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하버드 대학의 윌리엄 제임스 교수에 따르면 아무리 사소한 생각이라도 예외 없이 인간의 두뇌 구조를 변화시켜서 흔적을 남긴다고 한다. 그 사소한 흔적들이 쌓여 우리의 삶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다. 즉 우리가 어떤 생각을 반복적으로 계속하여 뇌 조직에 깊이 새겨놓으면, 그 생각에 따라 성격이 바뀌게 되고, 자신의 능력이 달라지게 되고, 마침내는 인생의 패턴이 변화되게 된다. 일종의 암시효과인 셈이다.

우리는 늘상 주위의 환경으로부터 암시를 받고 있다. 의식적이든 의식적이지 않던 간에 우리가 듣고 보고 생각한 모든 것들은 암시가 되어 우리의 잠재 의식에 그대로 전달된다. 그리고 그 내용들은 고스란히 우리의 행동과 삶에 영향을 미친다. 다만 우리가 그 진행과정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어떤 말을 많이 듣고, 어떤 말을 많이 하고, 어떤 생각을 많이 하느냐 하는 문제가 아주 중요한 것이다.

어릴 때부터 부모로부터 '너는 만날 하는 게 그 모양이냐, 누굴 닮아서 저럴까' 라는 투의 말을 많이 들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부정적인 암시에 길들여진 아이들은 삶에 대한 자신감을 잃고 모든 것에 부정적인 사고방식을 갖게 되어 스스로 성장의 가능성을 포기해 버리는 불행한 인간이 되고 만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부모로부터 '그래 하면 된다. 한번 해봐라. 너는 이걸 참 잘하는 구나' 라는 투의 긍정적인 암시를 많이 받고 자란 아이들은 삶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모든 것에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갖게 되어 자신의 성장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키워나갈 수 있는 행복한 인간이 된다.

'난 안 돼'라는 말만 하는 사람은 안 될 수밖에 없다. 어차피 인간의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따라서 가급적 자신에게 유익한 것을 선택하여 삶을 보다 좋게 만들어 가야 한다. '나는 안 돼'라는 부정적 암시에 길들여진 사람에게 과연 보다 나은 선택을 위한 고민과 노력이 얼마나 있을 수 있겠는가. 도전하고 새롭게 만들어 보려 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내버려둔 채,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거나 다른 사람 탓을 하거나 어떤 이유를 들어가면서 자신의 처지를 변명하려는 태도를 갖게 되기 쉽다.

자신의 삶을 자꾸 주저앉게 하고, 뭔가 개척할 여지에 대해서는 스스로 눈감아 버리는 자세만큼 인생에 불행한 일은 없다. 이러한 삶의 태도가 아주 사소한 말 한마디로부터 시작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사람들은 주의를 별로 기울이지 않는다. 너무도 사소한 말 한마디가 어떻게 인간의 성격과 능력과 인생을 바꿀 수 있겠느냐는 반문에 쉽게 동조하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습관을 분석해 보면 그 사람의 성공을 짐작할 수가 있다고 한다. 성공하는 사람은 결코 자신을 갉아먹는 부정적인 말을 하지 않는다. 언제든지 열린 가능성을 자신에게 주지시키며 새로운 삶의 길을 모색한다. 따라서 그에게는 삶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뒤따른다.

그러나 실패하는 사람들은 부정적인 말을 지속적으로 반복함으로써 자신의 몸과 마음을 힘들게 한다. 그는 '왜 이 모양이지' 라는 한탄을 하며 누구 때문에 자기가 이렇게 되었는지에 대한 계산에만 집중한다. 따라서 그에게는 삶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없다. 단지 자신의 불행한 상황에 대한 변명과 책임전가만이 있을 뿐이다.

미국의 어느 트럭 서비스 회사에서 운송계약의 60%가 잘못되는 바람에 매년 25만 달러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했다고 한다. 원인 조사 결과 컨테이너 작업 인부들이 일을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으로 판명이 났다. 그래서 인부들의 호칭을 '장인(匠人)'으로 바꾸어 부르기로 했다. 호칭을 바꾼다고 무슨 효과가 있겠냐고 코웃음 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바꿔 부른지 한 달만에 배송 관련 실수는 10%로 줄어들었다. 말에는 에너지가 있다.

우리가 부정적인 자극이나 메시지를 계속해서 접하게 되면, 두뇌에서 미세한 인식의 차이가 발생하여 우리 몸의 신호 체계가 나쁘게 바뀐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아이들은 학습능력이 떨어지고 행동이 경망스러워지며 성격이 차분하지 못하고 들떠있게 된다. 아이의 성격과 능력에 영향을 준다는 소리다. 

성적은 단순히 지능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의 학교 교육이 대단한 지능을 필요로 할 정도로 난해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지능이면 노력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정도의 것이다. 따라서 지능이 떨어져서 성적이 안 나온다는 공식은 별로 설득력이 없다. 또 인간의 지능에 대한 측정이란 것이 절대 불변의 가치를 갖는 것도 아니다. 측정 방식의 문제도 있지만, 지능자체가 끊임없이 변해 가는 것이기에 어릴 때 한번 측정한 값을 가지고 지능 운운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일이다.

성적은 지능의 문제라기보다는 오히려 의식과 태도의 문제이다. 어떤 연유로든 간에 어려서부터 '나는 못해, 공부가 싫어' 라는 암시를 끊임없이 해온 아이들에게는 그 어떤 처방책도 효과를 보기 힘들다. 아무리 시간을 들여 공부를 해도, 날고 긴다는 과외 선생을 갖다 붙여도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도무지 방법이 없으니 부모로서는 절망에 빠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의식이다. 아이가 '나는 공부가 싫어. 나는 안 돼'라고 스스로를 단정 짓고 지속적으로 되새김질하고 있는 상황에서(자기 암시), 도대체 무얼 기대할 수 있을까. 아이가 하는 말 그대로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런 심리적 상태를 먼저 해결하지 않는 한 '공부 못하는 아이'라는 틀 속에서 절대로 빠져 나올 수가 없다. 자신의 한계를 스스로가 만들어 놓고 뛰어넘기를 거부하고 있는 아이에게는 백약이 무효일 수밖에 없다.

생각을 바꾸게 하자. '할 수 있어' 라고 자꾸만 되새기게 하자. 하루아침에 의식이 바뀔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작은 물방울이 떨어져 결국에는 바위에 구멍을 낸다는 사실을 기억해 보라.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다. 시간과 노력을 들이기만 한다면.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뉴스앤조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자녀교육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