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150여 개 시민·사회·노동단체로 구성된 '고 박종태 열사 대전지역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12일 오후 대한통운대전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는 화물연대를 인정하고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지난 10일 화물연대와 대한통운의 교섭이 결렬되어 총파업에 돌입하게 된 핵심 쟁점이 화물연대를 노조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대한통운의 태도 때문이며, 이는 곧 이명박 정부가 화물연대와 건설기계노조를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연장선상에 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이번 화물연대 총파업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서는 이명박 정부가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하고, 화물연대와 건설기계노조를 정식 노동조합으로 인정하여 노동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민중의 삶이 백척간두에 선 오늘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겠다'는 화물연대 노동자들이 또다시 두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지고 투쟁의 선봉에 섰다"며 "화물연대의 요구는 너무도 소박하여 화물연대를 인정하고 노동자라면 당연히 누려야 할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40만 명에 가까운 화물운송 노동자들과 100만 명에 이르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은 허울 좋은 개인사업자라는 미명하에 최소한의 노동기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4대 보험도 보장받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며 "이들은 아파도 치료받지 못하고, 해고를 당해도 하소연할 곳 없이 그저 사업주의 눈치만 보는 노예의 삶을 강요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바로 고 박종태 열사가 자신의 목숨과 맞바꾸며 대화를 요구했던 절박함이 여기에 있다"면서 "그러나 정권과 자본은 한통속이 되어 화물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짓밟고 화물연대 죽이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또 "특히 이명박 정권은 화물연대와 건설기계노조가 속한 운수노조와 건설노조에 대해 노동조합 설립신고증을 반려하겠다는 협박을 하며,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침해하고, 화물연대의 파업을 힘으로만 제압하려 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노동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다가 파업에 돌입하자 집단행동에 대해 사법처리를 하겠다고 난리를 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대책위는 끝으로 "정권과 자본이 계속적으로 대화를 거부하고 탄압만을 고집한다면 화물연대 파업은 현 시기 국민들의 민주주의와 생존권 사수 요구와 맞물려 국민파업으로 확산 전개 될 것"이라며 "우리는 150만 대전시민과 함께 화물연대의 파업을 지지하며 대한통운 불매운동과 대 시민 선전활동 등 다양한 대중적 투쟁활동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규탄발언에 나선 김창근 민주노동당대전광역시당 위원장은 "대한통운은 화물연대라는 이름을 쓴다고 하여 교섭합의문에 서명을 거부했다"며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노동조합이 존재해야 하는데, 대한통운과 그 뒤에 숨어서 조종하고 있는 이명박 정권은 민주주의를 기본 원칙도 무시한 채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탄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민주노동대전지역본부와 화물연대 대전지부,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오후 민주노총대전지역본부에서 '화물연대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화물연대 총파업 지지 4시간 파업을 벌이고 있는 금속노조대전충북지부 조합원들이 함께 참여해 '화물연대 인정', '해고 화물노동자 원직 복직', '고 박종태 열사 명예회복'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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