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조개가 들어간 제육볶음만 있으면 더 이상 바랄게 없다. 그 맛이 어찌나 뛰어나던지 정말 한입 먹어보고 깜짝 놀랐다. 키조개 관자 살과 돼지고기가 썩 잘 어울린다.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가 되면 입맛을 잃기가 십상이다. 키조개제육볶음 하나면 삶에 찌들어 잃어버렸던 입맛까지 싹 돌아온다. 피겨여왕 김연아의 환상적인 연기를 본 듯 눈이 번쩍 뜨였다.
키조개제육볶음은 따뜻한 밥에 쓱쓱 비벼 먹어도 좋고 술안주로도 아주 그만이다. 다른 찬은 정말 필요치가 않았다. 키조개가 들어가서인지 맵지도 짜지도 않고 깔끔했다. 키조개의 쫄깃한 식감에다 돼지목살의 감칠맛까지 더해져 그 맛에 어느새 푹 빠져들었다.
청양고춧가루를 넣으면 매콤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목살 대신 삼겹살을 넣어도 좋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목살이 더 무난해보였다. 가래떡이나 조랭이떡을 넣으면 또 다른 맛을 느껴볼 수가 있다.
키조개는 요즘 제철이라 시장에 가면 싱싱한 것을 쉽게 구입할 수가 있다. 키조개 관자살만 고추장에 매콤하게 볶아내도 좋다. 하지만 돼지고기와 함께 볶아내니 또 다른 별미였다.
키조개제육볶음에 다시마쌈을 했다. 키조개와 돼지목살에 다시마의 풍미가 더해져 정말 좋았다. 바다향이 물씬 코끝을 스쳐간다. 이들의 궁합이 정말 오묘하고 환상이다. 상추쌈도 좋다.
키조개제육볶음에 들어간 식재료다. 고추장, 간장, 다진 마늘과 생강, 참기름, 양파 ,대파, 풋고추, 고춧가루, 물엿, 설탕 등이다. 매실엑기스도 넣었다. 굳이 만드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지 않아도 다들 잘 알 터이니 만드는 방법은 생략하기로 한다.
정말 맛있다. 깜짝 놀랄 정도로. 사실은 이 맛에 푹 빠져 사진 찍는 것도 한참동안 잊고 있었다. 나중에야 '어이쿠~' 하면서 허겁지겁 사진에 담았다. 몇 차례 쌈을 싸먹다 뜨끈한 밥에 쓱쓱 비벼먹었더니 밥 한공기가 어느새 바닥을 보인다. 참기름 한 방울 떨어뜨리면 풍미가 더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