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소리와 오마이뉴스 광주전라는 오는 6월2일 있을 광주광역시장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예비 후보자들을 연쇄 인터뷰합니다. 오늘은 세 번째로 전갑길 광산구청장을 만났습니다.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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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갑길 광산구청장이 3년 전 "싸우지 못한 싸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21일 열린 그의 <전갑길이 걸어온 길, 가야할 길 - 함께여는 힘찬 세상> 출판기념회에서 참석한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는 "전 청장에게 늘 마음의 채무가 있다"고 밝혔다.
2006년 5·31 당시 한 전 대표는 전 청장에게 박광태 시장과의 일전을 허락하지 않은 데 대한 미안함을 표시한 것이다. 당시 전 청장은 민주당 광주시장 출마를 선언하고 박광태 시장과의 경선에 나섰다. 유일한 도전자였다. 그러나 민주당은 광주와 모든 단체장 선거 완승하고 당을 재건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었다.
열린우리당과의 대결에서 '압승'을 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모든 구청장 석권과 '분열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이유로 전 청장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광산구청장 후보로 '전략공천'해 버렸다. 전 청장은 이를 거부하며 경선을 강력히 요구했지만 끝내 시장 출마를 포기해야 했다.
전 청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자신의 책에 "싸우지 못한 싸움"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전 청장은 출판기념회를 기점으로 인지도 높이기에 본격 나서고 있다. 그는 후보단일화와 통합론에 대해 "특정인과의 단일화 없이 경선 끝까지 갈 것"이라며 "단일화를 하더라도 나를 중심으로 해야 한다"며 결기를 다졌다.
<시민의소리>는 지난 12월말 전갑길 청장을 만나 그가 구상하는 광주의 발전상 등에 대한 입장을 들었다.
다음의 일문일답이다.
"풀뿌리 지방자치 알아야 광역행정 제대로 할 것"
- 광주시장 도전이 두 번째다. 출마의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
"시의원 3선하면서 시정에 대해 깊이 있게 공부했고 국회에서는 행정자치위원회에 있으면서 '정치인으로서 성장하게 되면 시정을 맡아보고 싶다'는 마음을 먹었다. 중앙과 지방행정의 가교역할을 할 수 있는 국회 행자위 위원으로, 특이하게 구청장을 하면서 기초자치단체의 현실에 대해도 직접 느끼고 혁신을 해 왔다. 지방자치와 행정에 대해서 나만큼 경험한 사람은 드물다.
4년 전에 시장 출마를 하려했는데 당시 민주당 중앙당이 광주에서 지방선거에 승리하지 못하면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었고 광산구 단체장 선거가 가장 어렵다고 해서 구청장 선거로 선회했다. 구청장 4년을 하면서 지자체 행정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게 됐다. 광역단체장은 실정을 잘 모른다. 시와 자치구는 다르다. 광역 행정을 하는 시장이 풀뿌리 행정을 모르면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지금 내 연령이나 다양한 행정 경험 등으로 볼 때 내년이 가장 적기라고 생각한다. 다른 후보들도 훌륭하지만 나만큼 다양한 행정 경험을 하고 중앙정치와 지방행정을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열정적으로 광주를 변화시키고 역동적인 광주를 만들고 싶다."
- 변화와 역동적 광주를 언급했는데 현재 광주를 어떻게 진단하고 있나.
"광주의 현실은 타 후보들이 이야기한 것처럼 우려스러운 점이 많다. 다만 박광태 시장에 대해서는 소비도시 광주를 생산도시 광주로 변화시키려고 노력한 점을 인정한다. 이를 위해 저돌적인 밀어붙이기로 추진하는 것은 때론 장점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이제는 한 단계 성숙한 광주는 달라야한다. 리더십과 카리스마도 부드럽고 존경받는 리더십이어야 한다.
