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길(민주당)·민병렬(민주노동당)·김석준(진보신당) 부산시장 예비후보들은 "한나라당이 20년 동안 이끌었던 부산의 상황을 '잃어버린 20년'"이라고 규정하고 "이제는 바꾸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명의 후보들은 10일 저녁 민주공원 소극장에서 <오마이뉴스>와 <라디오21>, 부산을바꾸는시민네트워크 공동주최로 열린 '야권단일화를 위한 토론회'에서 열띤 토론을 벌였다.
토론회는 안철현 교수(경성대)의 사회로 이날 오후 6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되었다. 모두발언과 공통질문에 이어 개별질문, 상호질문 등의 순서로 열렸다. 토론회는 50여명이 방청하기도 했는데, 마지막에는 방청객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부산을바꾸는시민네트워크와 민주당·민주노동당·진보신당·창조한국당·국민참여당 부산시당은 토론회에 이어 11일 시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벌여, 단일 후보를 결정한다. 적합도를 묻는 1차 여론조사에서 50%를 넘는 후보가 나오면 야권단일후보가 되고, 50%를 넘는 후보가 없으면 1위와 2위 후보가 2차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를 최종 결정한다.
다음은 이날 토론회 전문이다.
모두발언 "복지가 넘치는 착한 도시 만들겠다"
김석준 : "지난 20년간 한나라당이 이끈 부산은 '잃어버린 20년'이었다. 활기찬 부산은 인천에 제2도시를 내주고 삼류도시로 전락했다. 발로 뛰면서 시민들을 만나 보니 시민들은 '이제 한나라당은 안 된다',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시민 바람에 부응하기 위해 야5당은 많은 어려움 극복하면서 연대와 단일화를 추진하게 되었다. 대부분 사람들은 불가능할 것 같다고 했는데 이루어냈다. 한나라당 허남식 후보와 맞대응할 수 있는 후보를 내라고 했다. 한나라당이 망쳐버린 부산을 일자리와 복지가 넘치는 착한 도시로 만들겠다."
김정길 : "어려운 부산지역에서 범야권단일후보를 이루어낸다는 것은 지방선거에서 대단한 의미가 있다. 민주당 사정으로, 민병렬·김석준 후보께서 상당히 오랜 시간 인내하면서 기다려 준 것에 감사하고 송구스럽다. 지난 20년 동안 부산은 한나라당이 견제 없는 일당독주를 해왔다. 부산시의 부채 총계가 5조700억원에 이른다. 하루 8억원의 피 같은 세금이 이자로 나가고 있다. 부산은 인구 감소율 1위이고, 경제생산유발효과는 인천에 밀렸다. 일자리가 없어서 사람들은 부산을 빠져 나가고 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좋은 일자리 살기 좋은 부산을 만들어 내자."
민병렬 : "이번 선거는 MB(이명박) 심판과 한나라당의 독점구조를 깨는 것이다. 그것은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한결같은 바람이고 시민의 절절한 소망이다. 이것을 해내기 위해 어려움을 뚫고 야권연대를 이루어냈다. 일부에서는 허남식-김정길 후보의 양자 구도가 형성되었다고 하는데, 야권연대가 필승카드이며 비책이라고 생각한다. 김정길이냐 민병렬이냐는 오십보백보다. 저는 '뉴페이스'다. 야권단일후보로 만들어 달라."
공통질문 "전국 3위 도시 전락한 부산을 어떻게 살릴 것인가?"
- 안철현(사회, 이후 사회자 질의시 이름은 따로 명기 하지 않음) : 부산이 위기다. 전국 3위 도시로 전락한다. 그것을 극복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핵심적인 원인이 무엇이고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김정길 : "부산이 이렇게 어려움에 처한 것은 한나라당이 20년간 견제 없는 독주를 해왔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부산경제를 살리겠다는 처방이 잘못됐다. 이명박 대통령과 허남식 시장은 건물 짓고 토목해서 경제 살리겠다고 하는 데 이건 잘못이다. 사고를 근본적으로 다르게 가야 한다. 건물 중심의 도시에서 사람 중심의 도시로 바뀌어야 한다.
