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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다, 혹은 기자회원이다. 개인적으로 후자의 이름이 좀 더 전문성을 지닌 호칭인 것 같아 마음에 든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간단한 신상정보 기입 후 로그인만 한다면 이 자격이 주어지니 기자라는 가깝지만 먼 지위를 쉽고 빨리 얻을 수 있다는 데 이만한 경로가 또 있을까 한다.

쉽게 얻은 만큼 그 중에 특별해지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오마이뉴스 기자회원이라고 해도 누구나 오마이뉴스 웹사이트에 정식기사를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상에서 발견한 사건, 사고 혹은 특이한 경험을 기사로 작성하여 송고하였다 하더라도 편집부의 심사를 거쳐 정식 기사로 웹사이트에 올려질 만한 것이라는 판단이 섰을 때야 비로소 오천만 국민에게 그 얼굴을 내민다.

솔직히 오마이뉴스라는 신문사를 알게 된 것은 불과 두 달 전 일이다. 여기서 알았다는 것은 오마이뉴스에 기자회원이라는 시스템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는 정도의 비교적 구체적인 부분까지 접근한 계기를 말한다. 그 전엔 네이버나 야후 같은 유명한 포털 사이트에 올라오는 오마이뉴스 기사를 읽은 게 전부다.

오마이뉴스는 시대의 흐름을 따르고 있다

개인적인 견해로 활자인쇄 신문의 시대는 막을 내리고 있지 않나 싶다. 그런 면에서 인터넷 신문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오마이뉴스의 입지는 밝다고 본다. 뉴스의 생명은 스피드이고 신선함이다. 1분 1초라도 더 빠르고 신선한 정보만이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고 그것이 바로 new(뉴, 새로운)한 것이다.

대한민국에 개인 컴퓨터를 소장하지 않은, 혹은 컴퓨터 사용이 5분 이내 이용 불가한 가정이 없다고 확신할 수 있을 만큼 대한민국은 인터넷 공화국이다. 종이에 인쇄를 찍어낼 때 이미 우리의 뉴스는 인터넷을 통해 수십, 수백만명의 눈을 거치고 그들의 입을 거쳐 온 국민이 알고 있다.

석달 전인가 집 근처 7일 장이 서는 부근에서 조선일보를 판촉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그 옆을 지나갈 때 일부러 걸음을 느리게 걸으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엿들었다. 40대쯤 되어 보이는 남성이 장을 보고 집에 가는 주부에게 조선일보 1년 구독할 경우 얼마 치의 백화점 상품권을 주겠다는 감언이설을 하고 있었다.

언론매체의 판촉 행위는 엄연한 위법행위다. 그럼에도 공공연하게 또 이런 세일즈가 넘쳐나는 것은 보수주의 인기의 쇠퇴 등의 이유를 떠나 활자 매체 수요의 감소가 가장 큰 이유가 아닌가 싶다. 잡지의 경우도 굳이 구입하지 않아도 인터넷으로 얼마든지 똑같이 읽을 수 있는 E-book이 성행하니 말이다.

오마이뉴스는 날카롭고 정확하다

내가 오마이뉴스에 송고한 기사는 이제까지 총 4개이다. 수십, 수백 개 이상의 기사를 써 온 기자회원들에 비하면 그야말로 인큐베이터의 아기같은 수준이다. 우연히 오마이뉴스에 기사공모를 하는 공지를 보고 기사를 내어 정식기사로 채택된 것이 그 시작이었다.

사실 처음 시도해 본 기사 투고가 채택되어 매체에 실렸을 땐 흥분을 가라앉힐 수 없었다. 좀 과장하자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내 말과 글이 상당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고, 내가 그만한 정책 지도자 정도는 되어 보였다.