2년 전에 100억 달러 수출을 달성했다고 했는데 올해는 못해서 안타깝다. 절대적으로 평가하면 광주가 그동안 발전한 것도 사실이지만 경제지표들을 다른 광역단체와 비교하면 최하위권이다. 미래지향적인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다양하게 유치해야한다. 백색가전 업체를 넘어서 IT산업, 첨단소재산업, 광산업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 그래서 고용창출을 늘리고 지역에 재투자하게 해야 한다. 고용이 많이 창출되면 소비가 활발해 지고 저축이 늘어나면 은행은 이를 다시 산업자금으로 재투자하는 순환구조가 광주는 안 된다. 이를 가능하게 해야 한다."
- 어떻게 변화시켜 나갈 것인가.
"제일 중요한 것은 광주를 경제가 활성화 되어서 살기 좋은 명품도시로 만들어야한다. 구도심을 재개발하고 소득수준에 맞게 삶의 질을 발전시켜야한다. 복지사회 건설이 필요하다. 한국은 복지국가의 문턱에 들어섰다. 초석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마련했고 노무현 정부 때 어느 정도 꽃을 피웠다. 소득수준에 맞는 수준의 복지를 제공받아야 한다.
광주 자치구의 경우 복지예산이 예산의 절반을 넘고, 어렵고 소외된 계층, 노인·장애인·아동·여성복지도 상당한 축을 형성했는데 지금은 상대적으로 복지예산이 줄어들고 있다. 복지는 생산적 복지를 지향해야 한다. 국가의 지원에는 한계가 있다. 장애인의 경우, 일자리를 만들어줘서 자활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인 가장 큰 복지라고 본다. 장애인과 노인은 일자리 창출에서 소외당하고 있다. 이런 사회적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찾아주고 싶다. 아동복지는 여성의 사회활동과 경제활동과 직결된 문제이기도 하다. 출산장려 정책도 펼쳐야하지만 아동, 육아정책이 뒤따르지 않으면 여성의 경제활동에 제약을 준다. 지식과 여성이 경쟁력이다."
- 박광태 시장에 대해 잠깐 언급을 했는데 경제발전에는 기여했다는 평가도 있다.
"시정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다른 지자체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다. 절대평가를 하자면 상당히 노력했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타 시도와 비교하면 경제지표가 하위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후한 점수를 줄 수 없다."
- 광주에 어떤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먼저 박 시장의 리더십은 광주가 소비도시에서 생산도시로 변화해 가는 과정, 저항의 도시에서 평화와 인권의 도시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강력한 카리스마가 약간 통했다고 본다. 그러나 재선을 하면서 화합과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했는데 지역 갈등과 사업 추진 과정에서 이런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했다. 통합의 리더십이 아쉽다.
다양한 계층, 시민사회의 여론 등을 모두 행정에 담아낼 수는 없겠지만 담아내려고 설득이 필요하고 설득하고 협의가 필요하고 대화를 하는 노력해야 한다. 저는 이런 면에서 통합의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락 생각한다. 내 트레이드마크가 '통합의 리더십'이다.
시의회와 관계를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 언론이 지적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반성할 부분이 있으면 고맙게 받아들여야 한다. 나는 지적하면 고맙게 생각한다. 의회와 시민사회 여론이 지적하는 부분에 대해서 더 연구할 것이 있으면 하고 개선할 것이 있으면 개선해야 한다. 구청에서 보니 구의회에서 질문을 하면 공무원들은 싫어하는데 제가 볼 때는 질문이 문제가 있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나름대로 연구해서 질문하는 것이다. 관행적으로 싫어한다. 그래서는 안 된다."
인지도 높으나 선호도 낮은 사람이 문제
- 중앙정치를 하다 구청장을 했는데.
"구청장으로서 '풀뿌리 행정'을 해보니 새롭게 배울 것이 많았다. 나름대로 혁신하는 행정을 펼치려고 노력했다고 평가한다. 그런데 행정 업무를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재원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이것이 어렵다. 재정분권이 없는 업무 이양은 지자체를 더 힘들게 한다. 재정분권을 제대로 못해서 지역마다 특색이 있는 행정, 자치를 할 수 없다.
