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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일깨운 조열 작가의 '거울의 꿈' 이 작품은 관객들이 보는 방향에 따라 4각 화면 속의 이미지가 모두 달라진다. 작품을 중심으로 좌측이나 우측으로 이동하면 청색 사각형, 지구 모형, 한반도 모형, 푸른 사각형 등 4가지의 이미지가 차례로 나타난다. 이날 4가지 이미지를 담기 위한 관객들의 카메라 셔터소리도 요란했다.
▲ 친환경 일깨운 조열 작가의 '거울의 꿈' 이 작품은 관객들이 보는 방향에 따라 4각 화면 속의 이미지가 모두 달라진다. 작품을 중심으로 좌측이나 우측으로 이동하면 청색 사각형, 지구 모형, 한반도 모형, 푸른 사각형 등 4가지의 이미지가 차례로 나타난다. 이날 4가지 이미지를 담기 위한 관객들의 카메라 셔터소리도 요란했다.
ⓒ 김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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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이 함께 참여함으로써 작품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환경시각디자인유희전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9일 오후 2시 서울시 주최 '서울디자인올림픽 2009'가 잠실종합운동장에서 개막된 가운데 다양한 디자인 이벤트 행사 중 경기관중석을 이용한 환경상징조형물 시각디자인유희 작품인 조열(57) 작가의 '거울의 꿈(Reflecting Illusion)'이 관객들의 반향을 불렀다.

국내 최초로 경기장 관중석을 활용한 그린디자인 상징조형물 전시는 서울시 25개구가 참여해 각각의 친환경 작품을 선보였다. 이중 가장 관객들의 이목이 집중된 곳은 '늘푸른 녹색'을 슬로건으로 성북구가 출품한 조열(한성대학교 미디어디자인콘텐츠학부 시각디자인전공 교수) 작가의 설치작품인 환경시각디자인유희예술 '거울의 꿈'이다.

주경기장 54블럭 성북구 존에 설치돼 있는 작품은 관객이 오브제로 참여해 이동을 함으로써 진가를 발휘한다. 이곳을 지나는 모든 관객들은 '거울의 꿈(Reflecting Illusion)'을 본 후 감탄사를 연방 보냈다.

관람객 작품을 찾는 관람객들을 안내하며, 직접 원리를 설명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조열 작가
▲ 관람객 작품을 찾는 관람객들을 안내하며, 직접 원리를 설명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조열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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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관객들이 보는 방향에 따라 4각 화면 속의 이미지가 모두 달라진다. 작품을 중심으로 좌측이나 우측으로 이동하면 청색 사각형, 지구 모형, 한반도 모형, 푸른 사각형 등 4가지의 이미지가 차례로 나타난다. 이날 4가지 이미지를 담기 위한 관객들의 카메라 셔터소리도 요란했다.

실제 이 모습을 사진에 담기 위해 이곳에 온 오세철 사진작가는 "거울과 재활용을 이용한 환경․에코적 동적이미지가 마음을 사로잡았다"면서 "약간의 빛만 존재하면 다양한 이미지가 창출하는 것을 볼 때, 공공부문 등에서 활용해 에너지 절약에 나섰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오브제는 폐품 재활용품을 사용했다. 이날 대학생으로 보인 한 학생은 신기하다는 듯이 여러 차례 몸을 움직여 이미지 반응을 살폈고, 30대로 보인 한 관람객은 작가에게 작품의 원리를 자세히 묻기도 했다.

이 광경을 목격한 성북구 배창식 도시디자인과 도시경관팀장도 많은 관객들의 호응에 흐뭇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그는 "다른 구에 비해 여건상 많은 예산을 투입하지 못했는데 관객들의 반응이 너무 좋다"면서 "기발한 친자연적인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들에게 호응을 이끌고 있는 것 같다"고 피력했다.