건설 토목에 투자했던 돈을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교육과 복지에 투자해야 한다. 아이들은 점심값 때문에, 노인들은 병이 들어, 돈이 없어 고통받는 사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 엄마들은 출산 걱정을 하게 해서는 안 된다. 연말에 보도블록을 뜯는 돈을 아껴야 한다. 대학생 등록금 융자 이자를 지원해야 한다. 소외 계층 한 사람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젊은이들의 좋은 일자리 창출이 중요하다."
민병렬 : "비슷한 정책 공약을 갖고 토론하다 보니, 중복된다. 김정길 후보의 의견을 전적으로 동의한다. 시민파워 부산이다. 시민이 가진 역동성과 잠재력을 정치경제사회문화환경 각 분야에서 드러나도록 해야 한다. 지금은 이것을 못하고 있다. 허남식 시장의 과오와 약점은 여러 가지다. 관료 출신으로는 시민의 역동성을 끌어낼 수 없다. 저는 노동운동 속에 잔뼈가 굵었다. 이런 사람이 시정을 맡아야 에너지와 역동성을 갖고 부산을 일으켜 세울 수 있다.
김석준 : "이미 부산의 현실에 대한 진단은 많이 나왔다. 부산은 쇠퇴하고 있다. 정치적으로 한나라당이 장기독점지배를 해온 것이 원인이다. 정치집단이 변화해야 한다. 산업구조가 변화해야 하고, 자본이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했으며, 새로운 성장동력산업을 찾지 못한 것이다. 시민들이 자신감과 자부심을 상실하고 부산을 떠나 버린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리더십을 바꾸어 내야 한다.
이번에 야5당이 힘을 모았다. 제시하는 대안도 기존의 정치 지도자와 다르다. 새로운 경험과 비전을 가진 인물이 나와야 한다. 저는 '부산학 박사'라고 자부한다. 그동안 치열하게 고민한 저 같은 리더십이 필요할 것 같다. 한나라당이 지금까지 해온 토건 중심의 불량 성장을 극복하면서 착한 성장을 해야 한다. '착한성장위원회'를 만들어 각계의 의견을 모아서 밑그림부터 새로 만들도록 하겠다."
각 후보의 경쟁력은?
- 민병렬 후보는 인지도 측면에서는 떨어진다. 선거를 치르기 위해서는 획기적일 정도의 조직적·정책적 지원이나 차별성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보는데?
민병렬 : "경륜은 김정길 후보가 많을 것인데, 민주당 경선 때 보니 김정길 후보도 김민석 후보한테 낡았다는 지적을 받더라. 저는 '뉴페이스' '뉴리더'다. 강점을 중심으로 보면 얼마든지 비전을 세울 수 있다. 그러면 야권단일후보를 만드는 데 필요충분조건이 된다고 본다. 김정길이냐 민병렬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부산은 젊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데 제가 적임자다."
- 정책에서 다른 당과 차별성을 가질 수 있나?
민병렬 : "김석준, 김정길 후보의 비전과 정책을 받아 안겠다."
- 김석준 후보는 진보신당의 경험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김석준 : "민주노동당 창당 발기인이었고, 분당될 때까지 위원장이었다. 민주노동당을 떠나서 새로운 정당을 만들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진보정당에 뛰어든 것은 무상의료·무상교육을 위하고, 서민 지지를 받는 정당을 만들고자 했던 것이다. 민주노동당이 2004년 원내 진입하면서 당의 세력구도가 바뀌었다. 그러면서 서민과 괴리된 반미자주화로 가면서 한때 20%에 육박했던 지지율이 하락했다. 2007년 대선 패배 이후 혁신을 요구하는 것을 다수파들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진보도 진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진보의 재구성을 주창했다. 그럼에도 진보정당이 얼마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는지 자기반성을 해야 한다. 민주노동당도 그동안 제기했던 문제들이 충분히 수용되지 않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큰 틀에서 함께 가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 향후 부산 정치권의 향배는?
