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정운찬 국무총리가 '세종시 수정안'을 발표하자, 연기군청 앞 단식농성장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는 유한식 연기군수(가운데)를 비롯한 연기군 주민들.
정운찬 국무총리가 '세종시 수정안'을 발표하자, 연기군청 앞 단식농성장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는 유한식 연기군수(가운데)를 비롯한 연기군 주민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정운찬 국무총리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 이후 유한식 연기군수를 비롯한 주민들이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정운찬 국무총리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 이후 유한식 연기군수를 비롯한 주민들이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에라이 나쁜 놈아! 아이구 저놈 저거~"
"사기꾼 대통령! 허수아비 국무총리!"

정운찬 국무총리가 세종시 수정안을 발표하던 그 시각, 연기군청 앞 '원안사수 연기군민 농성장' 안에 모인 주민들의 입에서 욕설 섞인 탄식이 흘러나왔다.

이날 농성장에선 유한식 연기군수를 비롯한 진영은 연기군의장, 황순덕 의원, 그리고 단식농성에 참여하고 있는 10여명의 주민들이 모여 TV를 통해 수정안 발표를 지켜봤다.

수많은 취재진 앞에서 굳은 표정으로 침묵이 흐르던 중, 정 총리가 '충청민들에게 사과를 드린다'고 말하자 "에라이 나쁜놈아! 아이구 저놈~"하는 탄식이 터져나왔다.

또한 모든 발표가 끝나자 일부 주민은 "어우 열불나!", "이런 제길~"하는 욕설이 섞인 탄식을 토해냈고, 황 의원은 "대국민 사기극 하시느라 수고가 많습니다, 총리님!"하며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수정안, 믿을 수도 없고 수용할 수도 없다"

정 총리의 말이 끝나자마자 TV를 꺼버린 유 군수와 주민들은 농성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정말 참담하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유 군수는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여야의 합의와 헌재의 결정, 국민적 동의, 법적절차에 의한 계획으로 추진되어 왔던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원안추진'은 국민의 염원이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정부가 내놓은 '수정안'은 행정도시를 백지화함은 물론, 정부 스스로 국민과의 약속을 파기한 결과물"이라고 비판했다.

유 군수는 이어 "무엇보다 지난 6년 여 동안 추진되어 온 행정도시건설이라는 국책사업을 행정기관 이전의 비효율이나 자족성 부족의 이유를 들어, 보완책을 강구하기는커녕, 전면 백지화하려는 이번 수정안에 우리는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이번 수정안을 믿을 수도 없고 수용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유 군수는 또 "특히, 수정안에 담긴 내용은 이미 원안에 다 들어가 있는 것이고, 과학비즈니스벨트도 대통령이 이곳에 하겠다고 공약한 것들"이라면서 "이렇게 정부가 한 얘기를 스스로 뒤엎는데, 과연 어느 국민이 지금의 정부를, 또 정부가 내놓은 '안'을 믿겠느냐"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유 군수는 "이 정부는 국민과의 신뢰도 없고, 국정운영의 '철학'도 없이 그저 자신들의 생각에 '잘 못 된 것 같다'는 판단으로 세종시 수정을 일방적으로 밀어 붙이고 있다"며 "저와 8만여 연기군민들은 '세종시 수정안'이라고 포장한 '행정도시 백지화안'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원안건설이라는 약속이행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충남도당 "사기꾼 대통령! 허수아비 국무총리!"

 민주당충남도당 양승조 위원장과 당원들이 연기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종시 수정안 거부를 천명하고 있다.
민주당충남도당 양승조 위원장과 당원들이 연기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종시 수정안 거부를 천명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유 군수에 이어 이번에는 민주당충남도당이 같은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양승조 도당위원장과 박수현 연기·공주 지역위원장을 비롯한 10여명의 당원들은 긴급 성명을 통해 "사기꾼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군대를 동원해서라도 막겠다던 이명박 대통령은 대선후보시절에는 '이명박표 명품도시'를 만들겠다고 선언하면서 행정도시의 차질 없는 원안 추진을 20번이나 약속했었다"며 "그런 대통령이 하루아침에 약속을 뒤집어엎고, 정운찬 허수아비 총리를 내세워 마침내 '대국민 사기극'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따라서 이명박 대통령은 세 치 혀놀림으로 국민을 속이고 우리 충청인을 속여서 정권을 강탈한 것"이라면서 "사기로 정권을 잡은 이명박 대통령을 우리는 앞으로 '사기꾼 대통령'이라고 칭하며, 정운찬 국무총리를 사기꾼 대통령의 '허수아비 총리'로 명명한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이날 발표된 '수정안'은 ▲정부부처 이전 없는 세종시 폐기 내지 백지화안 ▲대기업 특혜, 특히 삼성 특혜안 ▲국민우롱안 내지 국민사기안 ▲국가균형발전 포기안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에 대해 "세종시 수정안을 즉각 철회하고, 원안 추진을 약속하라"면서 "특히 이명박 대통령은 세종시 원안을 추진하지 않으려면, 약속위반을 책임지고 대통령직에서 하야하라"고 촉구했다.

충청권 시민사회단체·정치권 반발 계속 이어질 듯

이들은 앞으로 정권 퇴진운동은 물론, 수정안 전면거부 공주연기주민 총파업투쟁, 세종시 예정주민 80%이상 서명운동, 충청지역 한나라당 소속 단체장 및 지방의원 탈당 요구, 충청권 지역별 규탄집회 등의 활동을 펼쳐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연기주민은 물론, 충청권 시민·사회단체와 정치권의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반발은 계속이어 질 전망이다.

대전·충남·북 시민·사회단체와 연기주민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는 '행정도시 무산저지 충청권 비상대책위원회'와 '행정도시사수연기군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 연기군청 앞에서 '행정도시 사수 수정안 전면반대 및 원안사수 투쟁 선포식'을 열 예정이고, 이날 저녁에는 조치원역 광장에서 대규모 촛불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민주당 대전시당 선병렬 위원장은 이날 낮 대전역광장에서 '원안사수'를 위한 삭발식과 함께 단식농성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한 자유선진당 대전시당은 이날 저녁 대전지역 방송토론회를 위해 대전을 방문하는 정운찬 총리의 토론회를 물리력으로 저지한다는 계획이다.


#세종시#세종시 수정안#연기군#유한식#양승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에게 향을 묻혀 준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