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영하의 겨울 날씨를 몰고올 겨울비가 아침부터 내립니다.
이 빗속에서 우리집은 올해 김장을 시작했습니다.
날이 더욱 추워지면 밭에 심어둔 배추와 무가 모두 얼어버려 쓸모 없어지기에, 부모님은 때맞춰 김장에 쓸 배추와 무를 다듬어 어제 경운기로 집에 가져다 놓았습니다.
앞서 난데없이 날이 추워져 배추의 겉은 얼어버렸지만, 속은 다행히 얼지않고 꽉 차 있었습니다. 그 순백의 노란 배추 속살은 정말 먹음직스럽습니다. 올겨울 신상 김장배추다웠습니다.
암튼 비가 오기에 옥상에 있던 파라솔도 1층으로 내려와 펼치고, 집안의 고무대야를 총출동시켜 신상 배추를 반으로 쪼개 소금물에 절여냈습니다. 요즘에는 절인 배추를 따로 판다고 하는데, 농사꾼은 수고스럽지만 배추를 손수 절입니다.
그렇게 하루종일 배추를 소금물에 절이고 소금을 쳐 놓은 뒤에는, 소래에서 사온 새우젓갈과 여름 가을 뙤약볕에서 열심히 말려 빻아온 고춧가루, 팍팍 썰어낸 무채를 한데 버무려 속을 만들 것입니다.
그렇게 날이 추워지기 전에 서둘러 우리집은 올해 김장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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