김석준 : "지금까지 한나라당 독점 구조였다. 민주당도 지역에서 별로 정치적 영향력은 없었다. 진보정당이 분열되어 그나마 갖고 있던 지지도도 상실했다. 이번에 야5당이 연합해서 한나라당에 맞설 때 힘이 생긴다."
- 김정길 후보는 상당히 급하게 선거에 뛰어들어 정책 준비가 부족하다고 보는에 어떻게 하고 있는지?
김정길 : "그동안 정치적 공백이 있어 이번 민주당 후보 경선 과정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그동안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았지만, 대한체육회나 올림픽조직위원회 등을 맡으면서, 정치권 밖에서 정치를 보는 계기가 되었다. 나이 많은 이유로 낡았다는 이야기를 또 들으니 기분은 좋지 않다. 나이로 따지면 김민석 후보보다 위지만, 정치에서는 생물학적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고, 비전과 소신 등이 중요하다. 범시민 단일 후보가 되면 그러한 어려움이 극복될 수 있다. 저의 경륜에다 두 후보가 가진 철학과 경륜을 합쳐서 쌓아나가면 부산에서 한나라당 텃밭을 꺾을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지방정부를 함께 건설할 수 있다."
- 야권연대와 지방공동정부까지 이야기가 나오는데 가능하다고 보는지?
김정길 : "우리는 범시민 단일후보 논의과정에서 합의했다. 정책연대뿐만 아니라 지방공동정부를 구성하기로 했다. 생각이 같다."
"중소상공인 살리기 방법이 있나?"
- 김석준 : 김정길 후보는 고 노무현 대통령과 인연을 각별히 강조하고, 노무현의 꿈을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노 대통령 재임기간에 비정규직 악법을 통과시키고, 명분 없는 이라크 파병을 했으며, 정권 후반기에는 한미FTA 추진으로 반발을 샀다. 어떻게 평가하는지?"
김정길 : "사실 알다시피 노 대통령과 저는 1990년 3당 야합 때 김영삼 전 대통령을 따라가지 않았다. 부산에서 국회의원 선거에 나왔다가 떨어지기도 했다. 우리는 친구이면서 동지다. 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비판받아야 할 것도 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이루고자 했던 지역통합의 꿈을 친구인 제 손으로 이루고 싶다는 것이다. 지적한 부분은 개개인의 생각이 있다. 국정 운영에 대해 노 대통령과 일치하지는 않는 부분도 있다."
- 김석준 : 어제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김정길 후보는 후보 수락연설에서 어린이집부터 중학교까지 친환경 무상급식을 즉각 실시하겠다고 했던데 예산조달은?
김정길 : "친환경 무상급식을 유치원부터 중학교까지 하겠다. 그러려면 1500억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부산시교육위원회에서 이미 205억원의 예산이 책정 돼 있다. 점심을 굶는 제자가 없어야 한다고 교사가 단식할 때 동참해서 단식하기도 했다. 그 뒤 교육청에서는 43억원을 더 주겠다고 해서 올해 급식을 신청한 초등학생은 모두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면 250여억원은 확보돼 있다. 나머지 1250억 정도면 된다. 이것은 부산시가 연말에 갈아치우는 보도블록 공사를 하지 않으면 되고, 불요불급한 예산을 아끼면 된다. 의지의 문제다."
- 김정길 : 민병렬 후보는 부산에서 대형매장과 SSM으로 중소유통산업이 몰락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민병렬 : "부산 지역 중소상인들은 장사를 접고 여의도까지 올라가서 시위하고 지난 겨울 1주일씩 국회 앞에서 단식농성을 하기도 했다. 대형매장 규제법 통과를 요구했지만 한나라당의 거부로 통과되지 않았다. 중소상인을 살리려면 대형마트 규제법을 통과시켜야 한다. 부산시에서는 대형매장이나 SSM 규제를 위한 조례개정을 마련했지만 여러 가지 미진하다. 35개 마트가 1% 정도의 수익금을 내서 상생기금으로 펀드를 조성할 것을 공약으로 낸 바 있다. 이것은 야권단일후보가 누가 되든 대형매장의 이익금을 사회에 환원해서 소상공인을 살리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
- 김정길 : 중소상인이나 재래시장을 육성하려면 종업원 재교육이 필요하고, 친절교육도 받아야 한다고 보는데?