매 기사를 쓰면서 보람을 느끼던 중, 네번 째 기사를 올린 뒤 몇 시간 후 오마이뉴스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오마이뉴스 편집부에서 내가 송고한 기사에 대한 질문을 하였다. 첨부한 사진의 저작권 문제에서 부터 기사의 사실여부를 판단하는 꽤 구체적인 것들이었다. 내가 작성한 기사의 내용이 고발성이 있다는 것에 대해 사실여부를 명확히 하고자 한 것이다.

인터넷 뉴스이고, 누구나 기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쉽다는 게 아니었다. 그저 불특정 다수에게서 기사를 받고, 그 중 괜찮은 글쟁이의 글을 뽑는 식의 과정이 아니었다. 오히려 인터넷 뉴스가 범할 수 있는 순간 휘발성, 진정성 결여의 문제를 스스로 염려한 깐깐한 체계를 갖추고 있어 보였다.

어려운 오마이뉴스, 보수와 진보가 그 문제인가?

오래 전, 기자회원이 아닌 실제 오마이뉴스에 일하는 기자가 쓴 자신의 연봉 기사를 읽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자들 중에도 개인차가 있겠지만 오마이뉴스 기자의 평균 연봉은 조중동 메이저 일간지에 비하면 턱없이 적다는 것이다. 정확한 숫자로 표기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일반 기업들의 평균 연봉에 비해서도 부족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것이 보수, 진보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메이저 일간지 조중동의 논조가 다분히 보수적이며 정부의 편에 암묵적으로 서 이로써 발생하는 기업들의 광고 수익을 독차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언론매체의 제1 원칙이 객관성, 중립성을 확보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불합리한 편애로 언론의 부익부, 빈익부를 초래하여 할 말 못하는 언론을 양성을 계속 양성할 수 있으니 그것이 문제이다. '모든 시민이 기자이다'라는 뜨겁고 멋진 문구가 행여나 오마이뉴스의 안쓰러운 재정 문제와 엮여 '모든 시민까지 기자가 되어야 한다'로 퇴색되는 일이 없어야 할 텐데 말이다.

오마이뉴스여, 그대 진실로 통하는 통로가 되어라

나는 보수와 진보를 모른다. 내가 아는 보수와 진보는 그 단어에서 오는 껍질의 사전적 정보가 사실 전부다. 하지만, 설사 내가 그 구체적인 역사적 의의와 생리를 파악하고 있더라도 나는 그냥 보수와 진보 따위는 모르련다.

신문은 무엇인가? 언론은 무엇인가? 사실은 있지만 진실은 없다고 했다. 신문사가 그들만의 특정 논조를 갖는 것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신들의 색깔이 지나치게 칠해진 기사는 절대로 좋지 않다. 독자 또한 그것을 판가름할 하지 못할 만큼 어눌하지도 않을 뿐더러 말이다. 우리는 그야말로 보수가 되기도 하고, 진보가 되기도 한 매 상황의 '진실 추적기'만을 원할 뿐이다.

오마이뉴스는 대한민국 신문사 중 가장 많은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모든 국민을 기자로 두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큰 대기업 중에서도 이만큼 어려운 기업도 없을 것이다.

오늘도 수없이 많은 기사들이 오마이뉴스 편집부로 전송되고, 그 중 얼마는 우리의 눈과 귀를 따끈따끈하게 열리게 할 것이다. 실제로 모든 사람들이 그들의 생각을 다듬어진 기사로 만들어내기는 힘들다. 하지만 진실을 공유할 수 있는, 타 신문사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한 거대한 통로가 언제나 열려 있다는 것은 오마이뉴스만의 자랑이다.

나는 오늘도 기사를 쓴다. 아니, 내 삶과 내가 바라 본 사회의 진실을 주절거린다. 확실한 것은 아직까지 오마이뉴스는 우리 사회 약자들의 처지를 한번 더 돌아보는 서민 신문사라는 것이다. 앞으로 오마이뉴스는 '사회적 약자=정의', '약자의 의견=여론' 이라는 달콤한 공식을 슬로건으로 두지 않고 진심으로 그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신문사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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