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이상 수령으로 250m 구간에 조성되어 산림청에서 '아름다운 거리숲'으로 선정되었던 경남 거제의 '메타세콰이어 숲길'이 도로 공사로 없어질 위기에 놓이자 환경단체가 보존운동에 나섰다.
국토해양부 산하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새로 생기는 일운터널과 국도14호선을 연결하기 위해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소 주변 도로경계 가로수를 없앨 예정이다.
환경단체는 도로공사의 선형을 약간만 변경해도 가로수를 보호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5일 통영거제환경연합은 부산국토관리청에 "메타세콰이어 숲길을 훼손하지 않고 접속도로의 기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도로계획을 재검토해 달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냈다"고 밝혔다.
이 메타세콰이어 숲길은 1973년 대우조선소가 건설되면서 조선소와 국도14호선의 경계에 가로수로 조성된 것이다. 대우조선 정문~동문 사이에 있는 이 숲길은 산업단지의 삭막한 경관과 소음·대기오염·비산먼지 등으로부터 인근 주거지역의 생활환경을 지켜주는 유일한 차폐림 역할을 해오고 있다.
수령 30년 이상된 나무들이 줄지어 늘어서 아름다운 숲길이 된 것이다. 거제 도심 구간에서 30년생 이상의 나무 숲길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이 숲길은 2003년 산림청과 '생명의숲'이 주최한 '제4회 아름다운숲 전국대회'에서 '아름다운 거리숲'(장려상)에 뽑히기도 했다.
통영거제환경연합은 "메타세콰이어 숲길은 거제의 보물이다. 아름다운 숲길을 보존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조금만 더 노력한다면 얼마든지 접속도로 변경이 가능한 일"이라며 "사회적 인프라인 도로 건설은 빨리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빨리 하는 것보다 '제대로'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제대로 하려면 지역사회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가 무엇인지 이해해야 한다. 아름다운 거리숲은 단순히 '공사편의' 정도와 맞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거제의 보물중 하나인 메타세콰이어길을 없애려는 계획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환경단체는 "메타세콰이어 숲길은 이미 30년이 넘어 거제 역사의 한부분 차지하고 있으며 도시계획과 거리숲의 보전에 관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다"며 "아울러 단순히 그 규모로만 보아도 전국적으로 유명한 전남 담양의 메타세콰이어길 못지않게 보전하고 가꾸어 나갈만한 가치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또 이 단체는 "거리숲의 가치는 최근 전국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도보순례와 걷는 길 조성에서도 증명이 되고 있다"며 "지난 4월 거제에서는 '걷고 싶은 남해안 만들기' 토론회가 열리는 등 거제를 걸어서 다닐 수 있는 섬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영거제환경연합은 "이번 부산국토관리청의 도로선형 변경계획이 3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메타세콰이어 거리숲의 상당부분을 훼손하게 될 것에 우려하고 있다"며 "이번 의견서에 대해 부산국토관리청의 긍정적인 검토와 답변을 기대하고, 이곳이 시민들을 위한 거리의 숲으로 남을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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