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내아이가 병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구수한 통닭 냄새가 병실 안에 가득하다. 코끝을 자극하는 구수한 냄새에 이끌려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 갑자기 허기가 느껴진다.
"누구에게 배달하려는 걸까. 통닭을 받은 환자는 참 행복할 거야."
잠시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있었다.
"조 00씨가 누구세요?"
"전데요.'
"제주도에서 한 00씨가 선물을 보내왔네요."
"네?"
세상에 나에게 온 선물이라니, 그것도 제주도에서 "빠른 쾌유를 빕니다"라는 글귀와 함께.
상상도 못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너무 놀란 나머지 한동안 멍하니 있었다.
어떤 이는 그럴 것이다. 별것도 아닌 통닭 한 마리에 웬 호들갑이냐고 말할지도 모른다(그러나 나에게 있어서 이번 선물은 별거다, 그것도 아주 특별하다). 허나 이 선물을 보내준 이를 안다면 그 분의 정성에 깜짝 놀랄 것이다.
핸드폰의 벨이 울린다. 때마침 마누라에게서 전화가 온 것이다.
"제주도에서 아시는 분이 통닭 선물을 보내왔네, 마누라보다 낫네?"
"당신은 마누라보다 나은 사람이 있어 좋겠네요."
지난 14일 새벽 00시 05분경이다. 사고를 당한 건. 광주를 다녀오는 길에 도로에 갑자기 돌이 굴러들어와 불의의 사고를 당한 것이다. 입원 중인 필자가 운영하는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http://blog.daum.net/choch1004)' 블로그에 여수 모병원의 쉼표 위에 누워 있다는 짤막한 글을 남겼다.
이글을 본 제주도. 킹 흑돼지. 찾아가는 맛집 (http://blog.daum.net/hansrmoney) 블로그를 운영하는 한혜솔(시인) 씨께서 쾌유를 기원하며 마음을 담아 선물을 보내온 것이다.
지난번에는 제주도 흑돼지 고기를 보내와 온 가족을 감동케 하더니, 또 한 번 나를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것이다.
이번 기회로 선물의 의미를 새롭게 깨달았다. 선물은 어떻게 해야 하며, 선물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선물이 사람의 마음을 이토록 기쁘게 한다는 것도 새롭게 느꼈다. 생각지도 않았던 누군가에게서 이렇듯 특별한 선물을 받는다는 것은 축복이다. 특별한 배려다. 이렇게 유쾌한 기분이드는 것을 보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