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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의 뱅크오브아메리카(옛 메릴린치) 투자 수익률이 2009년 9월 현재 -40.17%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상황에도 한국투자공사는 직원들 보너스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투자공사·한국수출입은행 국정감사는 한국투자공사의 부실 투자에 대한 비판으로 가득했다.

 

여야 의원들은 "외환보유고로 투자등급이 낮은 곳에 투자를 해서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직원들 보너스 지급을 준비하는 등 도덕적 해이가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낮은 수익률에 도덕적 해이까지

 

김효석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2006년 11월 이후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으로부터 위탁받은 외환보유고 등의 자산 268억7천만달러(약 31조원)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투자공사의 누적 투자 수익률은 1.6%에 불과했다. 이 중에서도 20억달러 규모의 뱅크오브아메리카 투자 수익률은 -40.17%였다. 지난 2월에는 -80.64%를 기록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흑자를 예상하는 한국투자공사는 직원들 보너스 지급을 준비하고 있다. 큰 투자 손실에도 한국투자공사가 흑자를 올릴 수 있는 이유는 재정부·한국은행의 투자 위탁수수료 465억원과 자본금 1000억원에 대한 연이자 수익 50억원 등의 고정적인 수입 덕분이다.

 

특히, 2008년에는 재정부가 0.15% 내외인 위탁수수료를 0.47%로 크게 올려 지급한 탓에 한국투자공사는 사상 첫 당기순이익을 내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8억6천만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김 의원은 "미국에서 구제 금융을 받은 회사가 일시적인 순이익이 발생하자 연말 보너스 잔치를 벌여,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서 심한 분노를 표출했다"며 "월가를 향한 오바마 대통령의 절규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강성종 민주당 의원은 "한국투자공사의 경영평가 점수가 낙제점"이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지난 3월 경영평가 성적표를 보면, 21개 세부항목 중 반 이상이 C등급이고, 비전과 전략 항목은 D등급"이라며 "비전과 전략이 없는 투자공사를 어떻게 믿을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진영욱 한국투자공사 사장은 "한국투자공사가 신뢰를 많이 잃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조직관리를 잘하겠다"고 답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투자와 관련해서 "주가가 회복 중에 있기 때문에 당분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한국투자공사가 한국투자공사의 국내 투자를 허용하는 관련 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는 점도 의원들의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이는 외환보유고의 해외투자로 국부를 늘린다는 한국투자공사의 설립 목적과 배치되는 것이다.

 

강성종 의원은 "법 개정이 되면 한국투자공사는 외환보유고로 국내 부동산 등에 투자할 수 있다"며 "해외시장을 개척할 생각은 안하고 너무 쉬운 길, 편한 길로만 가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국투자공사#부실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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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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