민병렬 : "재래시장 활성화를 하기 위해, 정부와 부산시에서는 아케이드 설치나 하수도 공사 중심으로 진행됐다. 주차장 건립도 필요하다. 그것은 지금 있는 재정 여건으로 볼 때 부족하다. 좋은 방식은 재래시장을 종합문화공간으로 재생시켜야 한다. 재래시장이 문화공간, 경제공동체 공간으로 하는 게 좋겠다. 야시장 같은 것도 필요하다. 전주 남문시장은 문화공간 장터를 여는데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방법이 가능하다.
- 민병렬 :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가 야권연대를 놓고 친북정당·종북정당과 연합하는 게 옳은가라고 했던데, 김석준 후보는 이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김석준 : "지난 시기 민주노동당 활동 과정에서 두 가지 큰 쟁점이었다. 하나는 북의 핵무장을 어떻게 볼 것이냐, 다른 하나는 '일심회사건'을 어떻게 평가할 것이냐 였다. 실제 그 문제를 둘러싸고 당내 치열한 논쟁도 있었고 분당의 주요 요인이기도 했다. 지금도 한쪽으로 치우진 입장을 가진 사람이 없지 않다. 그러나 정몽준 대표가 특정 정당에 대해 친북이니 종북정당이라고 하는 것은 잘못이다. 천안함 사건도 북풍으로 몰아 자신들에게 선거를 유리하게 끌고가려고 하고 있다."
- 민병렬 : 쪼개진 당을 하나로 해야 한다. 제가 만난 99.9%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선거 과정에서 당을 합쳤으면 좋았는데, 못했다. 진보정당의 통합을 어떻게 보는지?
김석준 : "제 질문 순서가 되면 민병렬 위원장한테 묻고 싶었던 것이기도 하다. 실제 대통합을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대통합을 하기 위한 노력들이 그만큼 같이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충분한 해명과 이해, 자기성찰의 진정성이 확인되어야 한다. 분열의 경험을 통한 아픔을 겪었다. 이전 과정에 대한 성찰과 혁신 없이 필요하니까 합치자는 것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신뢰할만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국고를 어떻게 지원받을 것인가?"
- 부산경제가 총체적으로 위기이며 어렵다고 하는데, 국고를 끌고 오는 문제를 어떻게 보는지?
김정길 : "경제 살리기 위해서는 정책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 부산시의 빚이 전국에서 제일 많다. 예산을 효율적으로 쓸 것이냐 중앙정부로부터 예산을 가져올 것이냐 문제다. 중앙정부의 예산을 끌어오는 문제는 한나라당이 부산에서 떨어지면 정신을 바짝 차릴 것이다. 다음 선거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면 예산을 많이 줄 것이다.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도 지원해 줄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관료 출신 시장은 윗사람한테 이야기 했다가 안 되면 더 요구하지 않고 꺾인다. 그러나 정치인 출신은 다르다. 신성장동력으로, 부산은 해양을 끼고 있어 상상력을 발휘하면 무한하게 할 수 있다. 해양바이오산업 같은 거다. 부산은 산과 바다 강과 어우러져 있다. 관광과 영화·영상을 연결해서 하면 많은 일자리 창출할 수 있다. 중소기업을 특화하면서 활성화시켜야 한다. 신성장동력산업 이야기를 하면서 중소기업은 소홀하게 생각하는데,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민병렬 : "일자리를 만드는 경제성장이어야 한다. 장밋빛 한건주의로 경제를 살릴 수 없다. 대단한 걸 내걸더라도 연관성이 없으면 고립된다. 한나라당식 한건주의는 경제를 살릴 수 없다. 풀뿌리 경제가 중요하다. 중소 상공인과 기업인을 키우는 것이다. 부산에서 90년대 수출 물량의 23%를 차지했던 산업은 신발이었는데 지금은 5%다. 풀뿌리 경제인 중소상공인을 살리지 않고는 경제를 살리겠다는 그 어떤 말도 거짓말이다. 중소기업 대책을 획기적으로 키우는 게 필요하다.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을 제1의 과제를 놓고 성장 전략을 짜야 한다. 우연찮게 일자리가 생기면 좋고 말고식으로는 안된다.