▲ 거울의 꿈 이 작품은 관객들이 보는 방향에 따라 4각 화면 속의 이미지가 모두 달라진다. 작품을 중심으로 좌측이나 우측으로 이동하면 청색 사각형, 지구 모형, 한반도 모형, 푸른 사각형 등 4가지의 이미지가 차례로 나타난다. 작가가 카메라를 들고 움직이면서 촬영했다.
ⓒ 조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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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프로펠러, 캔, 박스, 구에서 수거한 현수막 등 재활용 환경 관련 오브제를 정교하게 배치하고 사각의 화면인 '손거울용 거울 1만 300개'를 반사시켜 이미지가 연출된 구조이다. 이날 조 작가는 작품을 통해 지구환경에 관심을 가지라는 메시지를 시각적 유희를 통해 인상 깊게 전달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거울의 이미지(정사각형 화면)를 구성하는 재활용 소재의 반사판은 프로펠러, 캔, 박스 등 재활용 쓰레기를 이용해 제작했고, 특히 프로펠러는 파도의 이미지를 연출하기 위함이었다. 여기에 움직이는 사람(관객) 오브제가 더해짐으로써 움직임의 방향에 따라 청색 사각형, 지구, 한반도, 푸른 사각형 등 4가지 이미지가 나타나게 된다. 작품의 크기는 630cm*630cm의 정사각형으로 1600cm*1600cm크기의 스탠드 위에 설치했다.

한편, 이날 저녁 마감시간 직전까지 작품을 찾는 관람객들을 안내하며, 직접 원리를 설명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조열 작가를 만나 인터뷰를 했다. 그는 이 작품을 출품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6개월 동안 밤잠을 설치며 혼혈을 기울였다고 말문을 열었다.

조열 작가 조 작가는 작품을 통해 지구환경에 관심을 가지라는 메시지를 시각적 유희를 통해 인상 깊게 전달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 조열 작가 조 작가는 작품을 통해 지구환경에 관심을 가지라는 메시지를 시각적 유희를 통해 인상 깊게 전달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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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유학시절부터 거울에 관심이 많았다. 거울은 스스로가 빛나지 않으면서 다른 이미지, 색채 등을 받아 표현하는 특징이 있다. 유학시절인 1983년 거울을 이용해 지금과 유사한 원리로 수개월에 걸쳐 제작한 '마를린 먼로' 작품이 1996년 일본후지 텔레비전 '나루호도 더월드' 프로그램에 소개되기도 했다. 이번에 출품한 거울과 재활용품을 이용한 환경 시각디자인유희작품은 한국에서도 유일할 것이다. 특허출현 중에 있다."

조 작가는 '서울디자인올림픽 2009' 상징조형물 그린디자인 부문에 전시작품을 출품한 배경에 대해 "평소 친자연적이고 환경에 대한 관심 많았기 때문"이라면서 "공공부문에서도 활용가능하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평소 친환경 도시경관 디자인 등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마치 학교가 위치하고 있는 성북구에서 서울디자인올림픽 출품을 제안해 거울과 재활용을 이용한 친환경․에코 시각디자인 유희작품을 만들게 됐다. 특히 구청장과 구청 관계자들의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많아 힘이 되기도 했다. 폐품도 재활용하면 좋은 작품이 된다는 것을 관객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특히 전시회가 끝나더라도 교통전광판, 공공광고, 다리조형물 등 공공부문 디자인에 작품이 수렴돼 활용했으면 한다."

특히 그는 관객이 참여해야만 작품의 진가를 발휘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거울과 재활용품, 수거한 현수막이 작품의 오브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오브제는 관객, 즉 사람이다. 관객이 참여해 움직여야만 이미지 변화를 정확히 읽을 수 있다. 관객이 작품을 바라보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작품의 의미를 디테일하게 알게 된다. 관객이 함께 참여해야 빛을 발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거울과 폐품과 현수막, 그리고 사람이 오브제로 융합돼야 청정한 지구, 청정한 한반도 등의 이미지를 발현시킬 수 있는 환경․에코 시각디자인유희작품의 진가가 나온다는 의미이다. 덧붙여 경기장 관중석에 비치된 오렌지색 의자의 강한 이미지를 희석시켜 친환경적 이미지로 만들기 위해 구청이 수거한 불법 현수막을 이용했다."

이날 해가 저물고 캄캄한 밤이 되자 사각형 거울화면은 도심에 우뚝 서있는 LED광고판이

빛나는 것보다 더 밝은 이미지를 생성했다.

거울의 꿈  움직이는 사람(관객) 오브제가 더해짐으로써 움직임의 방향에 따라 청색 사각형, 지구, 한반도, 푸른 사각형 등 4가지 이미지가 나타나게 된다. 작품의 크기는 630cm*630cm의 정사각형으로 1600cm*1600cm크기의 스탠드 위에 설치했다.
▲ 거울의 꿈 움직이는 사람(관객) 오브제가 더해짐으로써 움직임의 방향에 따라 청색 사각형, 지구, 한반도, 푸른 사각형 등 4가지 이미지가 나타나게 된다. 작품의 크기는 630cm*630cm의 정사각형으로 1600cm*1600cm크기의 스탠드 위에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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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작가는 작품설치의 어려움에 대해 "작품 사이즈가 크고, 관중석 경사진 곳에 작품을 설치하다보니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20도 정도 기울기를 감안해 평면에서 관람하는 것처럼 만드는 것이 힘들었다"토로했다. 그는 평소 그림자, 렌즈 등을 이용한 광학적 디자인에도 많은 정열을 쏟고 있다.

