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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목달동에 위치한 산서초등학교 전교생은 52명이다. 29일 오전, 이 학교 어학관에서는 전교생 52명을 대상으로 특별한 연수가 있었다.

'유등천 수달 생태계 및 서식지 보호 방법 연수'가 그것.

이날 연수에 초빙된 일일교사는 자연과 천연기념물 보호에 열정을 보이고 있는 황의삼(안영동. 56세. 자영업. 천연기념물 보호 감시원)씨.

산서초교 전교생 52명이 '유등천 수달 생태계 및 서식지 보호 방법' 연수를 받고 있다.
▲ 연수중인 전교생 산서초교 전교생 52명이 '유등천 수달 생태계 및 서식지 보호 방법' 연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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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경부터 시작된 연수는 수달의 서식지, 습성, 먹이, 생김새, V.T.R 상영, 동물들의 배설물 체험 등으로 1시간 40분가량 진행됐다. 학생들은 보지도 들어보지도 못했을 법한 수달에 대해 공부한다는 그 자체로만으로 기대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뿌리공원 수달아저씨'로 통하는 황의삼씨가 단상에 올라 수달 생태계와 보호 방법 등을 설명하고 또 준비한 교육 자료와 V.T.R 상영을 통해 학생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 줬다. 학생들은 V.T.R에 수달이 등장할 때마다 탄성을 질렀다.

한 학생이 '유등천 수달 생태계' 연수에 몰두하고 있다.
▲ 한 학생의 집중 한 학생이 '유등천 수달 생태계' 연수에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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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렬 교장은 "우리 학교는 주변에 산, 들, 논이 보이는 도심 속의 전원 학교로 유등천을 탐방하고 뿌리공원에 서식하는 수달을 공부하자며 아이들에게 접근했다"고 했다. 또 "섬진강에 서식하는 수달을 탐방하기도 했다"고 말하고 이를 계기로 지난 5월에는 한 방송국 프로그램에 소개되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연수가 진행되는 동안 아이들은 생소한 말이나 궁금증에는 여과 없이 질문을 던졌고 진지하며 때로는 웃기도 또 침울한 표정을 지어보이기도 했다. 또 생소한 동물의 등장에 숨죽이며 일거수일투족을 눈여겨 지켜봤다.

"우리나라에는 몇 종의 천연기념물이 살아요?"라는 한 남학생의 질문을 받은 황의삼씨는 "우리나라에는 170여 종의 천연기념물이 지정돼 있다"고 말하고 "천연기념물은 동·식물 뿐 아니라 자연, 문화, 지리 등 희귀하거나 특이한 현상, 구역 등 여러 가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동영상에 수달이 등장하자 아이들이 눈을 뗄 줄 모르고 있다.
▲ 수달 영상 등장 동영상에 수달이 등장하자 아이들이 눈을 뗄 줄 모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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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교 이혜진(6학년)양은 "귀여워요"라며 말문을 연 뒤 "평소에는 보지 못했고 사진으로만 봤다"면서 "재밌었고요. (우리 마을에 수달이 오랫동안 살 수 있도록) 수달을 잘 보호해야겠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또 2학년인 이세용군은 '유등천 수달 생태계 및 서식지 보호 방법 연수'를 마친 소감을 묻자 "직접 보지는 않고 사진으로만 봤는데, 신기하고 재밌어요"라고 말하고 "하천 청소도 하고 쓰레기도 줍겠다"며 "(멸종위기에 처한) 수달 보호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이 학생은 수달의 생존을 위협하는 오염된 하천, 쓰레기, 폐수 등이 영상자료로 방영되자 고사리 같은 손에 힘을 주며 불끈 쥐어 보이기도 했다.

아이들이 동물 배설물을 만지고 냄새 맡는 등 체험하고 있다.
▲ 동물 배설물 체험 아이들이 동물 배설물을 만지고 냄새 맡는 등 체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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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2학년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이군의 행동은 진지했다. 한 교사는 "세용이가 커서 훌륭한 동물학자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동물의 배설물 체험에서는 수달의 배설물 냄새를 맡아 보라는 황의삼씨의 권유에 학생들은 기겁하면서도 자리를 떠나지는 않았다. 어떤 학생은 코를 막고 피했으나 제자리로 돌아와 색다른 경험에 적응을 한 듯 배설물 냄새를 맡아보기도 했다.

황의삼씨는 "(아이들의) 티 없이 맑은 모습과 환호하는 모습을 보고 더욱 연구하고 노력하여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을 보여주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또 "자연과 환경에 대해 교육 하면 아이들이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집중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고 보람을 느낀다"며 "이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부모가 자식한테 교육하는 마음으로 자연 그대로를 또 자연에 열정을 쏟을 수 있도록 알려주고 싶고 도와주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배설물 체험시간에서 저학년은 배설물을 이른바 '똥'이라며 기피하는 행동을 보였고, 고학년은 배설물을 직접 만져보고 냄새를 맡아 보는 등 동물 생태계에 관심을 보였다.

탁자 위에 각종 동물의 배설물과 수달이 잡아 먹고 남긴 꿩 다리가 올려있다.
▲ 동물 배설물과 사체 탁자 위에 각종 동물의 배설물과 수달이 잡아 먹고 남긴 꿩 다리가 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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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수달이 잡아먹고 남긴 꿩의 사체 일부인 다리와 다른 동물의 뼈를 만지고 보며 신기해했다.

아래는 이 연수를 기획한 백금성 교무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수달 교육을 기획하게 된 특별한 동기라도 있나?
"'수달과 함께 하는 산서어린이'를 주제로 자연환경에 적응하도록 특색을 살린 교육을 하고 있고 또 유등천에 서식하는 수달에 관심을 가지면서 생태보존의 중요성을 교육하고 나아가서는 유등천을 살리고 싶다. 또 교사들 중심으로 유등천에 나가 자연을 살리자는 캠페인도 하고 있다."

- 아이들의 반응은 어땠나?
"아이들 반응이 좋다. 6학년 2명이 오늘밤 당장 수달을 보기 위해 가겠다는 것을 말렸다. 저학년을 대상으로 일기쓰기와 글짓기 등의 후속 행사를 통해 아이들에게 자연을 교육하겠다. 아이들이 열광적이다."

- 학교 이미지를 자연 친화학교로 각인시킬 생각은?
"아이들과 함께 텃밭을 가꾸며 열매도 따 먹고 배추도 심고 그 배추로 김치도 담궜다. 계속해서 유등천이나 자연 생태계를 몸소 체험하는 '자연환경체험학교'로 뻗어 나갈 것이다."

먹이를 먹기 위해 그물망으로 접근한 수달 한 쌍 중 한 마리가 주위를 경계하고 있다. (오른쪽 아래 모서리 부분)
▲ 모습 드러낸 수달 먹이를 먹기 위해 그물망으로 접근한 수달 한 쌍 중 한 마리가 주위를 경계하고 있다. (오른쪽 아래 모서리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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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수달, #유등천수달, #뿌리공원수달, #산서초등학교, #수달생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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