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첫 '안드로이드 폰' 갤럭시A(SHW-M100S)가 27일 국내 출시됐다. 애초 예정보다 두 달 가까이 늦어지며 '국내 최초'란 타이틀은 모토로이에 빼앗겼지만 '후발주자' 덕도 봤다. 내장 메모리 문제를 해소하고 아이폰에 맞설 애플리케이션을 확보할 시간을 번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4일 애니콜 미디어데이에 갤럭시A를 처음 선보이면서 빠르면 2월 말이나 3월 초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예상보다 출시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탑재 스마트폰'(아래 안드로이드폰)의 고질적인 문제인 내장메모리와 시스템 버그 수정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 이날 출시된 갤럭시A의 가용 내장 메모리 용량은 600MB 정도다. 지금까지 국내에 나온 안드로이드폰의 3~6배 수준이다. 여기에 동영상, 사진 등을 담을 수 있는 8GB 외장 메모리를 기본 제공한다.
내장메모리, 모토로이-안드로원 3~6배 수준
앞서 나온 모토롤라 모토로이와 LG전자 안드로원은 가용 내장메모리가 각각 100MB, 170MB 정도에 불과해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 아래 앱) 설치에 제한을 받아야 했다. 구글 정책상 안드로이드 앱은 내장 메모리에만 설치할 수 있는데도, 이들 제품들은 외장메모리 공간을 확보하면서 내장메모리 용량은 최소화했던 것이다.
안드로이드 마켓에 올라온 앱 1개의 용량은 1MB 내외지만 프로그램 성격에 따라 4~5MB에 이르는 것도 있어 100개를 넘기기 어렵다. 반면 애플 아이폰은 외장메모리가 없는 대신 8~32GB의 내장메모리를 사용할 수 있어 용량에 구애 없이 앱을 설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애플 앱스토어엔 40~50MB짜리 게임은 기본이고 심지어 1GB짜리 내비게이션 앱도 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 홍보팀 관계자는 "내장 메모리 용량을 무작정 늘리면 단말기 단가가 올라가게 된다"면서 "600MB 정도면 앱을 아무리 많이 깔더라도 충분한 용량"이라고 밝혔다.
지난 15일 역시 첫 안드로이드폰 '시리우스'를 선보인 팬택 역시 내장 메모리를 1GB로 늘려 가용 메모리 500MB까지 확보했다.
안드로이드 마켓 급성장... 앱 싸움도 해볼 만?
올 초 2만 개 수준이던 안드로이드마켓 앱 숫자로 최근 5만 개 가까이 늘면서 애플 앱스토어에 맞설 만한 자생력을 갖췄다. 또 삼성전자는 이날 갤럭시A 출시에 맞춰 자체 애플리케이션 스토어인 '삼성 앱스'에서 안드로이드 앱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교보문고 e북 콘텐츠를 볼 수 있는 '교보문고 앱', 프로야구 실시간 문자 중계 서비스인 'KBO 프로야구', 안드로이드판 '서울버스'인 '애니 버스' 등 국내 특화된 안드로이드용 앱 100여 개를 5월까지 제공할 예정이다.
6월 중 갤럭시A보다 고가인 갤럭시S를 출시할 예정이지만 스펙 상으론 지금까지 나온 스마트폰들보다 우수하다. 액정화면은 3.7인치 WVGA '아몰레드 플러스'를 적용해 화질 선명도를 높였고, 아이폰과 같은 정전식 터치 방식을 채택했다. 지상파 DMB와 디빅스 시청도 가능하고 안드로이드폰 최초로 영상 통화 기능도 적용해 아이폰의 미흡함을 채웠다.
가격은 90만 원대로 SK텔레콤 월 4만5000원짜리 정액 요금제(올인원45)에 2년 약정으로 가입하면 아이폰 16G 제품과 비슷한 20만 원대에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미 해외시장엔 다양한 안드로이드폰을 선보였다. 지난해 해외 시장에 갤럭시, 갤럭시 스피카 등을 선보였고 비홀드2, 모먼트 등 2개 제품은 미국 시장에서 100만 대 이상 팔렸다. 하지만 그 사이 국내 시장에선 아이폰에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을 내주고 말았다. 옴니아2와 달리 KT나 통합LG텔레콤을 배제하고 SK텔레콤 단독 출시라는 초강수를 둔 삼성전자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게 될지, 그 공은 일단 소비자에게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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