조 작가의 작품은 '서울디자인올림픽 2009' 행사의 주무대인 잠실운동장에 오면 볼 수 있다. 서울디자인올림픽 기간인 지난 9일부터 29일까지 전시된다.

조열 작가는 현재 한성대학교 미디어디자인콘텐츠학부 시각영상디자인전공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기초조형학회 초대회장과 대한민국 옥외광고디자인 대상 심상위원장을 지냈다. 서울정도 600년기념 <새로운 탄생전> 연출을 했고, 아시아 디지털 대상전 산업응용부문 대상과 일본통신산업대신상을 수상했다. 라운드트립머신전(일본), 옵티컬 패턴전(대만) 등 다수 개인전을 열었다.

조열 작가 인터뷰 도중 파안대소를 하고 있는 조 작가.
▲ 조열 작가 인터뷰 도중 파안대소를 하고 있는 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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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조열 작가의  제작 취지와 구조적 특징을 담은 작업노트이다.

첫째, 작품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크게 <지구를 살리자>와 <아름다운 한반도를 만들어 가자>는 것입니다. 구청에서 수거한 폐현수막, 플라스틱용기, 페트병, 캔 등 환경관련 재활용 소재로 가득찬 사각화면이 보는 시점에 따라 깨끗한 지구이미지로 다시 시점을 조금 바꾸면 푸른 한반도로 이미지들이 바뀌어가며 역동적인 애니메이션 효과를 보여줍니다. 또한, 반대방향에서 접근해도 마찬가지 효과를 경험 할 수 있습니다.

둘째,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관객이 스스로 오브제가 되어 참여하는 시각유희디자인 형식의 인터랙티브 작품입니다. 통상 인터랙티브 아트나 디자인은 디지털 미디어아트라고 인식되어 있지만 이 작품은 아날로그 형식의 인터랙티브 아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정되어 있는 만 여개의 거울조각이 관객의 움직임에 의해 비로서 살아 움직이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관객은 자신이 만들어가는 변화무쌍한 작품 앞에서 자신이 직접 보고 싶은 위치를 정하고 감상합니다.

셋째, 이 작품은 그린디자인이며 에코디자인입니다. 작품에 부착된 일만개의 거울은 몇 개의 포인트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작품 앞에 한 개의 캔을 놓으면 일 만개의 거울은 캔의 숫자 역시 일만개로 만들어버립니다. 대단히 경제적이지요? 또한 거울은 이미지를 만드는데 페인트나 염료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필요한 색상을 찾아 비추기만하면 되니까요. 따라서 방향만 바꾸면 얼마든지 새로운 이미지창출이 가능한 친환경, 그린디자인 구조입니다.  

넷째, 이 작품은 새로운 개념의 공공디자인에 활용 가능성이 높은 구조입니다. 고속도로주변의 대형 광고물(빌보드)들과 한강다리마다 설치된 조명들도 아름답지만 수많은 조명을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막대한 전력을 소비해야 합니다. 이작품의 원리를 이용한다면 아주 경제적이면서 독특한 형식의 광고물이나 조명으로 각광 받을 수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아파트 벽면을 활용한 작품 설치, 지자체의 행정구역간에 설치된 각종의 사인은 물론 대형 이벤트, 콘서트의 무대장치로도 활용 할 수 있어서 그 이용가치가 무한하다고 생각됩니다.

다섯째, 새로운 형상표현 방법을 인정받아 특허 출원 중에 있는 새로운 형식의 작품입니다. 움직이지 않는 거울의 반사를 이용하여 애니메이션 형식의 움직이는 이미지를 만드는 아이디어로 특허 출원 중에 있습니다. 거울이 사물을 반사하고 움직이면서 보면 다른 사물을 비추는 것은 평범하지만 반사체를 패턴 화하여 원하는 형상을 동영상의 형식으로 만드는 방법을 착안한 점이 인정되어 특허 출원하였습니다. 콜럼버스의 달걀과 비교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조열#거울의 꿈#성북구 출품#서울디자인올릭픽#환경시각디자인유희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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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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