국세와 지방세 비율이 7대 3이다. 광역도와 군세의 비율은 5.5대 4.5로 균형이 잡혀있는데 시세와 구세는 9대 1이다. 세외수입이 있기는 하지만 겨우 인건비 충당 밖에 할 수 없다. 광역시장이 이런 사정을 모른다. 시장이 이런 부분을 잘 알아야 지방자치가 뿌리내릴 수 있다. 구청장 하면서 제일 어려운 부분이다. 구청장 하면서 공무원들의 자세가 시대정신에 맞지 않으면 그 지자체는 발전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혁신을 강조하면서 변화를 시도했는데 쉽지 않았다.
구청 공무원에게 질책만 했는데 광산구청 공무원들에게 우수한 점수를 주고 싶다. '설거지론'을 주장했는데 설거지를 하는 사람만이 그릇을 깨트릴 수 있다는 의미다. 혁신운동을 하면서 주창했던 표어다. 혁신을 위해서 새로운 일을 찾아서 해야 한다. 새로운 일을 하다보면 잘못해서 그릇을 깰 수도 있지만 구청장이 모두 책임지고 설거지를 하겠다는 것이다. 지금은 상당한 혁신을 이뤘다고 평가할 수 있다."
- 여론조사 결과, 인지도와 선호도가 상당히 낮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반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겠나.
"지금의 여론조사 결과는 인지도가 선호도와 비슷한 양상이다. 인지도가 시장이나 강운태 의원 등 다른 후보군에 비해 낮다보니 선호도 역시 낮은 것이다. 사실 나에 대한 인지도는 광산구에 집중되어 있어서 인지도를 높이는데 어려움이 없지 않다. 그러나 지지율 반등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낮은 인지도에 비해 선호도는 괜찮다고 본다.
다만 인지도가 높으면서도 선호도가 낮은 사람이 더 문제다. (나는)인지도가 낮은 사람이라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나는 화이트칼라 계층에서는 그 누구에게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아주 뒤쳐지는 것은 가정주부, 저소득층이다. 현직 구청장 입장에서 시정에 대해 비판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 보니 노출 빈도도 낮다. 출판기념회를 계기로 활동 폭을 넓히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다양한 분야에서 행정을 경험했고 젊은 리더십과 추진력, 통합과 혁신의 리더십을 평가받으면 지지율을 상당히 끌어올 수 있다."
- 이용섭 의원과 단일화 이야기가 있다. 이 의원이 시장이 되면 광산을 보궐선거에 전 청장이 나설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인가.
"지역구 물려받기, 보궐선거 나간다는 설 때문에 나는 많은 손해를 보고 있다. 그것은 사실 무근이다."
- 특정할 수는 없지만 개혁세력 통합론 혹은 후보단일화론이 회자되고 있다.
"특정인과의 후보단일화 없이 끝까지 가겠다. 경선은 끝까지 가겠다는 것이다. 지금은 후보군이 많고 실제 몇 명까지 경선에 참여할지는 알 수 없지만 당내 경선을 위해서 3∼4명으로 압축 될 것이다. 그 안에 들어갈 수 있다. 후보가 단일화 되더라도 나를 중심으로 한 단일화가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가는 것이 광주 미래를 위해서 좋다. 후보군 중 국회의원들은 앞으로 도덕적으로 떳떳하려면 의원직을 사퇴하고 경선에 나서야 한다. 그래야 의원으로 자신을 뽑아 준 주민들에게 명분을 세울 수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맹형규 의원은 의원직을 사퇴하고 서울시장 경선에 참여했다. 미지근하게 여론을 볼 것이 아니다."
