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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여름,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가는 시점에서, 부연심(19) 선수가 뛰고 있는 경주여자고등학교를 또다시 찾았다. 지난 여름, "제6회 태백산기 전국핸드볼대회"에서의 창단 후 처음 맞이하는 우승에 조심스레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 필자에게 먼저 다가온 그녀였다. 운동을 하다가 환한 웃음을 짓는 그녀와의 만남이 시작되었다.

2009년 태백산기 결승, 경기내용

지난 8월 13일, 태백고원체육관에서 펼쳐진 의정부여자고등학교(이하 의여고)와 경주여자고등학교(이하 경주여고)의 결승경기. 전반전 초반에 경주여고가 2~4점 사이를 리드하다가 15 : 11로 역전해 마무리를 지었지만, 후반 15분경, 손미정 선수의 역전골과 로 후반전에 26 : 26 동점으로 마무리 되었다. 2차 연장까지 서로 34점 동점을 기록, 승부던지기를 던지게 된다. 의여고의 김보영 선수와 정미영 선수의 연속득점과, 경주여고의 첫번째 슛이 실패한 뒤에 의여고 정미영 선수 득점, 경주여고 부연심선수 득점, 의여고에서 연달아 세 골이 실패하고, 경주여고의 손영은 선수와 손미정 선수의 연속득점으로 승부던지기 3:2를 기록하게 된다. 2시간여의 경기 끝에 역전승을 안게 된 경주여고는 "창단이래 첫승"의 기쁨을 누렸고, 최우수선수상(부연심선수)과 지도상(차시훈감독)도 동시에 안겨주었다.

부연심 선수와의 인연

부연심 선수에 대한 관심은 3년전 처음 강당을 찾았을 당시 김현옥 코치와의 만남에서 시작됐다. 당시 코치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저 친구, 뭔가 한 건 크게 할 것 같다. 슛 던지는게 예사롭지 않네." 코치님은 학생에 대한 믿음이 있었던지 아무 말 없이 학생에게 보내는 눈빛이 달랐다. 필자가 핸드볼이란 운동에 대해 알아가고 실업대회와 세미프로대회들을 접하게 되면서 처음 접한 중고등학교 대회에서 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다지만, 이 날 만난 그녀의 귀여운 눈웃음에서 예사롭지 않은 무언가를 느꼈다.

마냥 귀엽기만 한 소녀, 핸드볼과 함께 하는 인생을 택했다

 부연심선수와 부연란선수.
 부연심선수와 부연란선수.
ⓒ 이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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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연심 선수와 인연을 맺은 곳은 경주여자고등학교를 방문했었던 2006년. 아테네올림픽과 "우생순"이란 영화가 개봉했었음에도 핸드볼이란 종목이 아직은 생소한 시절이기에 그 당시의 필자는, 소녀가 졸업 후에 대해서도 정해놓은 게 없는 평범한 생활을 할 것이라는 예상을 했었다. 하지만, 며칠 전에 받은 "삼촌, 저 실업팀 갈꺼예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받고는, '힘들텐데...'라는 생각을 먼저 했다.

저녁약속을 앞둔 시간, 동생과 함께 해도 되겠느냐는 문자를 받았다. 그러자고 했다. 음식점에서 만난 부연심 선수와 부연란 선수는, 핸드볼 자매들이다. 저녁과 쥬스를 함께 했던 2시간도 안되는 시간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무엇을 하든, 자기가 노력한 만큼 대가가 오는 것 같다. 대학진학을 해서 코치나 교수를 꿈꿀 수도 있지만, 모든 것이 너무 힘들고 지쳐서 전부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선명해지는 지난 기억과 추억은 현재의 시간을 더 소중히 깨닫게 만든다. 그래서 지난 시간만큼 소중한 것은 지금 이 순간인 것이다. 문득, 5년이나 10년쯤 뒤에, 나와 두 친구는 서로의 자리에서 하나씩 꿈을 이루어가는 모습으로 다시 만나 '그때 우리는 이랬었지'라고 추억하며, 멋진 아가씨로, 멋진 삼촌으로 다시 만나고 싶다.

덧붙이는 글 | 오마이뉴스블로그에 먼저 올렸습니다.



#핸드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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