김석준 : "어려워진 것은 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부산시에서 책임있게 끌어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허남식 시장은 '10대 전략산업'과 선도기업을 키우겠다고 했는데, 전략산업이라고 하면서 있는 거 없는 거 총망라해 놓았다. 선도기업도 상패 하나 주는 겉치레에 불과하다. 없는 것을 새로 갖고 와서 시도하는 것 보다, 이것저것 다 건드리는 것과 같은 방식은 안 된다. 선도성장산업은 기계부품소재산업을 특화하고 친환경자동차산업이나 크루즈선 같이 미래 선박 산업으로 가야 한다. 신재생에너지와 태양광이나 풍력에 들어갈 부분에 집중해야 한다. 착한성장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은 생색내기 위원회가 아니라 경제와 노동계, 시민사회가 함께 참여해서 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
"보육과 일자리 창출은 어떻게 할 것인가?"
- 민병렬 후보는 보육과 일자리 창출에 대해 소개하고, 한나라당과 차별성은?
민병렬 : "부산의 신성장동력을 어떻게 할 것이냐. 제2도시의 명성에 어울리게 삶의 질을 어떻게 높일 것이냐. 보육문제를 보면, 아르헨티나인가 남미 어느 나라는 아이 키우는 것은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한 사례가 있다. 보육혁명의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그러면 '부산발 보육혁명'의 신호탄이 될 것이다. 보육은 당연히 국가와 사회가 책임져야 한다. 지금은 복지나 문화, 교육, 환경은 그냥 민간에 맡겨진 상태인데, 국가가 책임지는 보편적 복지로 나아가야 한다. 복지나 일자리 차원에서도 그렇다. 그러면 사회공공분야에서 1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 한철현 : 보육과 일자리는 성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말도 있다. 성장이 있어야 한다고 보지 않는지?
민병렬 : "분배만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경제만으로도, 주요하게 배정된 토목예산을 줄이고 복지혁명으로 돌리면 상당 부분 가능하다. 보육문제 하나만 놓고 보아도, 가정에 떠맡겨진 보육 재정은 엄청나다. 공교육으로 전환한다면 얼마든지 여지는 있다."
- 김석준 후보는 비정규직 문제를 부산에서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김석준 : "실제 부산시에 정보공개청구를 해서 부산시 산하기관에 비정규직 고용 조사를 해 보았다. 대형할인매장이나 SSM은 법을 바꾸어서 허가제를 도입해야 하는데 한나라당의 거부로 좌절되었다. 비정규직을 제한하는 법 개정을 해야 한다. 지역에서 여러 힘을 모아 법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 부산에서부터라도 공공기관부터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해야 한다.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조례 재정을 해야 한다. 공공기관부터 비정규직을 없앨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진보적 예산 운용을 하면 현 정권의 성격상 국가 예산 지원이 끊길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데?
김석준 : "정부 정책과 대립되는 정책을 지방차원에서 시도하는 것은 쉽지 않다. 경기도 교육감 사례를 보면 그렇다. 단체장이나 교육감이 의지를 갖고 있으면 시민 지지와 참여로 법을 바꾸어내고, 자치단체의 권한 범위 안에서 융통성으로 할 수 있다. 시민의 지지를 모아내고 정부나 청와대, 국회와 맞서 싸워낼 수 있는 역량과 리더십을 확보하는 것이다.
- 부산시정을 개혁하는데 힘이 약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는데?
김정길 : "저가 국민의정부 초대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뒤 '공무원은 상전이 아니다'는 내용의 책을 펴냈다. 사람 중심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눈물 없는 부산을 만들겠다. 복지 예산을 쓰고, 생활과 직결되는데 시급한 것부터 돈을 써야 다. 부정부패와 비리 없는 부산이 되어야 한다. 건축 토목을 중심으로 꾸려가려고 하다 보니 건설업자와 유착하게 된다. 그래서 전직 시장이 구속되고 자살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행정을 투명하게 해야 하고 시민이 행정에 참여해야 한다. 범죄없는 부산, '조폭' 없는 부산이 되어야 한다. 이미지 훼손도 심하다. 경찰의 치안만으로 안된다. 문화적 접근을 해야 한다."
