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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세 미혼 박미나씨는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늘이기 위해 은행직원과 상담을 마치고 나왔다. 은행직원은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박미나씨가 어디 회사에 소속된 직원이 아니라 프리랜서 학원강사라는 이유로 한도를 늘려줄 수 없다는 부정적인 답변을 들려 주었다. 미나씨는 당장 다음 달 갚아야 하는 카드대금이며 대출상환금 때문에 아무래도 카드 돌려막기를 해야 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그러나 미나씨의 수입은 적은 편이라고는 할 수 없다. 프리랜서로 아이들 과외를 하고 몇 군데 학원강사를 뛰어 순수하게 버는 돈이 약 320만원 정도다. 이 정도면 결코 32살 독신여성의 수입치고는 적지 않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현실의 미나씨는 빚은 마이너스 통장에서 보험약관대출, 그리고 카드론으로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중이다.

미나씨는 이 모든 원인이 통제력이 없는 자신의 소비 습관 때문이라고 자책하고 있다. 그래서 소비를 줄여야겠다 매번 다짐하고, 또 사실 나름대로 노력한다고 하는데도 이 빚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아 미나씨는 답답하기만 하다. 

이런 미나씨의 문제는 그러나 미나씨의 과소비에서 기인했다고는 볼 수 없다.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미나씨의 '소득착각'에서 모든 문제가 발생했다고 하는 것이 정확하다. 즉 미나씨의 정확한 소득은 320만 원이 아니라는 뜻이다. 왜 그런지 미나씨의 지출내역을 살펴보자

월 320만원 버는데 왜 자꾸 빚이 쌓이지?

 개인과외 교습을 하다 보면 여러 학원과 과외를 위해 이동시간이 많고, 늦은 시간에 학원이 끝나서 차를 굴리다 보니 차 유지비만해도 한 달에 최소 20만 원이다. 통신비도 만만치 않다. 학생들과 학생 부모님들과 통화가 많으니 평균 8만 원 정도는 나온다. 여기에 과외 교재와 아이들 간간히 간식 사주는 비용도 한달에 족히 10만 원이 넘는다.
개인과외 교습을 하다 보면 여러 학원과 과외를 위해 이동시간이 많고, 늦은 시간에 학원이 끝나서 차를 굴리다 보니 차 유지비만해도 한 달에 최소 20만 원이다. 통신비도 만만치 않다. 학생들과 학생 부모님들과 통화가 많으니 평균 8만 원 정도는 나온다. 여기에 과외 교재와 아이들 간간히 간식 사주는 비용도 한달에 족히 10만 원이 넘는다. ⓒ 조은별

미나씨의 지출내역 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오피스텔 유지비이다. 월세가 50만원이고 여기에 관리비까지 해서 매달 오피스텔에 지출하는 비용이 62만 원정도이다. 이런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오피스텔에 살아야 하는 것은 다름아니라 오피스텔에서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여러 학원과 과외를 위해 이동시간이 많고, 늦은 시간에 학원이 끝나서 차를 굴리다 보니 차 유지비만해도 한 달에 최소 20만 원이다. 통신비도 만만치 않다. 학생들과 학생 부모님들과 통화가 많으니 평균 8만 원 정도는 나온다. 여기에 과외 교재와 아이들 간간이 간식 사주는 비용도 한달에 족히 10만 원이 넘는다.

그러나 이 돈은 미나씨의 소비성 지출은 아니다. 이 지출들은 엄밀히 이야기하면 미나씨가 자신의 직업을 유지하고 소득을 창출하기 위해서 필요한 일종의 사업비, 즉 비용인 것이다. 그럼으로 모두 합하면 100만원 정도되는 이 돈은 소득에서 제외를 시켜야 마땅한 돈이다. 따라서 미나씨의 수입은 정확히 말하자면 320만 원이 아니라 220만 원이다

현실이 이러함에도 미나씨는 그동안 320만 원 번다고 생각하고 돈을 써 왔다. 그러면서 많이 버는 것 같은데 저축은커녕 빚만 늘어나는 현실이 답답하고 그러다 보니 일하는 것도 즐겁지 않았다. 돈을 쓸 때도 맘 편히 써본 적 없이 가슴 한켠은 늘 불안하기만 했으며 매월 카드대금 결제에 헉헉대며 살았던 것이다.

정확한 수입을 알려면 비용을 제외하라

그러나 위에서 확인한 것처럼 미나씨의 정확한 수입은 비용을 제외하면 220만 원이다. 이것조차 늘어난 부채로 인해 발생한 이자비용 30만 원이 빠진다. 결국 미나씨가 쓸 수 있는 수입은 사실은 190만 원이 전부다.

이렇듯 내가 번 소득으로 비용까지 지출해야 하는 직업인 경우 소득과 비용을 정확하게 따져서 실제 소득이 얼마인지를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대표적인 영업직인 보험 설계사의 경우도 이런 소득착각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영업한 결과가 급여로 직결되는 직업이기 때문에 영업을 위한 다양한 비용들이 발생하지만 이것을 100% 자신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객들을 만나서 쓰는 커피값부터 시작해서 계약이 성사되었을 때 제공하는 선물, 이동을 위해 필요한 차와 그 유지비, 늘 깔끔한 비즈니스 정장차림을 유지하기 위한 옷값 등 이들에게 직업을 유지하기 위해 드는 비용은 생각보다 매우 크다. 이 경우에 있어서도 내 통장에 찍힌 급여만을 소득으로 생각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소요되는 사업비까지 꼼꼼하게 따져야지만 소득착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소득과 비용의 정확한 파악이 돈 문제 해결의 시작

소득착각이 발생하기 쉬운 직업인 프리랜서나 영업직 직업인 경우 이러한 착각을 인식하고 제대로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내 개인의 소비성향의 문제로만 인식해 버리면 자괴감만 느낄 뿐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적으로는 이러한 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미나씨의 경우 과외 하는 장소로 오피스텔을 대처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것이 우선순위이며 다른 비용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동안 부채가 늘어난 이유가 과소비 낭비벽 때문이었다는 자책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단지 내가 소득착각에 빠져있었던 것이었을 뿐, '과소비 하는 성향, 통제력이 없는 사람'이라고 자신의 삶에 회의를 느낄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제 제대로 정확한 소득을 알게 되었기에 앞으로는 여기에 맞춰 소비계획을 짜고 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하여 실천하는 일만 남았다.



#소득#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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