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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대 민선 울산교육감 취임식이 열리는 7월 1일 울산시교육청 주관으로 초등학교 3~6학년 대상 일제고사가 치러지는 가운데 이에 반대하는 학부모와 학생, 교사가 체험학습을 떠나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해 울산시교육청은 일제고사 체험학습 인솔교사에 대해 해임 1명, 정직 2명의 중징계를 내려 오랜기간 교육청-전교조 간 갈등이 지속됐다. 결국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4개월 뒤 해임된 조용식 교사의 복직과 나머지 교사 2명의 징계를 경감했다.

 

하지만 이번엔 사정이 다르다. 전임 울산교육감은 전교조와의 대화를 단절하고 '불통'으로 불리며 갈등을 이어왔으나, 7월 1일 취임식을 갖는 김복만 교육감은 선거 기간 대화와 화합을 강조해 왔기 때문. 또한 이번 일제고사가 지난해 해임 때의 전국단위 평가가 아닌 울산교육청이 주관해 지역에서만 치른다는 점도 차이점이다.

 

이 때문에 일제고사를 반대해 체험학습을 떠나는 전교조 소속 교사들에 대한 징계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울산교육청의 대응 결과가 김복만 신임 교육감의 향후 행보에 대한 시금석이 될 전망이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체험학습에 동행했다는 이유로 해임돼 동료 교사와 학생들을 뒤로 하고 교정을 떠나는 조용식 교사. 그는 교원소청심사 결과 4개월 뒤 복직했다.
지난해 체험학습에 동행했다는 이유로 해임돼 동료 교사와 학생들을 뒤로 하고 교정을 떠나는 조용식 교사. 그는 교원소청심사 결과 4개월 뒤 복직했다. ⓒ 박석철

오는 7월 1일 일제고사 때의 체험학습은 '일제고사를 반대하는 울산시민모임'이 주축이지만 상당수 전교조 교사가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교조 울산지부는 "울산교육청 일제고사가 교과부 주관 전국단위 학업성취도평가보다 더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울산전교조는 "전국단위 성취도 평가가 4단계로 성적을 통지하는데 반해 이번 일제고사는 각 학교에 점수로 통지될 예정이며, 대부분의 일선학교는 기말고사를 이번 일제고사로 대체한다"며 "이로 인한 각 학교의 파행은 교육의 근본 목적이 무엇인지를 의심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또 "초등학생들이 문제풀이로 날을 지새고 시험과목(국어, 수학, 사회 과학, 영어)이 아닌 교과목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심지어 야간 강제 학습을 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고 성토했다.

 

특히 전교조는 "교육청은 울산광역시 전체 성적 평균을 통지하여 학교간, 개인간 서열 매기기를 조장하고 있다"며 "결국 이는 사교육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교조 울산지부에 따르면 현재 울산지역 초등학생들은 한 학기에 6~7회의 시험을 치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어린 학생들의 시험 부담이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 빈발하다.

 

전교조 울산지부 조용식 정책실장은 "문제풀이식 암기 교육이 학생들의 창의력 신장을 가로막는 한국 교육의 가장 커다란 병폐라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며 "이렇게 한국 교육의 문제를 심화시키는 일제고사를 폐지하라는 입장을 전교조는 늘 견지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7월 1일 광역단위 일제고사 중단을 촉구한다"며 "일제고사를 폐지시키는 날까지 우리의 저항 행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7월 1일 체험학습 출발시간과 장소는 공개되지 않았으며 시험이 치러지는 오전 9시30분~오후 3시 동안 울산 인근의 계곡에서 천연개울가 신나는 물놀이, 미꾸라지 잡기, 활 만들고 배우기 등 체험이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사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일제고사 체험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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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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