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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성공 바이블>이라는 책을 읽고 '야, 이런 내용도 책이 될 수 있구나'하는 감탄이 들었다.

 

그러고 보면 결국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는 모든 이야기들이 글감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저자가 졸업을 앞둔 시점에서 여러 기업에 입사지원 하여 채용되는 과정 동안의 경험담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저자는 대략 5, 6개월의 기간 동안 어떤 기업에 지원했고, 어떤 자기소개서를 작성해서 제출하고, 어떤 형태의 면접을 보았는지 자신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하고 있다.

 

그런데 여러 회사의 입사지원 경험 사례를 내용 그대로 담다가 보니 상당수의 자기소개서와 면접 답변이 거의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되는 면이 있다.

 

그러다보니 다소 지겹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다. 왜 이런 방식으로 밖에 책이 출판될 수밖에 없었는가 하는 안타까움도 들었다.

 

한편으로 이런 내용을 가지고 출판하겠다고 마음먹은 저자나 허점투성이의 아마추어 글을 출판하겠다고 한 출판사 역시 대담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여러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나름대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시대의 대학 졸업생이 어떻게 사회생활에 접근하고 있는지 삶의 현장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천편일률적으로 지원한 자기소개서를 중복해서 사용하기보다는 몇 개의 자기소개서와 특이한 질문과 답변만으로 이야기해서 중첩요소를 제거하고 저자 본인의 보다 솔직한 경험과 생각 그리고 주변 친구들의 입사지원 에피소드들도 담아냈더라면 훨씬 더 좋은 책으로 탄생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한 가지 의문이 드는 것은 취업전문가가 아니라 하더라도 그의 진짜 스펙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는 것이다. 저자 소개에 서강대학교 출신이라는 말과 자격증도 없는 평범한 입사지원자라는 말 이외에 아무런 내용이 없다. 그의 학점이라든지 토익, 해외연수경험, 대내외활동 등 정보가 없다. 즉, 사실상 그의 이력서 항목이 없다. 이런 부분은 다소 솔직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그의 바탕적인 스펙이 좋을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엇보다 문제라고 생각된 부분은 글쓴이의 최종 회사 선택과 직업선택이었다.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영업, 마케팅 직무 도는 협상이나 대인관계 기술이 필요하거나 화려한 언변이 요구되는 직업에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도 그렇다고 생각하면서 그런 직무를 뒤로 하고 건설회사 재경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는 것이 다소 의외였다. 이후 타 직무로 보직이동이 쉬울 것 같아서 한 선택이라고 하나 그렇게 올바른 선택으로 보이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러한 선택은 기업에게나 개인에게나 그리 좋은 선택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인간의 삶은 선택만으로 결과가 맺어지는 것은 아니다. 과정과 행동이 중요한 면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소위 여러 조건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여러 기업을 통과할 수 있었던 데는 저자 자신의 배짱과 용기, 도전정신을 기업이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면접내용과 자기소개서에서 인상 깊게 느껴졌던 것은 3개의 전공을 복수전공한 점, 대리기사하면서 2백만 원이나 팁을 받은 사연, 흡연 중독을 벗어나 금연한 일 등이 있었다. 즉, 자기 인생에서 의미 있는 경험을 해본 경험이 큰 힘이 된 것이다. 또 한편으로 본인의 언급은 없었지만 언어표현능력이 뛰어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책 자체에 큰 평점을 주긴 어렵지만 좌충우돌하면서 취업경험을 거친 선배로서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도움 되지 않을까 싶다. 여하튼 도전하는 한 젊은이의 삶을 잘 엿봤다. 그의 성공을 기원하며 조금 더 젊은이다운 속마음을 담은 이야기들이 뒤를 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제 개인블로그 정철상의 커리어노트(careernote.co.kr)과 다음뷰에도 게재되었습니다.


취업 성공 바이블 3 - 평범한 대학생의 취업 완전 정복기

정병옥 지음, 더블루오션(2009)


#대학졸업생의 취업정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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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개발연구소 대표로 대구대, 나사렛대 취업전담교수를 거쳐 대학, 기업, 기관 등 연간 200여회 강연하고 있다. 《대한민국 진로백서》 등 다수 도서를 집필하며 청춘의 진로방향을 제시해 언론과 네티즌으로부터 ‘젊은이들의 무릎팍도사’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정교수의 인생수업’이라는 유튜브를 운영하며 대한민국의 진로성숙도를 높이기 위해 맹렬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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