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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화성시 국회의원 보궐선거 예비후보자 시절 홍순권씨가 운영하던 웹사이트 초기화면. 이 사이트는 며칠 전에 폐쇄되었다.
한나라당 화성시 국회의원 보궐선거 예비후보자 시절 홍순권씨가 운영하던 웹사이트 초기화면. 이 사이트는 며칠 전에 폐쇄되었다. ⓒ 인터넷 화면 갈무리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행태를 보면서, 실망스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시민공천배심제를 하겠다고 해놓고, 막상 지역주민들이 원하는 곳에서는 하지 않았다. 야권연대를 얘기했지만, 다른 야당들이나 시민단체 입장에서 보면 도저히 연대할 수 없는 후보를 공천한 지역도 있다.

급기야 최근에는 민주당이 한나라당 출신 후보자를 공천해서 물의를 빚고 있다. 지난 4월 30일 민주당 경기도당은 경기도 과천시장 후보자로 홍순권씨를 공천했다고 발표했다. 과천에 사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 소식을 접하고는 의아했다. 최근까지도 과천에서는 민주당의 다른 예비후보자가 부지런히 명함을 뿌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홍순권씨란 사람은 과천에서 들어본 적이 없는 이름이었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서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 보았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홍순권씨는 2007년과 2008년에 경기도 화성시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려고 노력해 왔던 정치인이었다.

그런데 민주당이 공천을 발표하면서 밝힌 홍순권씨의 이력은 '민추협 전문위원'이었다. 이건 명백한 진실을 가리려는 행태로 볼 수밖에 없다.

물론 홍순권씨가 과거에 민추협 활동을 한 적이 있는 것은 사실이고, 이력을 보면 김영삼 전 대통령과 관계있는 인물인 것같다. 그런데 이른바 '민주정부'가 들어선 이후에 홍순권씨는 그 반대편에서 활동해 온 정치인임이 분명하다. 경기도 화성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기 위해 계속 노력했음은 물론이고, 뉴라이트 조직에도 소속되어 있었다. 지역신문(화성신문) 2007년 3월 17일자 기사로 인터넷에 올라온 프로필을 보니, 홍순권씨는 '뉴라이트 전국연합' 회원임을 당당히 밝히고 있었다.

이런 인물이 공천된 것을 보고, 과천 시민들도 술렁이고 있다. 공당의 조치라고 믿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당들도 마찬가지이다. 국민참여당 과천지역 당원들이 낸 성명서를 보니, "한나라당 추종자의 과천시장 후보 공천을 철회해 주십시오"라고 호소하고 있다.

나는 홍순권이라는 개인에 대해서는 잘 알지도 못하고 알고 싶지도 않다. 그렇지만 민주당이라는 정당이 한 도시의 시장후보자로 공천을 한다면, 최소한 자기 정체성에 어느 정도는 맞는 인물을 공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명색이 제1야당의 시장후보인데, 얼마 전까지 한나라당에 있던 인물이고, 스스로 '뉴라이트' 계열 단체 회원임을 밝힌 바 있는 인물을 공천해서야 되겠는가?

게다가 곧 노무현 대통령 서거 1주년이 된다. 이런 시점에 이런 행태를 보이는 민주당을 보면, 정말 이해할 수 없다.

벌써부터 과천지역에서는 민주당이 공천을 철회하지 않으면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도 심판의 대상으로 올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부디 과천 시민들이 이런 일까지 하지 않을 수 있도록 지금이라도 민주당이 양식을 회복하고 납득할 만한 조치를 내놓기 바란다.


#과천시장 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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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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