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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자판 건설부문 공사현장<제공:대우자판>
대우자판 건설부문 공사현장<제공:대우자판> ⓒ 한만송

대우자동차판매주식회사가 380여 명이 넘는 인력을 감축하는 구조조정안을 발표하자, 대우자판 노조원들이 "회사를 망친 장본인은 그냥 나두고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해온 일반 직원들만 감축하려 한다"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기업구조 조정 개선작업(워크아웃)을 지난 4월 착수한 대우자판은 지난 9일 자구노력의 일환으로 임원진을 대상으로 인력구조조정 계획안을 발표했다.

이번 인력구조조정(안)을 보면, 자동차 사업부문의 전체 717명 중 트럭과 버스 관리 영업직을 제외한 380여 명(53%)을 1차 감축 목표 인원으로 정했다. 임원들도 대상 인원 21명 중 최소한의 인원만을 남기고 70% 이상을 계약 해지할 계획이다.

하지만 대우자판의 구조조정 안에 대해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자판 지회 등 노동계는 회사를 망친 장본인은 그대로 남아있고, 하위직만 일터에서 쫓겨낸다며 반발하고 있다.

건실한 대우자판 왜 무너졌나... 건설과 판매 모두 붕괴

대우자판은 옛 대우그룹 대우자동차에서 분리돼 1993년 국내 유일의 자동차판매 전문회사로 법인을 설립했다. 그 후 자동차판매뿐만 아니라 건설·금융 등 다원화된 수익구조를 바탕으로 30여개의 계열사를 둔 그룹으로 발전해왔다.

이동호 대우자판 사장이 부임할 당시에도 대우자판은 자본금 1500억원, 자산규모 1조 8천억원, 자본금 대비 부채비율 100%도 안 되는 초우량 기업으로, GM대우와 함께 인천의 대표기업이었다.

하지만 지난 2007년부터 부채가 급속도로 늘어나기 시작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건설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회사의 양대 축인 건설부분과 자동차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다. 2008년 말부터 유동성 위기설에 시달리다가 결국 지난 4월 주 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대우자판의 워크아웃은 현 경영진의 무리한 사업 추진 등으로 인해 발생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량 기업임에도 불구 대우자판 현 경영진이 계열사를 무리하게 늘리면서 위기를 자초했다는 평가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차량 판매에서 얻은 이익 등도 건설 부문으로 흘러 들어가면서 유동성 위기는 더욱 가중됐고, 이런 가운데 차량을 공급하는 GM대우가 대우자판에 차량 공급 계약을 해지했다.

특히, 대우자판 현 경영진은 분식회계 의혹도 제기받고 있다. 금속노조 대우자판 지회는 "2008년 3.143억을 차입해 3,238억원을 투자 활동에 사용했고, 작년에도 7,691억을 차입해 3,190억원을 투자 활동으로 지출했다. 같은 기간 동안 25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대손상각 처리(2008년 460억, 2009년 2,069억원) 하는 등 이해 할 수 없는 자금 운영으로 인해 회사의 경영 상태는 악화되기 시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우자판 노조, "회사 망친 경영진은 놔두고 구조조정" 반발

 대우자판은 GM대우가 토종기업인 대우자판을 말살하고 있다고 대형 현수막을 본사 건물에 부착했다. 하지만 노동조합은 현 경영진이 회사를 망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우자판은 GM대우가 토종기업인 대우자판을 말살하고 있다고 대형 현수막을 본사 건물에 부착했다. 하지만 노동조합은 현 경영진이 회사를 망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 한만송
금속노조 대우자판 지회는 대우자판의 구조조정 안에 대해 "회사를 망친 경영진은 그대로 놔두고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한 하위직을 구조조정 할 수 있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대우자판 지회와 금속노조 등은 15일 대우자판의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과 대우자판 본사에서 집회를 열고, 현 경영진 퇴진과 부실 경영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380여명에 대한 정리해고에 대해 결코 용인할 수 없다"면서, "경영파탄의 진짜 주범인 대표이사는 자리를 차고 앉아 있으면서 2년여에 이르는 기간의 대기발령, 임금체불, 자택대기발령 등 온갖 고통을 겪으면서도 피땀 흘려 키워온 회사를 지킨 조합원들을 정리해고 하는 것은 용서 받지 못할 사회적 죄악"이라고 주장했다.

대우자판 김진필 지회장은 16일 대우자판 본사에서 개최된 '정리해고 계획 철회 및 경영실패 경영진 퇴진촉구' 금속노동자 결의대회에서 "회사의 경영상태가 악화되어도 이동호 대표이사는 구조조정이라는 미명하에 직원들을 길거리로 내몰면서도 자신의 자리를 확고히 하기 위해 지분을 늘리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며 현 경영진의 퇴진을 요구했다.

특히 "스톡옵션을 행사해 백억원대의 차익을 올리는 비도덕적인 모습도 마치 능력 있는 경영진으로 포장해 홍보하기도 했다. 비도덕적인 행위로 모아진 자금과 금융권 대출을 받아 대우자판을 1인 소유화하기 위해 계속해서 주식을 매입하며 지분을 늘려나갔고, 이런 과정에서 임직원들을 동원해 대출을 받게 하고 그 대출금을 자신의 개인부채를 갚는 데 사용하는 등 도덕성을 상실한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며, "산업은행은 이처럼 무능하고 부도덕한 대표이사를 비호, 정리해고를 용인하면서 대우자판 노동자들의 생존을 파탄내는 데 일조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수차례 부도위기를 넘기며 워크아웃에 들어간 대우자판을 회생시키기 위해서는 능력과 도덕성을 겸비한 전문경영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이용규 인천시당 위원장은 연대사를 통해 "2001년 대우자동차 정리해고, 쌍용차 정리해고 등은 모두 무능한 경영진과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서 발생했다. 대우자판의 경우도 무능한 현 경영진의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한 사례"라며 "인천에서 못 된 기업은 심판받게 된다는 사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대우자판#대우자판 건설부문#GM대우#김진필#이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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