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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입시에서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말이 많다. 각 지역교육청에선 입학사정관 전형 방법에 대한 안내책자를 일선 학교에 보내고 연수도 한다. 그렇지만 입학사정관제가 정확히 어떤 것인지 모른다.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도 잘 모른다. 학생들은 더더욱 모른다. 어떤 아이들은 입학사정관이란 말을 처음 듣는다는 아이들도 있다.

그러나 2010학년도 신입생 선발에서 54개 대학에서 입학사정관 전형을 통해 학생들을 선발할 예정이라 한다. 2011학년도 입시에선 100여 개 대학에서 사정관을 이용해 학생을 선발한다고 하고 학생 수도 늘린다고 한다. 문제는 입학사정관이라는 새로운 제도에 대해 교사는 물론 학생, 학부모 등 관련자들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이해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언론을 통해 여러 이야기가 나오긴 하지만 막연하게 그런 게 있구나 하는 정도이다. 그런 점에서 <이제는 입학사정관제다>(고한석·진명선)는 하나의 길라잡이를 할 수 있는 책이다.

입학사정관, 성적 외에 다른 것도 본다지만...

 <이제는 입학사정관제다>
 <이제는 입학사정관제다>
ⓒ 한겨레에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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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각 대학에선 수능과 내신을 일정한 비율로 반영하여 점수화한 후 성적순에 의하여 신입생을 선발했다. 그런데 입학사정관제는 성적 외에 학생의 잠재력이나 리더십, 사회봉사 등 여러 요소를 반영하여 학생을 선발한다고 한다. 그러나 일부 대학을 제외하곤 말만 입학사정관이지 수시 입학의 변형에 불과한 대학도 많다.

본래 입학사정관제에 의한 신입생 선발엔 서류와 면접 또는 서류와 면접, 내신 성적을 토대로 하는 건데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두어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난 선발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지원부터 받고 보자는 심리에 아무런 준비 없이 했고 이러다보니 기존의 성적순에 의한 학생선발인데도 입학사정관제라는 말을 붙인 것이다. 이러다 보니 학생이나 학부모, 일선 학교의 교사들은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지 못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준비를 못하고 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 말쯤엔 상당수 대학이 100% 입학사정관제로 학생을 뽑게 될 것이라는 발언을 한 뒤론 그 불안감은 가중된 상태이다. 여기에 강남의 학원가에선 컨설팅 10회에 350만 원을 받는 입학사서정관 전형 대비 '특화상품'이 출시되었고, 학생 1인당 1년에 700만 원을 받고 이른바 '스펙'을 만들어 준다는 컨설팅 상품도 벌써 성업 중이라 한다. 벌써부터 입학사정관제의 부작용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답은 어떨까? 대부분 전문가들은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고, 별 효력도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그건 바로 불안감 때문이다. 정보의 부족 때문이다. 그리고 입학사정관에 대한 신뢰 부족도 그 한 원인이 될 것이다. 따라서 입학사정관제가 정착하려면 공정성과 객관성을 줄 수 있는 일정한 기준이 속히 마련되어야 한다. 헌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그런 측면에서 <이제는 입학사정관제다>라는 책은 정보 부족의 갈증을 어느 정도 해소시켜주고 있다.

이 책은 2부로 나눠졌다. 1부에선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대입에 성공한 학생들과 현직 입학사정관들을 인터뷰한 내용으로 되어있다. 저자는 이들의 인터뷰를 통해 이들이 생각하는 입학사정관 전형이란 어떤 것이며, 학생들을 뽑을 때 주로 어떤 요소를 중점적으로 살펴보며, 어떻게 대비하면 좋은가에 대해 정리해 놓았다.

또한 동아리 활동형, 진로 추구 및 역경 극복형, 사회봉사형 등이라는 형태의 입학사정관전형을 통해 합격한 학생들의 이야기를 통해 입학사정관제로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선 어떤 자세로 준비를 해야 하고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를 조금은 알게 하고 있다.

2부는 좀 더 구체적인 요소를 담고 있다. 입학사정관 전형의 일반적인 선발 기준을 설명하며 어떤 학생을 뽑고자 하는지를 알려준다. 또 당장 수시 원서를 쓰면서부터 벽에 부딪치고 난감해하는 자기소개서 작성하기나 학업계획서 쓰기, 추천서 쓰는 방법과 중점 요소, 면접의 중요성과 준비하기 등에 대해 구체적 예를 통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는 지금 당장 수시 원서를 쓰고 대학에 들어가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된다. 또한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사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입학사정관제, 교사의 역할 중요

입학사정관제는 새로운 대입전형인 것만은 분명하다. 솔직히 이 제도가 제대로만 정착된다면 긍정적 측면은 많다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말만 입학사정관제를 들먹이면서 실제론 성적순으로 뽑는 대학이 있는 한 이 제도는 사상누각과 같아 부작용만 남기고 사라질지도 모른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은 입학사정관제가 성공하기 위해선 많은 준비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거기에 대학, 교사, 학부모, 학생 등 각 교육 주체들이 자기 할 일을 제대로 하면 된다고 말한다. 일부는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경희대에서 현재 입학사정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임진택씨의 말을 빌어보자.

"입학사정관제는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하기 위해 도입된 정책입니다. 그래서 우리 사정관도 이 제도가 학생과 학부모를 사교육으로 가지 않도록 하자는 데 근본적으로 합의하고 있습니다. 사교육으로 가지 않는 방법은 교사의 권한을 강화하는 일밖에 없습니다. 교사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저희는 두 가지를 중요하게 평가합니다. 교사 추천서와 학생부의 비교과영역입니다."

임 사정관은  비교과 영역 가운데 과목별 특기 사항에 각 학생들의 수업 태도나 자세 능력 등을 평가해주면 대학에서 그것을 그대로 반영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장 교사들에게 이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한 사람이 몇 백 명의 학생들의 특기란에 하나하나 기록을 하려면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설사 그 내용을 적는다 해도 학교별 우선 순위를 두는 대학에서 그것을 정말 제대로 반영해줄지도 의문인 게 일선 교사들의 일반적인 생각이다.

그러나 한 가지, 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게 된 것은 각 대학 입학사정관들의 객관적 자세와 능력 그리고 안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 교사들의 노력과 학생들의 자기 계발 욕구와 어떤 분야에서의 실력을 쌓는 일 또한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실력이란 것도 지속성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결코 학교의 성적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어떤 제도이건 각 대학에선 우수한 학생들을 뽑으려 하기 때문이다.

이제 며칠 있으면 각 대학에선 수시모집에 들어간다. 여기에 입학사정관제를 통한 신입생 선발도 있다.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여러 가지 자료를 준비해야 한다. 그 중의 하나가 자기소개서나 추천서이다. 별다른 정보가 없는 현실에서 이 책은 이런저런 것을 준비하는데 하나의 길라잡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덧붙이는 글 | <이제는 입학사정관제이다> /고한석 . 진명선 지음 / 13,000원



이제는 입학사정관제다 - 입학사정관 전형, 뽑는 사람과 뽑힌 사람의 생생한 이야기, 입학 사정관 전형 준비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 가이드

고한석 외 지음, 한겨레에듀(2009)


#입학사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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