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대강 종합정비 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환경분야 수질부문 용역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4대강에 보를 설치하면 수질이 더 악화된다"는 예측결과를 내놓은 교수를 용역연구에서 배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재선 의원(대전 서구을, 선진당)은 6일 국토해양부 국정감사에서 "서동일 충남대 교수가 용역연구에 참가해 '4대강에 보를 설치하면 수질이 더 악화된다'는 예측결과를 내놓아 중간 연구과정에서 배제되는 일이 있었다"며 "결국 서 교수 연구내용은 환경부 안으로 대체되고 보고서 표지에만 서 교수 이름만 집어넣는 '연구물 조작사건'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는 정부가 4대강 사업의 환경평가 초안 과정에서조차 입맛대로 조작을 한 황당한 사기사건"이라고 비판했다.
서동일 교수(충남대 환경공학)는 이 의원에게 보낸 서면인터뷰 답변서(9월 30일)에서 "보가 설치되는 경우 수체적(水體積, 물의 전체적인 양)이 증가하고 유속이 대폭 감소하고 체류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4대강 수질개선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서동일 교수 "우리팀의 연구결과는 마스터플랜에 수록 안돼"특히 서 교수는 "나는 신뢰도를 늘리고 작업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자료를 공유하고 검증작업도 함께 하자고 제안했지만 국립환경과학원이 함께 작업하는 것을 거부했고 자료공개도 거부했다"며 "이후 환경부는 수질에 관련된 일체의 내용을 자신들이 제작할 것이며 따라 모델링 결과도 자신들이 제시한 것을 수록할 것을 주장했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내가 알 수 없는 이유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또는 국토부는 이를 수락했다"며 "수많은 시간과 인력이 투입된 우리 팀의 연구결과는 (4대강) 마스터플랜에 수록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또한 서 교수는 "애초의 약속과 달리 제3자(환경부)의 결과가 수질 예측 부문에 수록되고 표지에는 내 이름이 나와 있는 마스터플랜 최종본을 접한 바 있다"며 "내가 수행하지 않은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을 질 용의가 절대로 없기 때문에 환경부가 수행한 결과는 반드시 명시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나는 아직까지도 공식적인 마스터플랜을 수령하지 못했다"며 "전문가의 자존심은 대단히 중요한 것"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서 교수는 "금번 마스터플랜에 당초의 계획에도 없는 환경부 연구결과가 내 연구결과를 대신해 수록된 것은 함께 연구를 수행한 연구자로서, 한 사람의 전문가로서 깊은 자괴를 느끼게 해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