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장, 진보신당과 부산시국회의가 연 '민주회복 민생살리기 영남권 시국대회'가 28일 오후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옆 도로에서 열렸다.
주최측 추산 7000여명(경찰 추산 2200여명)이 이날 오후 5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시국대회를 열었다. 이어 이들은 서면에서 1.5km 가량 떨어져 있는 부산진시장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부산에서 처음으로 '반MB(이명박)' 공동 행보에 나섰으며, 앞으로 호남권과 충청권 등을 돌며 시국대회를 열기로 했다.
이날 시국대회에는 민주당에서 정세균 대표, 이미경 사무총장, 윤덕홍 최고위원, 강기정·조경태·최재성·김유정·백재현 의원, 우상호·윤원호 전 의원, 이승천(대구)·임동호(울산) 위원장이 참석했다.
민주노동당에서는 강기갑 대표와 권영길·이정희·곽정숙 의원, 오병윤 사무총장, 우위영 대변인, 민병렬(부산)·이병하(경남)·김창현(울산) 위원장이 참석했고, 창조한국당에서는 이경희 최고위원과 안병철(부산) 위원장, 진보신당에서는 노회찬 대표와 김석준(부산) 위원장,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이 참석했다.
42개 단체로 구성된 부산시국회의에서는 안하원 공동대표, 김영민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송이헌 주거복지연대 대표, 유영란 부산여성단체연합 대표 등이 참석했다. 또 총파업을 벌이고 있는 부산지하철노동조합 조합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날 시국대회는 김동윤 민주노동당 부산시당 대변인의 사회로 진행되었으며, 참가자들은 "엠비(MB)독재 심판", "민주적 권리 수호", "민생민주 회복"이라고 쓴 종이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정세균 대표 "이명박 대통령은 후안무치"
정세균 대표는 "비가 온다고 하더니 오지 않고, 며칠 무더웠는데 지금은 햇볕이 나지 않았다"면서 "하늘도 우리 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가 이제 6주를 맞고 있는데 많은 부산시민들이 조문한 것으로 아는데,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와 국정쇄신 요구을 내놓으라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아무 말이 없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은 후안무치를 드러낸 것이기에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명박정부는 1년 4~5개월이 되고 있다. 국민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자갈치 시장 아주머니는 장사가 안된다 하고, 구포시장 상인들도 돈벌이가 안돼 자식 학비 걱정을 하고 있다. 부산에서 신발 만들다가 개성공단에 갔던 사장들도 걱정이다. 서민경제를 무너뜨린 게 MB정부다. 남북관계도 파탄났다. 누구 책임이냐. 이명박정권을 심판해야 한다."
비정규직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나라당 대표가 비정규직법을 6월 안에 개정하지 않으면 7월에 당장 100만명 실업을 양산한다며 우려하고 있는데 한나라당이 언제 비정규직 걱정했나. 한나라당 대표의 말이 사실이라면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야 4당은 빨리 비정규직법을 고치라고 했을 것이다. 그런데 절대 안된다. 그것은 개악이다."
정세균 대표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만들기 위해 3조1000억원을 지원하자고 했는데, 한나라당은 쳐다보지도 않더니 대운하에 22조원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한나라당의 일방독재와 MB악법을 확실하게 막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야 4당 의원 숫자를 합쳐봐야 100석이 안되는데, 한나라당 200석, 300석보다 훨씬 강한 힘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기갑 대표 "비정규직법 2년 유예가 중도실용이냐"
강기갑 대표는 "이명박정부는 재벌에 400조 곳간을 채워주는 감세법안을 지난해 전쟁 치르듯 하면서 통과시켰다"면서 "국민들은 민생대란이라는 강에 빠져 살려달라고 아우성을 치며 손을 흔드는데, 이명박 정부는 나룻배나 유람선 타고 관광하는 재벌 손만 잡아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얼마나 큰 고통에서 자신의 몸을 던졌겠나. 민주파괴와 훼손을 느꼈을 것이고, 이명박 정부에서는 목숨을 던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면서 "국민들이 이명박정부에 반성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더니 중도실용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중도실용 선언한 뒤 시장에 가서 오뎅과 떡볶이를 먹었다. 작년에는 시장에 가서 걸고 있던 목도리를 주었다. 진정으로 중도실용을 하려면, 서민을 위한 정책을 하려면 최저임금을 깎아서는 안된다. 비정규직법을 2년 더 유예한다는데 그것이 어떻게 중도실용이냐. 비정규직법은 그대로 둬야 한다."
강기갑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으면, 끌어내려야 한다"면서 "울어도 같이 울고 웃어도 같이 웃는, 새로운 사회공동체를 우리 힘으로 만들어 나가자"고 호소했다.
노회찬 대표 "오뎅 먹는다고 서민이냐"
노회찬 대표는 "시민이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했다고 구속하는 나라가 이 지구상에 어디 있나. 6·15를 계승하라고 했더니 6·25전쟁을 계승하려 한다"고 말했다.
노 대표는 "일자리를 만들라고 했는데, 쌍용차에서는 정리해고를 했다. 정리해고 하지 않고도 쌍용차를 살릴 길은 있다"고 덧붙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시장에 가서 오뎅 하나 먹었다고 서민되나. 원숭이가 비빔밥 먹었다고 인간이 되나. 앞으로 이명박정부가 물러날 때까지 재벌한테는 세금 99조원을 깎아준다고 하는데, 그러면서 최저임금은 깎겠다고 한다. 마지막 호소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우리 스스로 끌어내려야 한다."
노회찬 대표는 "왜군이 쳐들어 오면 동래성에서 봉홧불을 먼저 올렸다"면서 "부산 사람들이 앞장 서서 이명박 정권을 끌어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경희 창조한국당 최고위원은 "이명박정부는 엉망이고 여러분은 희망이다"면서 "이명박정부가 하려는 법안은 '아편'이며 '몰핀'이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라고 하는데, 그런 불행이 오지 않도록 청와대는 국민들의 간곡한 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성규 위원장은 "민주당 등 대표들이 비정규직과 서민 문제에 대해 말해 고맙다"고 말했다.
"누구를 위한 민주주의인가"
민주당·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진보신당 부산시당 위원장들은 마지막으로 연단에 올라 "국민께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간 것도 모자라 분향소마저 짓밟고 철거하는 것은 어느 교과서에 나오는 민주주의입니까"라며 "폭력경찰과 용역 깡패들에 의해 억울하게 죽어간 용산 철거민들의 분향소를 때려 부수고 영정마저 빼앗아 가는 것은 또 누구를 위한 민주주의입니까"라고 밝혔다.
또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한 달이 지나도록 한마디 사과도, 어떠한 문책 인사도 단행하지 않았습니다"면서 "근원적 처방을 하겠다고 해놓고는 오히려 MB 악법을 강행하기 위해 단독 국회 개원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고 밝혔다.
야 4당과 부산시국회의는 "앞장 서겠다"면서 "국민 여러분이 분연히 떨쳐 일어서서 백천간두에 선 민주주의와 민생을 지켜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이날 시국대회에는 문화공연도 열렸다. 시국대회 뒤 참가자들은 도로 3개 차선을 따라 1.5km 가량 거리 행진했으며, 경찰은 교통지도요원을 도로에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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