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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사진카페 루카
전문사진카페 루카 ⓒ 송유미
 
루카(luca,luminance camera), 빛나는 어둠이라는 뜻, 사진의 본질을 의미
 
대부분 사진 찍기 좋아하고, 남의 사진 구경도 좋아들 한다. 사진은 현대 생활 속에 필수적인 대중 예술이 되었다. 대개 사진을 좋아하는 이유는 흐르는 시간은 무상한데 아름다운 추억을 사진으로 간직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종종 "인생은 허무한데 남는 것은 사진(추억)뿐이다"고, 나이 지긋한 분들이 회억하는 것을 본다.
 
부산은 '사진의 도시'이다. 부산에서도 해운대는 사진 예술가들이 많이 살고, 사진 갤러리가 모여 있었다. 2000년도 무렵에는 세계적인 사진작가 김아타 사진 갤러리, 김홍희 사진 갤러리 등이 달맞이 언덕에 있었다. 2007년에는 부산 최초 사진 전문 미술관이 해운대 구청 앞에 생겼다. 해운대는 사진 갤러리뿐만 아니라, 달맞이 언덕 등 미술 갤러리가 집중되어 있다.
 
이 해운대에 서울에서 폭 넓게 사진활동 하던 사진가 진동선씨가 해운대 초등학교 앞(쌀가게 자리) 포토 북 카페 '루카'를 차렸다는 소식이다. 사실 그 소식 들은 지 6개월쯤 되었다.
 

비오는 날은 카페 루카에 간다
비오는 날은카페 루카에 간다 ⓒ 송유미
 
어두운 동네 골목길이 '루카 사진 북 카페'로 환해져...
 
얼마전까지 살던 해운대 초등학교 동네 골목길은 눈에 환하다. 그래서 이 동네에 사진 카페를 생겼다는 소식에 고개가 약간 갸웃거려졌다. 학생들 등하교 끝나면 사람 구경 하기 힘든 골목길이다. 나는 비가 엄청 내린 지난 주말 클래식 음악을 하는 지인의 부탁으로 '루카'를 방문했다. 손님은 별로 없었다. 사실 이 골목길은 해운대 번화가와 달리 밤이면 혼자 다니기는 약간 망설여질 정도로 어두운 곳이다.
 
'루카'가 생긴 자리는 대형마트가 생겨서 장사가 안돼, 세를 내 놓고 기다린 지 오래인 쌀가게. 이 쌀가게에 비둘기와 고양이들이 기생했던 곳, 초등학교 학생들이 들락이는 문방구가 문을 닫고 나면 불빛이 한산했던 골목길이, 루카의 환한 불빛으로 갑자기 골목길이 환하게 바뀐 것이다.
 
카페 안을  둘러보니 일반 책(소설) 종류도 많지만, 거의 사진 전문 책이다. 대충 눈 짐작으로 1천 5백권 쯤  되어 보인다. "저기요, 이 책들은 대여가 되나요?"하고 묻자, 카페 여주인(진영은 씨)가 빌려갈 수는 없고, 여기서는 마음껏 볼 수 있다고 환한 미소로 대답한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여주인 진영은씨도 사진작가, 그리고 진동선 사진작가의 따님이시다.
  

여기서 책을 마음껏 보는 비오는 하루
여기서책을 마음껏 보는 비오는 하루 ⓒ 송유미
루 카
카 ⓒ 송유미

사진 카페 루카
사진카페 루카 ⓒ 송유미
 
나는 루카 베란다 챙에서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면서 향커피를 마시면서… 아우구스트 잔더, 앙드레 케르테츠,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앤셀 애덤스, 빌 브란트, 제리 율스만, 마이클 케냐, 조엘 메이어로위츠, 베르나르 포콩, 리처드 아베돈, 샌디 스코글런드, 이드위어드 머이브릿지, 아론 시스킨드, 족 스터지스, 호소에 에이코, 메기 데이… 사진작가 이름이 적힌 벽에 붙은 <사진의 작은 역사> 포스터를 읽는데, 빗방울이 톡톡 떨어지는 우산을 접고 들어서는 사람이 있었다. 이 카페 또 한 사람의 주인 진동선 사진작가임을 사진으로 익히 보아서,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진동선 사진작가
진동선사진작가 ⓒ 송유미
 
루카의 사진들이... 초등학생들의 동심에 작은 추억이 되었으면... 
 
"안녕하세요 ? 늦었지만 개업 축하드립니다. 진작 한번 오고 싶었어요. 혹시 이 공간 대여는 안되나요 ?" 나는 구체적인 설명도 없이 대여도 가능하냐고 묻자, 진동선 선생은 소탈하게 웃으시며 어떤 행사인데요, 하고 물으신다.
 
"저 이 근처 아파트 사는 음악 동호인이에요. 여기서 음악연주회를 열었으면 해서요? 악기는 클라니넷, 풀룻, 바이올린이에요. 괜찮을까요?"하고 물으니, 진동선 선생은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아, 정말 좋은 일인데요. 아름다운 해운대 밤하늘에 음표들을 수 놓을 수 있을 기회인데요. 정말 좋습니다"하고 흔쾌히 말씀하셔서, 사진 카페 대여료를 물으니 무료라고 한다. "예? 무료요? 정말 감사합니다. 대신 청소는 행사 뒤에 깨끗하게 해드리겠습니다..."하고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나니, 모두들 서울 서울 하는데 부산으로 거처를 옮긴 데 대한 약간의 호기심이 발동한다.
 
"저 선생님, 부산에 내려온 특별한 사연이 있을까요?"
 