"후보단일화 없이 경선은 끝까지 갈 것"
- 광주공항과 무안공항 통합문제, 돔 야구장 건립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무안공항 이름을 '광주-무안공항'으로 바꿔야한다. 광주공항의 국내선은 KTX가 개통되는 4년 이후에 자동적으로 폐쇄될 것이다. 30분 간격으로 서울을 오가는 고속철이 운행되고 안정성이 뛰어난 고속철을 이용객이 더 많아질 것이다.
군사공항 이전 문제는 꾸준하게 요구해 왔지만 진척이 없다. 군사공항으로 인해 소음피해를 입고 있는 시민이 30만 명이다. 이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당장에 군사공항 이전 논의해야 한다. 현재 야구장이 너무 노후하고 시설이 낙후됐다. 2만 5000석 규모의 야구장이 필요하다. 위치, 규모, 방식 등에 대해서는 20년∼30년을 내다보고 검토해야 한다. 너무 성급하게 추진해서는 안 된다."
- 당내에서 호남권 단체장 조기 경선이 논의되고 영국식 시민배심제가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 어떻게 생각하나.
"3월 말에 하는 것이 적당하다. 경선 방식은 중앙당에서 결정하겠지만 주민 의사를 무시할 수는 없다. 당원 50%, 주민 50% 비율로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시민배심제와 관련해서는 우리 정치와 선거 문화가 영국 수준이 되느냐가 문제다. 시민배심제를 도입의 순기능도 있지만 역기능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해 깊이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
- 민주당에 대한 평가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닌 것 같다. 오랜 일당의 지방정치 독점 구조가 폐해의 하나로 지적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경쟁구도가 있어야 한다. 행정, 경제, 정치 등에서 선의의 경쟁있어야 하는데 독과점이 생기면 발전을 할 수 없다. 일당, 일인 지배는 경쟁자가 없다보면 나태해 지고 발전할 수 없다. 우리 지방자치도 더 성숙하고 발전해야 하지만 이런 부분에서 성숙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방자치 무용론까지도 나오는데 그 배경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다. 독점이 문제인지 인물의 자질의 문제인지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같다. 시스템이 문제이냐 리더가 문제냐는 어느 것이 우선할 수 없다. 첫째는 고질적인 지역주의로 인한 일당독점으로는 지방자치 발전 못한다. 경쟁체제가 돼야 한다. 때로는 훌륭한 리더십을 가진 리더가 나올 수 있지만 경쟁구조가 없으면 나태해진다. 솔직해 나도 느껴진 적이 있다. 스스로 나태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경쟁구조가 있어야 한다. 특히 의회는 더 그런 것 같다."
-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광주시민은 위대하다. 광주 민주화 운동이 없었다면 한국 민주주의 발전이 어떻게 있었을까 생각해 본다. 언제나 위대한 선택을 해왔다. 이런 위대한 시민들과 함께 전국에서 제일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 자신이 있다. 열정적인 개혁과 혁신을 통해 역동적인 광주를 만들어갈 자신이 있다. 저의 열정과 자신감, 중앙정치와 지방자치를 두루 해본 경험을 광주 시민의 자발적 힘을 모아낸다면 경제 활성화, 질 좋은 교육과 문화,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복지 등을 통해 명품도시 광주를 만들어 갈 것이다. 기회를 준다면 어디에서나 자랑할 수 있는 시장이 되고 싶다."
전갑길 청장 이력 |
전갑길 청장은 1957년 광주 광산에서 태어나 조선대 체육학과를 졸업하고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정치학 석·박사를 취득하고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에 올해 미 컴벌랜드대학교 명예 행정학 박사학위를 수여받았다.
그는 1985년 대학 졸업과 함께 민추협 회기부장을 맡으면서 정치에 입문, 1987년 김대중 총재 비서를 지내다 1991년 광주시의회 초대의원으로 당선 된 후 3선 의원으로 부의장을 지냈다. 2000년 총선에 나서 국회에 입성했지만 2004년 총선 당시 이른바 탄핵역풍으로 낙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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