- 그렇게 하려면 관료의 역풍은 없을지?
김정길 : "관료 눈치나 대통령 눈치 살피는 행정을 하지 않겠다."
"진보대통합은 어떻게?"
- 김석준 : 민병렬 후보한테 질문하겠다. 야권단일화 이전에 진보정당 단일화를 추진하자고 제안했지만 민주노동당은 시간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거부했다. 민주노동당 부산시당이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를 회피한 이유는?
민병렬 : "공개적인 자리에서 여러 차례 이야기했지만, 개별적으로 이야기를 안 하다 보니 잘 모르시는 모양이다. 진보정당은 선거연대 할 대상이 아니라 당을 합쳐야 한다. 같은 사람이 집을 따로 두고 있는 형태다. 당을 합치자는 것이다. 민주당과는 선거연대나 야권연대를 하는 것이고 진보정당은 합쳐야 한다.
- 김석준 : 진보대통합을 해야 하는 것이라면 진보진영 내부에서 함께 할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동안 진행과정을 보면 진정성을 확인하기 어렵다.
민병렬 : "작년 초, 김석준 위원장과 방송 토론에서 그런 말을 했다. 과거사 이야기 시작하면 네가 잘했니 내가 잘했니 한다. 과거사는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 앞으로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이야기를 해야 한다. 쪼개진 이유, 나가신 분들의 심정을 이해한다. '도로 민노당'이란 말과 같이 잘못된 것은 없더라. 땀 흘려 일해 온 사람들이 만든 정당을 어떻게 '도로 민노당'이라 할 수 있겠나."
- 김정길 : 김석준 후보는 청년 창업지원을 이야기 했던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한다는 것인지?
김석준 : "실제 부산 지역의 청년실업률은 통계보다 심각하다. 청년들은 부산을 떠나거나 포기한다. 기술이나 자격을 갖춘 청년들에게 창업 지원센터를 통해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고 최대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청년지원센터에서 한야 한다."
- 민병렬 : 김정길 후보는 부산의 문제가 뭐라고 보는지. 선거과정에서 다 만나 보면 바꿔야 한다고 하는데 대안이 없다. 1차적 책임은 민주당이 져야 한다. 민주당이 야권의 맏이로서 지역의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잘해야 하는데 구상이 뭔가?
김정길 : "부산에서 민주당이 제1야당으로 제 역할을 못했다. 이 부분 시민들에게 죄송하다. 사실 저는 정치를 마감하고 시골에 가서 농사나 지으면서 다른 방식으로 사회를 위해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민주당 중앙당과 '친노'(노무현) 인사들이 저 이외에 대안이 없다고 해서 출마를 결심했다. 다시 정치에 발을 들여 놓은 이상 제1야당의 구실을 못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민주당은 부산에서만은 여당이 되도록 하겠다."
- 민병렬 : 저가 시장이 되더라고 그렇게 하실 거죠. '광역단체장협의회'의 위상이 낮다. 장관 밑에 관리 대상이다. 장관의 관리를 받는 행정구조로는 답이 없다. 시장·도지사 협의회의 발언권을 높이기 위한 대책은?
김정길 : "장관을 했다. 안다. 광역단체장협의회는 장관 밑에 있는 기구이거나 행정라인은 아니다. 시장의 지도력에 따라 장관과 대통령한테도 당당하게 할 수 있다. 이것이 정치다. 지도자 한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하다."
현장질문(방청객) "4대강사업은 어떻게 할 것이냐?"
- 김석준 후보한테 질문이 들어 왔는데, 4대강정비사업을 어떻게 할 것이냐?
