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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값비싼 쌈 채소가 넘쳐난다.
값비싼 쌈 채소가 넘쳐난다. ⓒ 조찬현

배추 한 포기 가격이 1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한국인의 식탁에 없어서는 안 될 배추김치, 배추 값의 폭등으로 서민들의 시름은 날로 깊어만 간다. 이런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 주방장에게 "배추가 비싸니 내 식탁에는 배추김치 대신 양배추김치를 올리라"고 말해 세간에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양배추 값 또한 1만 원 이상 오른 상황이니 그도 그럴밖에.

딴에는 서민들을 위한다는 한 나라의 대통령이 채소 값도 모르고 있었다는데 그 문제가 있다. 지난달 30일 기준 농수산물유통공사 가격정보(KAMIS)의 소매정보를 살펴보니 배추 한포기의 평균 최저가는 9천원, 최고가는 1만3,800원, 양배추 한통의 최고가는 1만170원이었다.

 사찰음식전문점 자연채식뷔페 ‘수자타‘다.
사찰음식전문점 자연채식뷔페 ‘수자타‘다. ⓒ 조찬현

 자연채식뷔페로 갖가지 채소와 음식을 취향에 따라 맘껏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자연채식뷔페로 갖가지 채소와 음식을 취향에 따라 맘껏 먹을 수 있는 곳이다. ⓒ 조찬현

최근 배추 값의 폭등으로 김치관련 음식 값이 오르고 있다.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는 김치 추가 시 2천원의 비용을 받는다는 소식까지 들려온다. 배추김치를 안 먹을 수도 없고 이거 참 큰일이다. 이제는 배추김치가 아니라 '배추금치'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듯하다.

 우리전통음료, 새싹채소, 호박떡과 과일 등 그 가짓수가 실로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우리전통음료, 새싹채소, 호박떡과 과일 등 그 가짓수가 실로 헤아릴 수 없이 많다. ⓒ 조찬현

이런 가운데 광주광역시에 단돈 6천 원으로 채소를 맘껏 먹을 수 있는 사찰음식전문점이 있다고 해서 지난달 29일 찾아가봤다. 실내는 사람들로 인해 인산인해다. 광주 운림동에 위치한 수자타(점장 박지웅)는 사찰음식전문점이다. 이른바 자연채식뷔페로 갖가지 채소와 음식을 취향에 따라 맘껏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음식점 상호인 수자타(Sujata)는 부처님께 최초로 음식공양을 올린 인도 처녀의 이름이다. 그래서일까. 이곳 점장은 부처님께 공양드리는 마음으로 매일 손님 밥상을 준비한다고 한다. 한때 티벳박물관으로 사용했던 건물을 지난해 6월 식당으로 개조했다. 음식점의 규모가 실로 대단하다.

 잡채와 다양한 채소다.
잡채와 다양한 채소다. ⓒ 조찬현

값비싼 쌈 채소가 넘쳐난다. 부족하다 싶으면 또 챙겨놓고 갖가지 나물과 우리전통음료, 새싹채소, 호박떡과 과일 등 그 가짓수가 실로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수많은 사람들과 많고 많은 음식에 놀란 나머지 뭘 어떻게 먹어야 할지 정신이 없다. 대접을 하나 챙겼다. 보리밥에 도라지나물, 김치, 고사리, 가지나물, 애호박나물, 무생채, 콩나물 등 갖가지 나물과 콩고기, 고추장을 넣고 비볐다. 이걸 그냥 먹으면 단순한 보리비빔밥에 불과하다. 좀 더 우아하고 맛깔나게 한번 먹어보자. 촌놈 시골에서 대도시까지 와서 하는 오랜만의 외식인데.

 새싹채소와 갖가지 나물을 넣고 고추장에 비벼낸 비빔밥이다.
새싹채소와 갖가지 나물을 넣고 고추장에 비벼낸 비빔밥이다. ⓒ 조찬현

 보리밥에 도라지나물, 김치, 고사리, 가지나물, 애호박나물, 무생채, 콩나물 등 갖가지 나물과 콩고기, 고추장을 넣고 비볐다
보리밥에 도라지나물, 김치, 고사리, 가지나물, 애호박나물, 무생채, 콩나물 등 갖가지 나물과 콩고기, 고추장을 넣고 비볐다 ⓒ 조찬현

쌈 채소도 한가득 챙겼다. 이렇게 비벼낸 비빔밥을 쌈에 쌌다. 맛이 환상의 조합이다. 돌나물과 새싹채소에 이름도 모르는 대여섯 가지의 채소를 더 넣었다. 거기에다 잡채와 콩고기를 넣어 비볐더니 그 맛 또한 아주 그만이다.

 호박떡과 샌드위치, 두부, 콩으로 만든 탕수육, 빵 종류다.
호박떡과 샌드위치, 두부, 콩으로 만든 탕수육, 빵 종류다. ⓒ 조찬현

호박떡과 단술은 꼭 드셔보시길. '단술 먹은 여드레 만에 취한다'는 속담도 있지만 단술은  발효가 덜되어 알코올성분이 거의 없다. 호박떡도 진짜 맛있다. 된장에 버무려낸 열무김치와 콩고기도 추천할 만한 식재료다. 된장국은 삼삼하다. 모든 음식은 식재료 본래의 맛을 산뜻하게 잘 살려냈다.

 한때 티벳박물관으로 사용했던 건물로 음식점의 규모가 실로 대단하다.
한때 티벳박물관으로 사용했던 건물로 음식점의 규모가 실로 대단하다. ⓒ 조찬현

광주 화정동에서 왔다는 한 아주머니 일행은 "친구들끼리 자주 와요, 진짜 맛있어요"라며 음식에 대해 만족해했다.

이곳의 음식을 제대로 먹어보려면 서너 차례는 방문해야 될 듯싶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채소마저 이곳에서는 무한정이니, 이거 하나만으로도 이곳을 찾을 이유는 충분하지 않은가. 최근 배추와 채소 값의 폭등으로 늘어난 주름살 한번 오랜 만에 펴보자.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배추값폭등#채소#양배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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