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소속 진동규 대전 유성구청장의 '막말'이 또 다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진 구청장은 지난 21일 유성구의회 164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자신을 향해 고성을 퍼붓는 구의원에게 "국회의원 보좌관 지시를 받는 것들이…"라는 상식이하의 발언을 내뱉었다.
이날 유성구의회에서는 한글학회의 반발, 지역여론 및 일부 구의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관평테크노동'이라는 외래어를 동이름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유성구 행정기구설치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표결 끝에 통과시켰다.
이에 유성구의회 자유선진당 소속 이건우 의원 등 3명이 명칭을 '관평테크노동'에서 '관평동'으로 수정하는 내용의 수정조례안을 제출했지만 표결에 밀려 부결됐다.
이 과정에서 이건우 의원은 발언을 통해 "'관평테크노동'이라는 외래어가 포함된 동명칭을 자당의원들을 방패삼아 통과시키는 구청장의 후안무치를 용서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 같은 발언으로 회의장은 고성이 오가는 난장판이 되었고, 이로 인해 정회가 선포되자 진동규 구청장이 이 의원을 향해 "국회의원 보좌관 지시를 받는 것들이…"라고 말하며 회의장을 빠져 나갔다는 것.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대전지역 16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2010대전유권자희망연대(이하 유권자연대)'는 22일 논평을 통해 "진동규 구청장의 발언은 풀뿌리민주주의에 근간인 지방자치를 부정하는 발언"이라며 "구민들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유권자연대는 논평에서 "주민의 대표기관인 구청장과 이를 견제해야 할 구의원 간에 고성과 막말이 오가는 꼴불견 행태는 구민의 눈을 전혀 의식하지 않은 안하무인격 행위"라면서 "특히 진동규 유성구청장의 의회에 대한 안하무인격 행동은 이번 뿐만이 아니어서 더 충격적"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진 구청장은 자신의 '행정도시 수정안 찬성' 입장 철회를 요구하는 의원들과 고성과 욕설이 오가는 난장판을 벌였고, 지난 2008년 예산안 심의과정에서도 의원들과 막말을 주고받는 그야말로 '막장'을 보여줬다"면서 "이는 지역주민에 대한 구청장의 태도가 투영된 사건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유권자연대는 또 "따라서 우리는 지방자치의 가치를 훼손하는 진동규 청장의 이번 언행에 대해 즉각적인 사과를 촉구한다"며 "만약 진동규 청장이 본인의 안하무인격 행동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유성구민들이 선거를 통해 심판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권자연대는 한나라당을 향해서도 "공당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라도 이미 공천 확정된 진동규 유성구청장과 관련된 이번 사건에 대해 해명을 요구한다"며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속담이 있듯, 유권자가 금방 잊을 것이라는 안이한 태도로 일관한다면 한나라당 다른 후보도 함께 심판받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진 청장의 '막말'에 자유선진당도 "구민 앞에 사죄하라"며 공세에 나섰다. 자유선진당 대전광역시당 정하길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지방자치 존재 자체를 부정한 진동규 유성구청장은 '망발'을 취소하고 유성구민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대변인은 또 "아무리 자신의 정책에 반대하고 제동을 걸은 것에 대해 감정이 상한다고 하더라도 유성구민의 대표인 구청장으로서 지켜야할 최소한 품위와 정치적 도의가 있는 법"이라면서 "그런데 진 청장은 그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어버렸다"고 비난했다.
한편, 진동규 유성구청장의 '막말' 파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진 청장은 지난 2007년 9월 유성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제8회 건강한 모유수유아 선발대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대학 때 데모를 한, 소위 투쟁을 외치는 사람들 대부분이 모유가 아닌 분유를 먹었다는 통계가 있다", "사람이 사람 것을 먹지 않고 소젖을 먹으면 그렇게 된다"고 말해 민주화운동을 폄하했다는 비난을 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