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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29일 오후 대전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29일 오후 대전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명박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를 '대통령과의 대화'였다고 평가하면서 "대통령이 자신은 순수한데, 국민을 불순한 세력의 정략에 휩싸여 오해하는 사람들로 보고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29일 오후 대전 중구 문화동 기독교연합봉사회관에서 열린 국민참여당 대전광역시당 창당대회에 참석, '행정복합도시 무산으로 붕괴되는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주제로 특별 강연을 했다.

유 전 장관은 이 자리에서 "지난 27일에 있었던 이명박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는 국민과의 대화가 아니라 '대통령과의 대화'였다"고 평가하면서 "그런 대화를 왜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것을 통해 이 대통령을 이해하게 됐다"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우선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진심을 알게 됐다"며 "전에는 대통령이 세종시를 수정하려는 게 다른 뜻이 있거나, 정략적 셈이 있다거나, 또는 박근혜 전 대표가 무섭거나 그런 이유가 있어서 그러는 줄 알았는데, 이번 대화를 통해 이 대통령이 진심으로 국가를 위해서 그렇게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그 진심이 자기 주관적이라는 것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대통령이 무슨 생각을 하든지 그것은 자유다, 그렇다고 그 생각대로 밀어붙여서는 안 되는 것"이라며 "생각은 자유로우나 행정은 자유롭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 대통령은 '많이 고민하면서 주변에 물어보니까 세종시에 대해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꼭 수정해야 한다고 말하더라'라고 말했는데, 이 말을 다시 생각해 보면, 세종시를 수정하라고 하면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이고, 원안대로 하라고 하면 나라를 걱정하지 않고 정략적으로 접근하는 사람이라는 말"이라며 "자신과 생각이 같으면 '애국자'이고, 생각이 다르면 순수하지 않고, 정략적인 사람이란 말이냐"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이렇게 편협된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소통이 되지 않는 것이고, 또 그런 대통령이 세종시 문제의 시작과 끝이기에 이 문제가 복잡하면서도 풀기가 어려운 것"이라며 "참으로 절망적"이라고 개탄했다.

유 전 장관은 "심지어 자신과 생각이 다른 국민을 '오해하고 있다', '잘 몰라서 그런다', '정치선동에 휩싸여 착각한다', '순수하지 못하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사람들이다'라는 말로 평가했다"면서 "이런 사람하고 어떻게 대화가 되겠나, 그래서 소통이 안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이 불편하면 행정비효율?... 세종시에 청와대 제2집무실 만들어라"

 29일 오후 대전 중구 문화동 기독교연합봉사회관에서 열린 '국민참여당 대전광역시당 창당대회'에서 유시민 전 장관이 특강을 하고 있다.
29일 오후 대전 중구 문화동 기독교연합봉사회관에서 열린 '국민참여당 대전광역시당 창당대회'에서 유시민 전 장관이 특강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유 전 장관은 또 이 대통령이 밝힌 세종시 수정의 불가피성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기도 했다. 첫째 '행정의 비효율성'에 대해서는 "이는 대통령이 장관을 보기가 어렵다는 논리이다, 부르면 즉각 와야 하는데, 오래 걸리니 불편하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세종시로 행정기관이 옮겨가면 장관과 대통령은 불편해져도 부산, 대구, 광주 등 온 국민은 더 편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국민이 곧 대한민국의 주권자이고 대통령이다, 대통령이 불편해도 국민이 원하면 해야 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국민을 섬겨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혹시 그래도 정 불편하면 세종시에 청와대 제2집무실을 만들어 1주일에 2-3일을 세종시에서 집무를 보면 될 것 아니냐"고 말했다.

두 번째 유령도시가 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행정기능만으로는 자족기능이 부족하다고 주장하는데, 아마도 행정도시건설특별법을 읽어보지 않았는가 보다"면서 "원래 행정중심의 복합도시로 세종시는 설계가 됐기 때문에 산업, 교육, 문화 등 다른 복합기능이 이미 다 계획되어 있어서 그런 주장은 불합리한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유 전 장관은 "경제과학도시로 만들겠다는 것도 행정기능을 빼내고 다른 것을 넣으려다 보니, 타 지역이 들고 일어서는 것 아니냐"면서 "국가균형발전은 헌법에 나와 있는 대통령의 의무인데, 수도권 과밀화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고서 국가균형발전 정책만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 대통령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무시하고 모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박 전 대표라면 그 대화를 보면서 매우 모욕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대통령은 '우리당에는 주류와 비주류가 없다, 나는 대통령으로 이미 당선됐다'고 말하면서 현실을 부정하고 자신과 반대하는 세력을 무시해 버려서야 되겠느냐, 잘 달래고 설득하고 그렇게 해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 국민을 무시하고 모욕하는 관점 가져"

 유시민 전 장관 강연회에 참석한 국민참여당 당원 및 지지자들이 유 전 장관이 연단에 오르자 환호하고 있다. 이날 특강에는 500여명이 참석했다.
유시민 전 장관 강연회에 참석한 국민참여당 당원 및 지지자들이 유 전 장관이 연단에 오르자 환호하고 있다. 이날 특강에는 500여명이 참석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유 전 장관은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을 무시하고 모욕하는 관점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국민 절대다수가 반대하고 있으면, 그것은 국민들이 오해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자신은 표 얻을 일 없으니 국민의 인기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말한다"며 "대통령이 국민 인기에 연연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겠다는 말이냐"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왕조시대도, 독재시대도 아니다, 국민의 원하는 것을 해야 하는 게 민주주의의 대통령이 할 일"이라면서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금까지 국민의 지지를 받는 일을 한 것이 단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 전 장관은 참석자들에게 "대통령이 앞으로 국민을 존중하고 살피도록 하기 위해 야당들의 투쟁을 지지하고 격려해 주고, 2010년 지방선거에서 투표를 잘해야 한다, 또한 반이명박, 반한나라당 세력이 연대와 연합을 해야 한다는 말을 평소에 많이 해서 여론을 형성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유 전 장관의 특강 이후에는 이병완 국민참여당 중앙당 창당준비위원장과 강혜숙 부위원장, 김영대 부위원장, 천호선 서울시당위원장, 조현욱 대전시당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조현욱 대전시당위원장은 2010년 지방선거와 관련 "광역과 기초의회 의원선거에 있어서는 국민참여당 독자적인 후보를 낼 것이고, 구청장과 시장후보에 있어서는 우리와 당이 다르다 할지라도 같은 정책을 가지고 있는 후보를 지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시민#세종시#국민참여당#이명박#국민과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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