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한나라당 경기도지사 후보 지지를 선언한 옛 민주당 인사 명단에 사망한 의원이 포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주당은 "파렴치한 사기극을 중단하라"고 비판했고, 김문수 후보 쪽은 "동명이인을 잘못 기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민주당 "명단에 포함된 박정수 전 의원은 2003년 별세"24일 안동선·이윤수 전 의원 등 옛 민주당 인사 28명이 김문수 후보 지지를 선언하자, 민주당 경기도당은 "대표적인 철새정치인들이 민주당의 창당과 정통성을 운운하는 것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뻔뻔한 사기극"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특히 민주당은 김 후보를 지지선언했다고 밝힌 명단에 이미 사망한 국회의원 이름도 올라 있는 등 '꿰맞추기 부실 지지 선언'이라며 맹비난했다. 민주당 경기도당에 따르면, 김 후보 지지 명단에 올라 있는 박정수 전 의원은 지난 15대 국회에서 새정치국민회의 소속으로 의정활동을 했지만, 2003년 3월 24일 별세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남권 민주당 경기도당 공보국장은 "별세 사실을 헌정회를 통해 확인했다"며 "김문수 후보 쪽은 지지선언 명단을 부풀리는 과정에서 죽은 사람을 포함시켰다, 패륜적인 사기극을 그만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또한 "죽은 사람뿐 아니라, 김 후보를 지지하지 않은 인사들도 김 후보 지지 명단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서남권 공보국장은 "현재 경기 시흥시와 파주시에서 각각 민주당 소속 후보를 돕고 있는 한충수 전 의원과 김병호 전 위원장은 김 후보 지지선언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측 "민주당 원로 정치인들 분노 폭발" 주장... 파문 일자 "장소만 빌려줘"파문이 커지자 김문수 후보 측은 진화에 나섰다. 일단 김 후보 측은 "박 전 의원의 경우 동명이인을 잘못 기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는 "명단에 포함된 이는 고 박정수 전 의원이 아니라, 박정수 전 민주당 송탄지구당 위원장"이라며 "'전 의원'이라고 쓴 부분은 잘못 표기가 된 것"이라고 밝혔다.
"지지선언을 하지 않은 인사가 명단에 포함됐다"는 지적에 대해 이 관계자는 "안동선 전 의원 등이 명단을 모아 지지선언을 한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그쪽에 물어보라"며 "우리는 장소만 빌려줬을 뿐, 명단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 후보 측의 해명은 궁색해 보인다. 김 후보 측은 24일 안동선 전 의원 등의 지지 선언을 "민주당에 실망한 원로정치인들의 용기있는 행동"으로 격찬하며 대대적으로 선전한 바 있다.
김 후보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민주당이 자유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의 자부심을 저버리고 노골적인 북한 편들기를 하고 있다는 게 민주당 출신 원로정치인들의 인식", "단일화협상으로 민주당 수뇌부가 유 후보 뒤를 쫓아다니며 지원유세 벌이는 모습에 원로 정치인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