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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조만간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가 되니 조바심이 생긴다. 주변에 아이를 학교에 보낸 엄마들이 '초등학교 생활이 만만치 않다'고 많이들 말했기 때문이다. 내 아이가 학교에 잘 적응하고 씩씩하게 생활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은 입학을 앞둔 모든 부모의 공통 관심일 것이다.

 

책 <교사들의 자녀교육법>(김범준 지음, 도토리창고 펴냄)은 초등학생 자녀를 둔 엄마들에게 현명한 학교생활 지도법을 안내해 준다. 실제 교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쳐왔던 교사들이 말하는 바람직한 학교생활이라 그런지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고 실질적이다.

 

첫 장에는 '교사들은 매일 꾸준히 이렇게 자녀를 교육한다'는 재미있는 제목이 붙어 있다.  여기에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교사들이 어떻게 자신들의 아이들을 가르치는지 그 비법이 담겨 있다. 일기를 재미있게 쓰는 법부터 시작하여 훌륭하게 야단치는 법까지 엄마가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팁이 많다.

 

흔히 지각을 많이 하는 아이에게 부모들은 '아이의 천성이 느긋해서'라고 말한다. 저자는 이런 아이는 학교 수업시간에도 늘 이런 식일 경우가 많다고 단언한다. 교과서는 책상이 아닌 가방 속에 있고 꼭 필요한 준비물은 집에 놓고 왔다고 말하기 일쑤다.

 

이런 아이에게 '성격이니 고치기가 힘들다'고 말하는 건 좋지 못하다. 일단 생활 조절 능력을 키워주는 주간 계획서를 꾸준히 함께 작성한다면 훨씬 나아진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계획서를 세워도 그때뿐이라면 부모의 생활 습관이 늦잠을 자고 대충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일기를 쓸 때에도 표현력을 키워주는 비법이 있다. 저자는 날씨를 쓰더라도 꼭 한 문장 이상으로 길게 쓰도록 권한다. '내 마음같이 흐리고 눈물 같은 비가 오는 날', '오뎅 국물 같이 너무나 뜨거운 날씨', '밖에서 계란을 튀길 듯 쨍쨍하다'와 같은 표현은 너무 재치 있고 일기를 즐겁게 쓰도록 만든다.

 

요즘 엄마들은 아이들을 데리고 체험학습을 많이 나가는데, 공연장의 입장권, 찍은 사진 등을 일기에 함께 붙이는 것도 좋다. 신문이나 책의 내용을 요약해 적도록 하는 것도 국어 실력 향상에 매우 도움이 된다.

 

너무나 단순하고 명백한 진리이지만 엄마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이 바로 '학원과 학교 중 어느 수업이 더 효과가 있을까' 하는 부분이다. 수업은 단순히 지식을 얻는 시간이 아니라 그야말로 시험 출제자의 특강이다. 선생님이 강조하는 내용을 기억하려면 수업 시간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많은 엄마들이 선행학습, 특목중 대비 등을 이유로 학원에 의존하고 학교 수업을 소홀히 한다. 학원을 다녀야만 훌륭한 아이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학원은 학교의 보조 수단일 뿐이다.

 

족집게 과외교사나 대형 입시학원 강사조차 학교 시험문제를 낼 선생님이 나누어준 학습지를 바탕으로 수업한다고 한다. 결국 수업 시간에 집중하는 것이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아이가 등교할 때 '공부 열심히 해'라고 말하는 것보다 이런 구체적인 말로 격려를 하면 좋다.

 

"수업 시간에는 선생님과 눈을 맞추고, 말씀 한 마디도 놓치지 말고 귀를 기울여야 해. 선생님이 시험 문제의 정답을 알려주시거든."

 

각 학년마다 아이들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는 공부법을 선택해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 1학년 아이들은 집중력이 유지되는 시간이 짧고 상상의 나라를 오가며 동식물에 관심이 많다. 이런 특성을 이용해 종이접기나 동식물 도감 등 다양한 학습 방법을 제공한다면 보다 효율적으로 아이들을 공부로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2학년 때는 칭찬이 필요하며 3학년 때는 근면성과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사고가 발달한다. 특히 이 시기부터는 또래 집단이 생기고 친구들과 잘 협동하므로 좋은 친구 관계를 형성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5, 6학년이 되면 지적 수준이 많이 성장하여 인터넷과 컴퓨터에 능하게 된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용하면 좋지만 게임에 노출되거나 글쓰기를 싫어하는 등 공부와 멀어지는 경향이 발생할 수 있다. 이 시기에는 부모와 심도 있는 대화를 통해 바른 삶의 길이 무엇인지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자 자신이 초등 교사로 오랜 기간 재직해 왔고 학교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취합해 쓴 책이라 그런지 아이들 학교생활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많다. 예체능 교육도 고민하는 엄마들이 많은데, 저자가 소개하는 방법으로 아이들을 인도한다면 별다른 사교육이 필요 없을 듯하다.

 

미술 시간을 위해서는 중첩, 원근감, 색칠법을 터득하도록 지도한다. 음악 시간에는 1,2 학년까지 리듬악기에 치중한다는 사실에 주목하자. 3학년부터는 본격적인 음계 교육을 시작하니까 그때부터는 아이가 부족한 부분을 학원 등을 통해 채워 주면 좋다.

 

선생님 말에 계속 끼어드는 아이, 칭찬 받는 친구를 못마땅해 하는 아이, 이유 없이 친구들을 못살게 구는 아이는 선생님은 물론이고 친구들에게도 환영받지 못한다. 저자는 정리 습관이 있고 친구들을 배려하며 선생님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는 아이가 어디서든 훌륭히 생활을 한다고 말한다.

 

학교 교육의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지덕체의 조화로운 인간 양성'이라는 한 마디 말로 요약할 수 있지만, 이 구절에는 참 많은 것이 함축되어 있다. 아이의 바른 학교생활도 이 목표에 중점을 두면 적절하다. 손도 많이 가고 걱정도 많이 되는 학교생활이지만 초등학교의 좋은 생활 습관은 자라서도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다.


교사들의 자녀교육법 - 교육경력 30년 교사들이 실천해온 아이 잘 키우는 법

김범준 지음, 도토리창고(2010)


#육아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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