"서울은 오래 활동했고, 이젠 번잡한 곳을 떠나 조용하게 책도 읽고 글도 쓰고 작업도 하고 싶어서요. 사실 금년이 사진의 탄생 170주년입니다. 1839년 공식적으로 사진이 발명된 이래 10년 주기로 세계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사진의 탄생의 의미를 기념해오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디지털 사진의 상용화가 이루어진 20년째 되는 해로서 전 세계적으로 아날로그 사진과 디지털 사진의 그동안의 차이, 접점, 정체성, 혹은 디지털 환경하에서 전개되는 현대미술로서의 사진의 의미를 새기는 전시 및 세미나들이 준비되고 있지요. 사진북카페 루카에서는 같은 의미에서 사진의 역사 170년을 회고하고자 세기 초 발터 벤야민의 명명했던 <사진의 작은 역사>를 제목으로 전시를 열었습니다. 초대작가로서는 인류 최초로 움직임을 포착한 이드위어드 머이브릿지의 "움직이는 사람" 사진에서부터 20세기 예술사진의 불후의 금자탑을 세운 아우구스트 잔더의 <일용잡부>, <젊은 병사>를 비롯하여 앙드레 케르테츠의 <몬드리안의 화실>, 앤셀 애덤스의 <요세미티 국립공원>,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조지 6세의 대관식>, 리처드 아베돈의 <미국의 서부> 등 전설의 사진가 16명의 사진, 총 20점의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앞으로 이런 기획전을 많이 열 계획입니다. 그리고 작지만 부산 문화의 별자리의 역할을 하고 싶고요. 이 앞을 지나다니는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좋은 사진의 영향, 그리고 추억을 주고 싶기도 하구요. 앞으로 부산에서 내가 할 일이 많을 듯하지만, 아직 내려온 지 1년밖에 되지 않아서, 조금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사진 북 카페
사진북 카페 ⓒ 송유미
 
둘째 누님이 새벽같이 전화를 한다. "해운대 바다 아름답지야! 담주에 부산갈란다! 날씨가좋을랑가 모르겄다!" 들뜬 전라도 사투리에 오랜만에 고향집을 떠 올린다.
"누님 그 바다가 그 바다예요…녹동 바다나, 해운대 바다나 그 바다가 그 바다요…." 짐짓 그 바다가 그 바다라고 기대감을 누른다. 누님이 대번에 부정한다. "안그라제…바다는 해운대 바다제…도착하면 전화할랑께 그리 알거라이…."
고향 바다도 아름다운 바다다. 쪽빛 바다를 60년 평생 보았던 누님에게 바다란 오직 해운대 바다밖에 없다. 꿈 많던 처녀시절 한 번 심어진 해운대는 꼭 한 번 보고 싶은 동경의 바다다. 고향에서 부산까지 4시간 거리. 저리 느리게 흘러가는 해운대 바다처럼 꿈 많던 처녀에게는 여전히 아득한 시간의 거리 속에 있나 보다. - <사진일기> 중 '진동선'
 

비오는 날은 카페 루카에서 수다 떤다 ?
비오는 날은카페 루카에서 수다 떤다 ? ⓒ 송유미

 

사진 북 카페 루카
사진 북카페 루카 ⓒ 송유미

 

보다 깊이 있는 사진공부를 위한 이론 강좌 필요하다

 

최근 부산에는 사진전문 문화공간이 대중에게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디지털 카메라 보급 확산의 영향이 크다 하겠다. 루카 사진 카페에서는 지난 5월에는 상명대 사진학과 최병관 교수의 깊은 사색을 동반하는 사진전이 열리기도 했다. 루카 사진 북카페는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특별히 유용한 공간. 위치는 해운대구 중1동 1376-13번지, 해운대구청 입구 건너편 골목 해운대 초등학교 앞이다. 부산 해운대 고운 사진미술관과의 거리가  가깝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월요일은 쉰다.

 

사진카페 루카
사진카페루카 ⓒ 송유미

 

진동선 사진작가는 지난해 12월 사진북카페 '루카'를 열었다. 루카는 차를 마시며 작품을 감상하고 사진전문 서적들을 마음껏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오픈 한 지 1년도 안되었는데, 사진 애호가뿐 아니라 사진을 깊이 있게 공부하려는 전공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일부 구하기 힘든 사진 전문서적은 정회원에게만 대여하고 있다.

 

진동선 사진 작가는 끝으로 "부산은 사진 판매장이나 동호회, 실기강좌 형태는 많지만 서울에 비해 사진을 좀더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는 이론강좌는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다. 여기서 만나는 사람 또는 책을 통해 사진과 연관된 모든 정보를 양껏 얻어갈 수 있으면 한다"고 얘기한다. 사진 기획전도 정기적으로 개최하지만, 부산 시민들이 원하는 예술 동호인 모임 등 대관을 사진 기획전과 겹치지 않는다면, 무료로 대여 하겠다고 전한다.

 

부산해운대 사진 미술관에 왔다가 해운대 성당 옆 루카 사진 카페에 들리다
부산해운대 사진 미술관에 왔다가해운대 성당 옆 루카 사진 카페에 들리다 ⓒ 송유미

 

덧붙이는 글 | 진동선 사진작가는, 1958년 전남 고흥 출생. 위스콘신대학 예술학과 졸업. 뉴욕주립대학 예술대학원에서 사진비평, 홍익대 미술대학원에서 미술비평 전공. 2000광주비엔날레 전시팀장, 2008대구사진비엔날레 큐레이터 역임. 현재 사진평론가 및 현대사진연구소장으로 활동하면서 해운대에서 사진북카페 루카를 운영하고 있다. 루카(051-744-3570)


#루카#사진카페#진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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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곧 인간이다고 한다. 지식은 곧 마음이라고 한다. 인간의 모두는 이러한 마음에 따라 그 지성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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