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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자 신문에서는 4대강 사업을 통해 물고기가 죽어가는 모습이 메인에 대문짝만하게 실렸다. 여주보 건설예정지 하류를 준설을 하기 위해 가물막이를 한 곳에서 지난 20일부터 1천마리 이상의 물고기가 집단 폐사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이 사업을 '4대강 살리기 사업', '녹색 뉴딜' 이라고 말하며 환경을 위한 개발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4대강 사업을 하면 홍수 피해를 줄이고, 물 부족률을 줄이고, 주위 환경을 지역 주민들이 활용할 수 있게 재구성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에 하천을 연구하는 교수들은 4대강 사업은 물길을 인위로 조작하고 보를 설치하여 물을 가두려 하는 것으로 명백히 강을 파괴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발독재의 시대를 벗어나 민주주의 정부가 들어선 한국 사회에서 또 다시 개발독재 시대의 논쟁이 진행 되고 있다. 경제 성장을 위해 자연 정도는 희생 되어도 된다는 주장이 정부 측에서 제기 되고 있는 것이다.  21세기 세계 모든 선진국에서 생태 문제는 경제 문제만큼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지만 한국 사회에는 개발요괴들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요괴들의 이야기로 시작하여 요괴로 끝나는 생태경제학

 

우석훈씨는 2009년 하반기 경제대안시리즈에 이어 생태경제학 시리즈의 첫 편인 <생태요괴전>을 출판했다. 재밌는 사실은 경제학에 관한 책에서도 여러 요괴들의 얘기가 실려 있다는 것이다.

 

처음 요괴들의 얘기로 생태경제학을 이야기 하겠다는 것을 믿지 않았다. 잠깐 서론에서 요괴 이야기 하고 생태경제학에 대한 지루한 얘기가 진행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책을 펴고 차례를 보는 순간 화들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1부 1장 드라큘라전, 2장 좀비전, 3장 프랑켄슈타인전 등 요괴들의 이름이 이야기의 큰 제목이었기 때문이다.

 

드라큘라의 탄생에 대한 얘기와 사회적 배경을 설명하며 힘없는 사람들의 피를 빨아 먹는 것이 현재 자본주의 시대 기업이 힘없는 노동자를 착취하는 것과 똑같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대형 마트와 백화점에서 남들에게 과시를 하기 위한 소비를 하는 소비자들을 자발적으로 자본주의 시스템에 복종하는 좀비로 묘사하고 있다. 또 프랑켄슈타인을 통해 생태를 생각하지 않고 기술에 의지하여 생물을 무분별하게 조작하는 현상을 지난 한국에서 벌어졌던 광우병 사태를 예를 들어 얘기 하고 있다.

 

세계 메이저급 귀신들의 얘기를 하고 난 후 작가는 귀신들이 만들어 놓은 생태 요괴에 대한 얘기를 하며 현재 세계적인 환경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지구온난화, 슈퍼태풍, 사막화, 로드 킬 등 드라큘라와 좀비 그리고 프랑켄슈타인의 삶을 방식이 초래한 생태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한국의 개발요괴들의 탄생지

 

2부 앞부분에서는 개발요괴들이 한국 사회에서 판을 치고 돌아다니는 이유에 대해 밝히고 있다. 작가는 가장 먼저 마시멜로전이라는 제목을 통해 한국 사회에 유행하고 있는 <마시멜로>라는 책이 문제라고 얘기 하고 있다.

 

"고진감래, 즉 참고 기다리면 좋은 날이 온다는 메시지를 가지고 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이라는 맥락 속에서 이 책은 매우 특수한 기능을 하게 된다. '자기 일은 자기가 알아서 해라' 라는 메시지를 전파한 것이다. 이 메시지는 모든 사회 문제를 '자신의 탓'으로 돌리게 하는, 나름대로 독특한 세계관에 기반하고 있다."

 

그리고 마시멜로 이야기를 통해 사회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말고 오로지 돈을 많이 벌기 위한 교육이 판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작가는 현재 한국사회의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교육하고 있는 것은 '돈을 많이 벌기만 하면 모든 것이 용인된다' 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런 교육 속에 탄생한 아이가 성인이 되면 현재 이명박 대통령과 같이 환경을 파괴 하지 않겠는가?

 

두 번째로 7장 여고괴담전을 통해 현재 한국 사회에 살아가는 10대들의 삶이 여러 가지 사슬로 묶여 있음을 지적한다. 집에서는 부모의 마음대로 삶을 살아가게 되고, 학교에서는 선생님들의 굴레에 묶여 주위 친구들과 무한경쟁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특히 남자 10대들은 부모의 꿈을 이루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공부를 하고 있다는 명목 하에 부모님이 모든 일을 손 하나 대지 않고 처리해준다. 이런 10대들이 커서 생태니 인간의 가치니 양성평등이니 등에 대해 고민을 할까? 작가는 절대 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넓게 생각하고 좁게 살기 그리고 마을 만들기

 

이 책은 10대들을 위한 생태경제학 시리즈이다. 그래서 작가는 현재 귀신들이 판을 치는 자본주의 시스템 속에서 생태적 삶을 살며 우리 주변을 바꿀 수 있는 대안적 삶을 제시하고 있다.

 

일명 한국사회의 개발요괴들을 때려 잡을 수 있는 퇴마사가 되자고 제안하고 있다. 물론 작가는 현재 10대들 또한 현재 20대와 같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휩싸여 세상의 흐름에 편승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한국의 많은 이십대는 '손가락이 오그라들 정도로' 미래를 두려워하는 것으로 보였다. 많은 이십대들은 패닉 상태 그 자체였다. 지금의 십대들 역시 4~5년 후에는 지금의 이십대와 같은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현재 불안감은 우리가 돈에 모든 가치를 투하하고 그것 이외 모든 가치를 배제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개발요괴들을 잡기 위한 조언을 인문계열, 자연계열 학생, 대기업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 정치인 및 활동가, 농부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한다.

 

40대의 생태경제학자로서 작가는 10대들에게 조언을 한 다음 모든 독자들에게 생태적 삶을 살기 위해 '넓게 생각하고 좁게 살기' 위한 대안을 제시 한다.

 

"과시적 요구로 가득 찬 본능, 혹은 마케팅에 의해 급조된 욕망의 지시에 따라 살아가는 삶은 넓게 살기이다. 좁게 살기는 이와 반대되는 삶의 상징적 표현이다. 본능이 지시하는 과시적 소비의 욕구를 이기고 좁게 살려면 생각을 아주 많이 해야 한다. 한마디로 넓게 생가하기가 가능해야 좁게 살 수 있다."

 

그리고 현재의 거대한 반생태적인 사회에 맞서 생태적 사회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혼자 생태적 삶을 살기보다는 생태적 마을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개인마다 집 안에 넓은 공간을 두는 대신 공공의 공원과 숲이 있다면, 충분한 산책로와 사색의 공간이 마련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개인에게 부과되는 육아의 부담이 생태육아나 공동육아 형태로 '사회적 형태'로 전환되면 개인들의 삶은 그만큼 윤택해질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생태요괴전 - 넓게 생각하고 좁게 살기

우석훈 지음, 개마고원(2009)


#생태경제학#우석훈#생태요괴전#생태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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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부산본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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