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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 광주시당이 11일 오전 광주 금호타이어 정문 앞에 '천막당사'를 치고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민주노동당 광주시당이 11일 오전 광주 금호타이어 정문 앞에 '천막당사'를 치고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 민주노동당 광주시당 제공

광주시 "경영안정자금 지원"... 민노당 "정리해고, 해결책 아니다" 

 

호남의 대표적 향토기업인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움직임들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오는 6월 지방선거와 맞물려 금호타이어 사태가 지역의 가장 큰 현안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광주광역시(시장 박광태)는 11일 "제조업을 영위하는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경영안정자금을 1300억 원 범위 내에서 업체당 3억 원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광주시는 "담보력이 부족한 기업은 신용보증재단을 통해 700억 원 범위 내에서 업체당 4억 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지방소득세 재산세 등의 지방세는 징수유예 조치를 취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시에 따르면 이와 같은 조치에 의해 11일 현재까지 13개 업체에 24억8천만 원이 지원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광주시는 지역 금융기관에 금호타이어 협력업체의 자금 상환기일 연장과 분할 상환금 납입 유예를 부탁하고 있다. 노동청에는 임금체불 재직근로자의 생계비 융자 지원을 요청하고 있고, 국세청에는 국세 납부기간 연장과 체납처분 유예 조치 등을 적극 요청했다.

 

특히 광주시는 광주·전남 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KBS, MBC, KBC 등 방송 3사를 통해 지역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사줄 것을 호소하는 방송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광주시가 제도적 지원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등 진보정당들은 대량해고 위기에 놓인 노동자를 구제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민주노동당 광주시당(위원장 윤민호)은 11일 금호타이어 정문 앞에 '천막당사'를 설치하고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회사 측은 지난 3일 1199명에 대한 정리해고를 통보하였고, 노동조합은 10일 쟁위행위를 가결하는 등 광주의 대표기업인 금호타이어가 일촉즉발의 위기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금호타이어의 위기 책임을 부실경영을 해온 '경영진'이 아닌 '노동자'에게 덮어씌우고 있다"면서 "이명박 정부가 회사와 채권단의 부실경영-부실방관의 책임을 묻지 않고 노동자 희생만 강요한다면 이명박 정부는 '광주경제 파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민주노동당은 "금호타이어는 정리해고를 하지 않아도 충분히 살아날 수 있다"며 그 근거로 "이미 올해 국내 공장 생산계획이 1500만 본이 넘게 잡혀있는 등 타이어가 없어서 못 파는 호황을 누리고 있고, 긴급자금 투자로 원자재 수급만 원활해진다면 연중 100% 공장 가동이 가능하다"는 점을 들었다. 그리고 대우건설 매각, 해외 공장 매각 등 방만하고 과도한 투자를 거둬들인다면 유동성 위기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용섭 "노조 파업, 채권단에 빌미줄까 우려"... "노동자 희생시켜서야"

 

진보신당 광주시당은 금호타이어 채권단을 압박하기 위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앞에서 11일부터 1인 시위에 돌입했다. 진보신당은 "노동자가 희생되지 않는 방향으로 금호 사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채권단은 즉각 조건 없는 우선자금을 투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IMF 이후 노동자들에게 희생을 전가하는 방식의 구조조정은 양극화 심화와 비정규직 양산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게 만들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진보신당은 또 금호타이어 노동조합과 협의 하에 천막농성에 돌입하고, 본격적으로 대시민 선전전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광주시장 출마를 선언한 이용섭 민주당 의원도 11일 성명을 내고 "워크아웃이 진행중인 금호타이어 노조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가결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파업으로 이어질 경우 채권단에게 자칫 법정관리나 광주공장 폐쇄 등의 극단적 빌미를 제공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15일까지 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이 남아 있고 노조와 회사측은 협상을 지속할 계획인 만큼 노사가 서로의 입장을 한발씩 양보해 상생 방안을 도출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특히 "상당수의 금호타이어 협력업체는 이미 지난 해부터 조업단축 및 자금경색으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노조와 경영진이 경영혁신 및 자구노력에 합심하지 않으면 채권단, 사용자, 노조 모두에게 바람직스럽지 못하며, 하청업체를 비롯한 지역경제에 최악의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광주시의 한 관계자도 "지역경제를 걱정하고 지역기업을 사랑하고 아끼는 시민들을 위해서라도 금호타이어 노사는 극단적인 선택을 자제하고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MB비서관 출신 정용화 "말장난할 때 아니다"... 민노당 "공개토론하자" 

 

 정용화 한나라당 광주시장 예비후보가 금호타이어 사태와 관련 "말장난할 때가 아니다"며 타 후보들과 날선 설전을 벌이고 있다.
정용화 한나라당 광주시장 예비후보가 금호타이어 사태와 관련 "말장난할 때가 아니다"며 타 후보들과 날선 설전을 벌이고 있다. ⓒ 정용화 후보 블로그

한편 금호타이어 워크아웃 사태가 광주광역시장 예비후보간 설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비서관 출신인 정용화 한나라당 광주시장 예비후보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금호타이어 사태의 본질은) 자금난이라기보다는 워크아웃 중 노조의 동의서가 없어 1000억 원의 준비된 자금이 집행되지 못하고 있고, 이로 인해 수많은 협력업체가 도산위기에 있다"고 주장하면서 "금호타이어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는 외부세력과 일부 광주 시장 예비후보들은 금호타이어 문제를 정치적 이용하지 마라"고 요구했었다.

 

이에 대해 정동채 민주당 광주시장 예비후보는 "금호 사태의 본질을 왜곡한 정치적 발언"이라고 반박했고, 장원섭 민주노동당 광주시장 예비후보는 "이명박 정권의 친재벌, 반노동 정책을 재확인 시켜준 것"이라면서 정용화 후보와의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그러자 정용화 예비후보는 10일 보도자료를 내서 "정동채 예비후보는 현재 노조의 동의서가 없어 준비된 자금 집행을 못하는 작금의 금호 타이어 현실이 정상인가 묻고 싶다"며 되받아쳤다.

 

또한 장원섭 민노당 예비후보에겐 "현 정부는 금호타이어를 살리기 위해서 1000억 원의 긴급 자금을 투입는 등 기업을 살리겠다는 정부의 노력을 오히려 친재벌, 반노동 정책으로 몰아부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 "금호사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말장난을 벌일 때가 아니다, 누구와든 언제든 토론하겠다"고 응수했다.

 

금호타이어 워크아웃 상태가 이렇듯 지역의 중대현안으로 부상하는 이유는 산업기반이 취약한 광주에서 고용인원이 3천여 명에 이르고, 매출액은 8145억 원(2008년 기준)에 달하며, 협력업체 수는 70여 개로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대책이 나오고, 정치인들의 다양한 주문사항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금호타이어 워크아웃 사태. 사태가 어떻게 전개되는가에따라 지역경제에 큰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타이어#민주노동당#광주시#정용화#이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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