김석준 : "4대강사업은 둔치를 다 파내고 유람선 띄울 것처럼 구상하고 있는 게 문제다. 그러면 시민들의 식수 자체가 심각한 위기 상황에 놓인다. 대체 상수원이 확보되지 않았는데, 강 파내는 작업은 심각한 식수 문제를 발생시킨다. 생태적인 매력이 한꺼번에 사라질 위험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낙동강에 8개의 보가 완성되면 수위가 높아진다. 집중호우 상황이 벌어지면 물을 방류하고, 그러면 부산은 심각한 침수위기를 맞는다. 4대강사업은 모두 반대다. 시장이 되면 시민들의 참여와 지지를 바탕으로 중앙정부와 맞서 저지하는데 앞장서겠다. 지금 강 바닥을 파내는 과정에서 퇴적토로 인한 오염이 심각한다. 염막둔치에 쌓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부산시가 적극 막아내야 한다."
- 김정길 후보한테 온 질문인데, 이야기 했던 항만 중심 발전이 현 허남식 시장이나 국가정책 차원에서 차별성이 있는지?
김정길 : "기존 기계산업을 육성하면서 해야 한다. 부산의 특성에 맞게 해야 한다. 부산은 해양이 있어 사례로 든 것이다. 해양관광과 물류가 결합되는 것이다. 관광,영화, 영상은 영화제로 이미 명성을 얻었다. 미국 헐리우드가 세계 영화의 메카인 것처럼, 영화제의 중심이 부산이 되도록 해야 한다. 영화 한 편이 자동차 회사 이상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관광과 자연을 결합하면서 부산의 스토리를 만들어 내면 일자리가 생겨난다. 신성장동력산업이 어떤 게 있는지 찾아야 한다."
- 민병렬 후보한테 질문인데 SSM의 수익금 환원으로 중소상인을 살릴 수 있다고 보는지?
민병렬 : "기장과 강서지역을 제외하고 대형매장은 이미 포화상태다. 입점을 막는 게 최선이다. 부산은 이미 때를 놓쳤다. 영업품목제한이나 시간제한으로 규제하는 방법이 있다. 재래시장인 용호시장 상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보니, 품목·시간제한으로는 효과가 없다. 실질적인 효과가 발생하는 방법은 상인들과 머리를 맞대 펀드를 조성하자는 것이다. 부산시장이 되면 설득하고 여론을 만들어서 하겠다. 중소상인들이 완벽하게 초토화되는 상황에서 그나마 작은 도움이라도 만들어 내자는 것이다."
공통질문 "허남식 부산시장은 어떻게 평가하나?"
- 허남식 부산시장이 가장 잘못한 게 무엇이라고 보는지?
김석준 : "6년간 시정을 '3허시정'이라 부르고 싶다. 일자리 해결방안이 전혀 없어, 동부산관광단지가 없어지고, 빚이 3조나 늘어났다. 부산은 부패지수가 가장 높은 도시다. 해운대 관광리조트 특혜 사건에 대해 분명히 규명해야 한다. 월드비즈니스센터를 고층화 주거시설로 전환하면서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형태로 진행되었다. 바로 잡아야 한다."
김정길 : "나는 허남식 시장은 '3무'라고 말한다. 무능력, 무소신, 무비전이다. 동부산관광단지가 실패해서 6조를 날렸고, 그 이자만 해도 240억원이다. 거기에 들어올 업체가 없다. 재벌 특혜 아니면 없다. 허 시장은 '10대 비전'을 제시했는데 제대로 된 게 없다. 그런데 다 했다고 한다. '일류부산'이라고 하는데, 뭐가 일류냐. 빚덩이 일등이냐. 심판해야 한다."
민병렬 : "관리형 시장의 최악 선택이었다. 민주부산의 자존심에 먹칠을 했다. 비전과 철학이 없다보니 한 건에 매달리게 된다. 한 건이 소발에 쥐잡기로, 골이 들어가 주면 좋은데 모두 헛발질이다. 동부산관광단지가 대표적인 사례다."
공통질문 "각 후보가 구상하는 부산은?"
- 각 후보가 생각하는 부산의 구상은?
