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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0년부터 매년 12월이 되면 가벼운 흥분을 다시 한번 느끼는 사건이 있습니다. 바로 지난 2000년 고 김대중 대통령이 수상했던 한국인 최초의 노벨상 수상의 그 감격입니다. 올해도 12월입니다. 벌써 아홉번째입니다.

 

그 감격을 다시 한번 느껴 보고자 아니 제2의 한국인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기를 바라는 작은 행사가 지난 5일 서울 대학로에서 있었습니다. 2000년 DJ의 노벨상 수상은 그만의 기쁨이 아니었고 온 국민의 기쁨이었기에 그 기쁨을 다시 한번 가져보자는 의미였습니다.

 

지난 5일 유난히 매서운 칼바람 속에서 작은 행사장이 마련되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님 노벨평화상 수상 9주년 기념 시민 사인회'였습니다. 행사는 고 김대중 대통령 팬클럽인 'DJ코리아'와 'DJ이즘'에서 공동으로 마련한 행사였습니다. 대통령님이 서거하시고 처음 맞는 행사인지라 이날 행사를 준비하는 회원들의 마음은 꽤나 긴장되어 있는 듯했습니다.

 

행여나 사람들의 반응이 신통치 않으면 어떻게 하느냐는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렇게 행사를 마치고는 시민들의 사인판을 들고 동교동 사저를 방문하여 새배를 드리고 대통령님 내외분께 사인판을 전달해 드리기도 했었습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된 행사 날씨는 좋지 못했습니다. 진눈깨비에 모질게 부는 칼바람. 겨울 추위가 제대로 찾아왔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처럼 궂은 날씨에도 행사를 돕고 있는 회원분들은 아무런 군소리 없이 자신들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며 시민들의 반응을 기다렸습니다.

 

대학로에 마련된 행사장 앞을 지나가는 시민들의 반응은 겨울 날씨와는 전혀 반대였습니다. 당초 우려를 말끔이 씻어내 주기라도 하는 듯 우호적인 따뜻한 눈빛으로 먼저 다가와서 준비되어 있는 6m 광목에 자신들의 생각을 거침없이 적어 넣어 줬기 때문입니다.

 

광목에 적어 넣는 사연은 참으로 다양했습니다. 몇 가지만 옮겨 보겠습니다. '대한민국엔 노벨상 1001개가 필요해', '우리 아들 노벨상 감이다', '한류의 원조 김대중' 등등. 수많은 격려글중 특별히 한 분의 욕설이 들어간 격려글에 회원들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아들아 뭐하냐! 이놈아 노벨상 타와라"

 

시민들의 우호적인 반응에 회원들은 안도의 눈빛을 교환 하면서 차가워진 손을 비비고 시린 발을 동동 굴렀답니다. 이날 2시부터 시작한 행사는 시민들의 의외의 뜨거운 반응에 예정된 5시를 한참 넘기고서야 마무리를 지을 수 있었습니다 .

 

준비한 책자도 동이 나고 광목 6m의 사인판도 시민들의 사인으로 가득 채워졌읍니다. 6m짜리 광목의 빈자리를 찾아 한사람이라도 더 받으려는 이들 회원들의 열정이야 말로 우리사회를 지탱하는 그 정신중 하나가 아닌가 했답니다.

 

 

행사를 공동으로 주최한 'DJ이즘' 운영자 서래인씨는 "폴란드 망명정부의 지폐 같다던 거추장스럽게 크고 단풍 들 줄 모르는 플라타너스 잎들만이 널부러진 2009년 12월의 서울 거리지만 우리 이제는 다시 일어나 대학로에서, 광화문에서, 강남역에서 아니, 서울각지 나아가 전국 각지에서 12월 첫째주면 노벨상의 꽃이 피는 그 꿈 같던 세월을 그려본다"며 소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김대중#노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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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차는 굴러가는게 아니라 뛰어서 갈 수도 있습니다. 물론 화물칸도 없을 수 있습니다. <신문고 뉴스> 편집장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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