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일부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20~30대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최악일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대학생유권자연대 U2'와 함께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 독려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학계, 종교계, 시민사회 등 다양한 기성 세대의 '편지'를 통해 기성 세대와 젊은 유권자들이 교감하는 선거 혁명이 일어나길 기대합니다.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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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평소 가까이 두고 읽는 시집이 있다. 류시화 작가가 엮은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이라는 잠언 시집이다. 킴벌리 키버거가 쓴 시의 제목을 책의 제목으로 선택했다. 시는 이렇게 시작한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내 가슴이 말하는 것에 더 자주 귀 기울였으리라.
더 즐겁게 살고, 덜 고민했으리라.
금방 학교를 졸업하고 머지않아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걸 깨달았으리라.
아니 다른 것들은 잊어 버렸으리라.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말하는 것에는 신경 쓰지 않았으리라.
그 대신 내가 가진 생명력과 단단한 피부를 더 가치있게 여겼으리라.
.....
(중략)
육십을 바라보는 나이에 가끔 젊은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생각나곤 한다. 내 딸과 아들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젊음의 상징은 무엇인가? 나이로만 결정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무엇보다도 정열이다. 정열이란 무엇인가?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일을 위해 자신의 전 삶을 투신하게 하는 동력이다. 때로는 무모한 듯 보이는 이 정열이야 말로 젊은이의 특징이 아닌가 싶다. 이는 인간을 향한 사랑의 정열, 진리를 향한 학문의 정열, 사회변화를 꿈꾸는 변혁의 정열, 새로움을 향한 창조의 정열들로 정리가 될 것이다.
젊음의 가늠자는 정열, 80살 피카소와 30살 예수를 보라
피카소는 80살이 넘어서도 젊은 연인과 더불어 사랑을 속삭이고 작품에 정열을 쏟았으니 영원한 젊은이다. 예수는 서른의 나이에 오늘의 광주라 할 수 있는 민중항쟁의 근원지인 갈릴리로 가서 정의와 평화의 하느님 나라를 구현하기 시작했다. 로마 제국과 예루살렘 기득권의 세계를 향한 그의 도전은 무모하기 짝이 없었다.
그러나 민족과 민중의 시대적 아픔을 자기 아픔으로 체득한 그로서는 새 하늘과 새 땅에 대한 정열을 불태우지 않고서는 살아감의 의미가 없었다. 그래 결국은 정치 게릴라들만을 처형하던 로마의 극형 십자가에 달려 죽었다. 예수 또한 영원한 젊은이다.
가끔 오늘의 대학 젊은이들에게 묻고 싶다. 과연 당신은 정열이 있는가? 그 대상이 무엇인가? 돈과 출세를 지향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안전을 추구하는 일은 정열을 요구하지 않으며 이는 내일의 죽음을 준비하는 늙은이가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양로원에 있는 노인들에게 '무엇을 제일 후회하는가'라고 물으면 대개가 '모험을 시도하지 않는 일과 꿈에 도전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한단다. 대학의 젊은이들에게 바란다. 현재에 매몰되지 말고 새로움과 변화를 향해 모험하기를 바란다. 혼자만의 성공을 추구하지 않고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사회를 향해 도전하기를 바란다.
이제 곧 지방선거가 있다. 투표행위는 단지 어떤 한 정치 지도자를 선택하는 정치행위가 아니다. 이는 자신에게 변화를 향한 꿈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절차이고, 정열을 함께 나눌 친구를 찾아가는 일이다. 완전하지는 않다 하더라도, 민주주의 제도는 선거에 기초하고 있고 투표에 의해서만이 기득권을 깨는 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여러분의 가장 큰 바람인 청년실업문제 해결과 반값 등록금 시행은 문제투성이의 4대강 사업에 들어가는 예산의 반 정도만으로도 충분하다. 술자리에서 아무리 성토해도 소용이 없다.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자신의 입만 아프다.
나도 지금 알고 있는 걸 대학생 시절에 알았더라면 더 많이 모험하고 더 자주 도전하고 지역의 풀뿌리 운동에 더 열심히 참여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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