김정길 : "시민이 부산에 사는 게 행복했으면 한다. 일자리가 넘쳐나고 복지에다 휴식공간도 확보되어야 한다. 자식 갖고 노후에도 즐거운 부산에서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명박정부와 허남식 시장이 해온 토목 중심의 건설, 건물 중심의 건설은 안된다. 이명박 대통령이 자랑했던 '두바이 기적'이 지금은 재앙이 됐다. 건물 토목으로는 일자리가 생겨나지 않는다. 아파트 많이 지으면 빈 집만 된다. 허 시장이 한 것 중에 동쪽은 개발하고 서쪽은 버려두었다. 잘못된 시정을 사람에 투자하고 살맛 나는 사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부산은 지금 기업이 들어오기에는 땅값이 비싸다. 고부가가치 산업을 해야 한다."
민병렬 : "롯데 야구장 같은 부산이 됐으면 한다. 시민 활력이 120% 넘쳐나는 부산을 만들고 싶다. 문화,경제.복지,환경분야에서 신나는 살맛나는 부산을 만들고 싶다."
김석준 : "별 차이 없다. 불량 성장을 착한 성장으로 바꿔 부산을 착한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내용이 두 분이 한 말과 차이가 없다. 청년들이 일하기 좋고, 엄마들이 아이 키우고, 노후에 편하게 보내기 좋은 도시, 환경생태가 지속 가능한 도시, 범죄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안전한 도시, 우리 모두가 꿈꾸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 시민은 구경하는 게 아니라 주체가 되어 부산을 바꾸어 내는 대열에 참여하게 해 달라."
마무리 발언
민병렬 : "지난해 9월 15일 민주노동당 안에서 경선하면서 '야권연대'로 MB(이명박)를 꺾자고 했다. 출마 선언할 때도, 야권연대가 파탄 지경에 갔을 때마다 연대하자고 했다. 제가 연대하자고 하면, 저는 그렇지 않는데 듣는 사람은 누구를 밀어주려고 하는 것이라 생각했을지 모르겠다. 이 길이 시민들이 염원하는 길이기에 받아 안아서 외쳤다. 김정길 후보나 민병렬 후보나 대세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마음 푹 놓고 민병렬이면 됐다 한번 키워보자며 소신있게 찍으면 된다. 민병렬로 해도 허남식을 꺾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자리가 한 달 전에 마련되어 한 달 정도 경선을 치르기를 바랐다. 그렇게 못했다. 11일 형식적인 요식절차처럼 하고 끝나는데, 경선 과정이 짧았다. 그러나 마음을 비우겠다. 저는 지금부터는 누가 되든, 중요하지 않다. 단일후보가 된 사람의 당선을 위해 우리 모두 단일후보가 되자. 제가 되고, 제가 되지 않아도 단일후보의 승리를 위해 50년 동안 키워온 모든 역량을 쏟아 내겠다. 경남의 김두관 후보, 울산 김창현 후보와 함께, 부산울산경남에서 일 한번 내보자."
김석준 : "이런 토론을 더 많이 충분히 했으면 한다. 아쉽다. 한 차례의 토론으로 시험문제를 가르쳐 주고 답안지 쓰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후보 자질이나 능력을 검증할 수 없다. 이런 토론을 통해 서로 확인하고 같이 할 분야가 많은 것 같다.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허남식 시장에 맞서 승리를 쟁취할, 제대로 준비된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당장은 인지도가 떨어진다고 해도 정말 부산을 시민과 함께 확실하게 바꿔낼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감동의 드라마를 만들어 내겠다. 부산의 민주정신이 살아있다는 확신을 보여주겠다."
김정길 : "부산이 굉장히 어려운 위치다. 20년 한나라당 독재를 해왔고, 6년간 허남식 시장이 해왔다. 일자리가 없어 부산을 떠나고 있다. 시민 손으로 구해 내야 한다. 부산에서 자라고 학교를 나왔고 이곳에서 정치를 했다. 때로는 선택되었고, 때로는 버림받아 눈물도 많이 흘렸다. 국회에서, 장관으로서,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대한체육회장 등 많은 경륜을 갖고 있다. 잘사는 부산, 행복해 하는 부산을 만들어 보고 싶다. 제 정치 인생의 마지막이 될 것이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겠다."
안철현 : "참고로 오늘 토론회는 질문을 먼저 가르쳐 주고 한 게 아니다. 이상으로 토론회를 마무리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