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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시 돌산도 천마산에서 만난 산딸나무. 이 산딸나무에는 바보 노무현의 일화가 스며 있습니다. |
ⓒ 임현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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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지인들과 들꽃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여수시 돌산도 천마산 들꽃 탐사 초입부터 산딸기가 일행을 유혹하였습니다. 하여, 김한결(8)군은 천마산을 이렇게 부르더군요.
"이 산 이름은 딸기 산이에요, 딸기 산." 그만큼 산딸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들꽃 보기를 마다할 순 없었지요. 이번에 눈에 띄는 야생화는 산딸기와 이름이 비슷한 '산딸나무'였습니다. 이 산딸나무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얽힌 일화가 숨어 있기도 합니다.
4ㆍ3 유족회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에 심은 '산딸나무'산딸나무는 6월에 흰 꽃으로 무리지어 핍니다. 4장의 꽃잎처럼 생긴 흰색 포(苞)가 꽃차례 바로 밑에 십자 형태로 달려 꽃차례 전체가 한 송이 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진짜 꽃이 아닙니다. 그 안에 작게 핀 꽃이 진짜 꽃입니다. 열매는 10월에 붉게 익습니다. 산딸나무는 꽃과 단풍을 보기 위해 정원에 심기도 합니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산딸나무 일화는 정원수로 심은 데서 찾을 수 있습니다. 언론에 따르면 산딸나무는 지난해 11월, 제주 4ㆍ3유족회가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에 심었던 나무입니다. 4ㆍ3유족회가 산딸나무를 심은 이유입니다.
"노 전 대통령이 지난 2003년 제주를 찾아 4ㆍ3 당시, 국가권력이 불법하게 행사됐다.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제주도민에게 공식 사과했고, 3년 뒤 4ㆍ3사건 위령제에 참석한 첫 대통령으로 기록되는 등 4ㆍ3문제 해결에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4ㆍ3 유족회가 많은 나무 중 굳이 산딸나무를 택한 연유도 흥미롭습니다.
"산딸나무 하얀 꽃은 제주도민의 순수한 마음을, 가을에 열리는 빨간 열매는 4ㆍ3의 아픔을 상징한다."그 후 4ㆍ3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이 '꽃이 피는 내년 5월에 다시 오세요'라 했는데 이제는 그럴 수가 없게 됐다고 탄식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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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딸나무 꽃. 흰색 꽃잎은 진짜 꽃이 아니라 합니다. 그 안에 작게 맺힌 게 진짜 꽃이라 하더군요. |
ⓒ 임현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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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산딸나무는 열매가 딸기 맛이 난다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산딸나무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일화가 숨어 있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이쯤에서 시조 한 수 읊어야겠지요? 길재 님의 '회고가'입니다.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 데 없네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 봉하 마을에도 산딸나무 꽃이 만발했을 것입니다. 그가 그립습니다.
덧붙이는 글 | 다음과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