은 대통령 취임식 초대장입니다. 그런데 가지 못했지요. 사실 가지 않았다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만 지금까지도 가장 후회하는 일이 바로 이것입니다. 내 머리를 때리면서 말합니다. "내가 왜 안 갔을까, 내가 왜 안 갔을까?" 하지만 후회해도 어쩔 수 없는 일, 초대장 보면서 아쉬움을 달랩니다.
다음은 탄핵입니다. 3월 12일, 16대 국회가 사망한 날. 촛불집회에 나가서 사용한 것들 모아 놓았습니다. 손카드와 누군가 만들어서 나눠주신 자료집과 근조 리본, 그리고 핸드폰 고리 등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서거 관련 자료들입니다. 영결식 날의 한겨레 신문과 근조 리본뿐이네요.
슬픈 추억보다 기쁜 추억이 더 슬프게 만듭니다. 만날 수 있어 만남을 뒤로 미루어 왔는데 이제는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습니다. '살다 보면 언젠가 봉하에 갈 기회가 생기겠지, 그때 가야지.' 했는데 그 언젠가가 영영 손에 잡히지 않는 시간이 되어 버렸습니다.
기념 책자가 나오고 기념관이 만들어지고 여러 추모 사업이 진행되겠지요. 아! 그래도 살아 계신 것만 할까요?
오늘도 마음으로만 노짱을 만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