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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헌 민주당 의원.
 전병헌 민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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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올해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로부터 참여정부와 관련돼 있던 기업들에 대한 세무조사 요청을 받고, 특별 조사를 벌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병헌 민주당 의원은 7일 오후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민간인 불법사찰을 벌여 국민적 비판을 받았던 공직윤리지원관실이 국세청에 여러 기업들에 대한 민원과 탈세 자료를 제공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참여정부와 관련돼 있던 인사들에 대한 정치 보복성 세무조사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이어 "윤리지원관실은 정치인에 대한 사찰 이외에도 국세청과의 유착을 통해 지난 정부 인사들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하게 했다"면서 "국세청은 이렇게 벌인 세무조사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국세청에 자료 공개 요청을 해 (지원관실로부터) 이첩되어온 서류 일부를 열람했던 적이 있다"면서 "특정 민간인 A씨가 '법무법인'을 통해 작성한 것이었는데, 노 전 대통령의 고교동창인 B씨에 대해 '전 정부의 비호를 받으며 탈세했다', '세무조사를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공직윤리지원관실-국세청 유착해 정치 보복조사 벌여"

국세청은 전 의원의 자료요구에 대해 서면으로 "총리실로부터 받은 탈세제보가 없다"고 거짓 해명으로 일관했으나, 이날 국감 현장에 참석한 이현동 청장은 "총리실로부터 자료를 받은 적이 있다"고 시인했다.

이현동 국세청장이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세청 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불법 민간사찰 공직윤리지원관실과 국세청이 유착해 정치 보복성 세무조사가 벌여졌다는 지적에 "정치 보복성 세무조사는 있을수 없으며, 법과 원칙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며 해명하고 있다.
 이현동 국세청장이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세청 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불법 민간사찰 공직윤리지원관실과 국세청이 유착해 정치 보복성 세무조사가 벌여졌다는 지적에 "정치 보복성 세무조사는 있을수 없으며, 법과 원칙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며 해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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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청장은 이어 "기업에 대한 각종 탈세제보는 총리실뿐 아니라 감사원 등 다른 기관에서도 제공 받고 있다"면서 "정치 보복성 세무조사는 있을 수 없으며, 법과 원칙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전병헌 의원은 이날 국세청의 보복성 세무조사 피해자로 증인으로 나선 박아무개씨를 상대로 질의를 벌이기도 했다. 전 의원은 "박씨가 대표로 있는 회사는 지난 2009년 7월 서울지방국세청에서 세무조사를 받았고, 올해 4월 다시 세무조사를 받았다"면서 "9개월 동안 두차례에 걸쳐 세무조사를 연달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박씨에게 "서울청 세무조사에 불복해서 조세심판원에 심판 청구를 한 사실이 있느냐"고 물었고, 박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세무조사를 받은 지 1년도 안 돼 추가로 세무조사를 받은 것은 이같은 심판청구에 대한 괘씸죄 때문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다시 물었고, 박씨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박씨의 경우 공직윤리지원관실로부터 넘어온 사례는 아니지만, 국세청의 세무조사 칼날은 민간기업의 삶에는 치명적이 될 수도 있다"면서 "지원관실로부터 사찰을 받고, 국세청으로부터 수차례 세무조사를 받은 피해자들은 '이제 당할 만큼 당했고, 거론하기도 싫다'고 읍소하고 있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이현동 청장은 "증인으로 나오신 분은 중복 세무조사를 통해 여러가지 문제가 발견됐고, 관련 법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했다"고 말했다.

"국세청이 무슨 근거로 상장기업 사장 자리에 관행으로 간다는 건가"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세청 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이현동 국세청장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세청 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이현동 국세청장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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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이날 오후 국감에선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의 사퇴 압력설도 도마위에 올랐다. 특히 안 전 국장의 사퇴 대가로 병뚜껑 업체인 삼화왕관 사장 자리를 제안한 것과 관련해, 이 청장이 "국세청 고위직 인사들이 이 회사에 관행적으로 갔다"고 발언해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은 안 전 국장 사퇴과정에 백용호 전 청장 개입 의혹이 있다는 <오마이뉴스> 보도를 상기시키면서, "당시 본청 감사관이었던 임성균 현 광주지방국세청장이 백 전 청장의 지시로 사퇴를 종용하면서, 삼화왕관 자리를 제안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본청 김영기 운영지원과장을 상대로, "백 전 청장이 그같은 (사퇴종용) 지시를 내린 적이 없다고 했는데, 백 전 청장에게 직접 확인을 했는가"라고 따졌다. 이에 김 과장은 "직책상 백 전 청장을 옆에서 모시고 있는데, 당시 인사와 관련해 여러 말씀을 하셨지만 (안 전 국장에 대한) 지시를 받은 적이 전혀 없었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이어 이현동 청장에게 "임 광주청장이 개인적인 아이디어로 삼화왕관 자리를 (안 전 국장에게) 제안했다고 한다"면서 "삼화왕관이 상장기업인데, 국세청에서 그동안 퇴직 직원이 많이 갔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현직 직원이 그같은 제안을 할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이 청장은 "그동안 관행적으로 (삼화왕관으로) 갈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답하자, 이 의원이 "도대체 무슨 관행으로 국세청 퇴직 직원이 상장기업에 갈 수 있다는 말인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던 이 청장은 이어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서 갔지만, 그동안 관행적으로 (갔다고) 이해할 수도 있어서..."라며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어 이 의원이 다시 "광주청장이 무슨 권한이 있어서 민간 기업 사장으로 사람을 보내며, 무슨 근거로 관행적으로 갔다는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이 청장은 "조직의 일을 원만하게 처리하기 위해서 개인적으로 한 일"이라며 "그 사안에 대해선 후에 별도로 말씀드리겠다"면서 서둘러 답변을 끝냈다.


태그:#국정감사, #국세청, #이현동, #이정희, #전병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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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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