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원과 대전시당 위원장직 사퇴서를 제출하고 잠적했던 자유선진당 이재선 의원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이 의원은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자신의 사퇴는 "당의 발전을 위한 순수한 결단이었다"면서 "억측이나 확대해석을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 의원은 자유선진당 전당대회 다음날인 지난 18일 당직 사퇴서를 제출하고 잠적했다.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야전사령관격인 대전시당 위원장이 사퇴·잠적하면서 자유선진당은 충격에 빠졌다.
대전지역 현역 의원을 중심으로 한 이재선 의원 찾기와 달래기가 전방위적으로 시도됐지만 끝내 이 의원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했다.
또한 이번 사태를 두고 다양한 분석이 쏟아져 나왔다. 이 의원의 사퇴는 전당대회 표결 결과 5명 중 꼴찌를 한 것을 두고 마음이 상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가장 설득력을 얻었다. 이 의원은 전당대회 이전에도 최고위원이면서 자유선진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대전시당 위원장이었으며, 3선의 중진으로 당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헌신해왔다는 평을 얻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 준비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인 그는 5명을 뽑는 최고위원 선거에 5명이 출마한 상황에서 굳이 투표를 할 필요가 있느냐고 이회창 대표에게 강력하게 건의했다고 한다. 그러나 투표는 강행됐고, 결국 이 의원은 5위를 기록했다. 여기에서 이 의원의 마음이 상했다는 분석이다.
이 외에도 지방선거 공천권을 놓고 중앙당과 갈등이 있었다는 진단과 18대 국회 후반기 상임위원장 선임과 관련한 갈등 때문이라는 분석 등 갖가지 소문이 무성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잠적 6일 만에 보도자료를 통해 이 같은 분석들을 일축했다. 그는 "당직을 내놓은 것을 당의 발전을 위한 순수한 뜻으로 받아들여달라"고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이어 "처음부터 자리를 탐냈거나 욕심을 내본 적이 없는 사람으로서 지금도 그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누구보다도 저는 스스로 말한 약속을 지키고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그 본연의 책무를 다하고자 노력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최근 본인의 당직 사퇴를 두고 많은 억측이 난무하고 있는데, 최고위원 경선 결과에 따른 화풀이가 결코 아니다"라고 밝히고 "자유선진당이 새롭게 전당대회를 치렀기 때문에 대표님과 함께 유능한 사람들이 당을 이끌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깊은 생각 끝에 내린 결단"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특히 "자유선진당에는 사실상 지도부만 있고 밑에서 일하는 사람이 부족한 현실에서 같은 사람이 계속 최고위원을 맡고 시당 위원장을 2년 이상 하는 것은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앞으로는 뒤에서 돕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또 "저를 아껴주고 관심을 가져주신 많은 분들에게 곧바로 이 같은 뜻을 피력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저의 존재가 거추장스럽지 않길 바라는 심정에서 더 이상 이 문제에 대해 억측이나 확대해석은 없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같은 이 의원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존재가 거추장스럽지 않길 바라는 심정', '자유선진당에는 사실상 지도부만 있고 밑에서 일하는 사람이 부족한 현실'이라고 표현한 것 등을 볼 때 여전히 이 의원의 마음은 풀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앞으로는 뒤에서 돕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며 당직 사퇴 철회 의사가 전혀 없음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후보자 공천 등 지방선거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자유선진당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자유선진당은 이 같은 모습이 자유선진당의 구조적인 내부 갈등으로 외부에 비치고, 심대평 전 대표의 탈당 과정에서 보였던 이미지와 겹치면서 지방선거에 큰 악재가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자유선진당이 이번 사태를 후유증 없이 잘 마무리해 지방선거 압승이라는 당초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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