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지사 선거와 관련 세종시 문제를 놓고 각 후보가 본격적인 싸움에 나섰다.
박해춘 한나라당 충남도지사 후보는 19일 오전 충남 천안시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에서 추진하는 세종시 수정안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며 "세종시 수정안 찬성에 정면 승부하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반쪽짜리 행정부처가 오고 아파트나 들어서는 세종시 원안은 충남을 망치는 것"이라며 "막대한 자금과 일자리를 가져오는 삼성전자 등이 들어오는 수정안이야말로 충남 발전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공사기간도 수정안 10년보다 5년으로 단축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에 대해 야당 후보들은 즉각 이를 비판하고 나섰다.
안희정 민주당 충남지사 후보는 "박해춘 후보는 세종시 공부를 더하고 발언하라"며 "세종시는 노무현 대통령이 충청만을 위해 추진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균형발전을 위해 추진한 국가적 사업"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핵심은) 세종시에 행정 기능이 들어오느냐 마느냐 하는 것이지 삼성전자의 입주 여부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박상돈 자유선진당 충남지사후보도 논평을 통해 "박해춘 후보가 그동안 감춰왔던 본색을 드러냈다"며 "법안이 처리되면 5년 내 세종시를 건설한다고 밝혔는데 전형적인 포퓰리즘 공약"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세종시는 국가대사로 급조된 선거 공약에 이용될 대상이 아니다"며 "누가 충남인의 마음을 대변하고 지역의 적자인지 가려보자"고 덧붙였다.
시민단체인 '행정도시무산저지충청권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오마이뉴스>가 보도한 박해춘 한나라당 충남지사 후보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관련기사/ "실패한 좌파들이 '세종시 선거'로 몰아가고 있다"?)비대위는 이날 성명을 통해 "박 후보가 한나라당 충남도당 선대위 발대식 자리에서 '실패한 좌파들이 이번 선거를 세종시 선거로 몰아가며 망치고 있다'했다" "세종시 원안사수를 외쳐온 충청권 대다수 주민을 '실패한 좌파'로 매도하는 어처구니없는 궤변이자 망언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 후보는 이완구 전 충남지사를 '중앙정치무대로 보내기 위해서라도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이겨야한다'고 까지 발언했다고 한다"며 "이 정도면 가히 희극과 오만방자의 극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대위는 박 후보에 대해 "선대위 발대식 자리에서 행한 막말에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완구 전 지사에 대해서도 "행정도시 사안이 현 정부에 이르러 수정흐름의 계기를 조장한 책임을 뼈저리게 통감해야할 위치에 있음을 망각하지 말아야한다"며 자중과 성찰을 요구했다.
한편 본격 선거운동 첫날인 20일 민주당 대전충남, 충북지사 후보를 비롯 출마자 전원은 충남 연기군 행정도시건설청 앞에서 '세종시 원안사수 결의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자유선진당 대전시당도 이날 세종시를 방문해 세종시 원안 사수 입장을 담은 결의문을 낭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