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 뚜껑을 열자 따끈따끈한 찐빵과 만두에서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언제 무더웠나 싶을 정도로 아침저녁 스산한 기운이 감도는 요즘, 간식으로 찐빵과 만두가 치열한 순위경쟁을 벌이고 있다.
잘 발효된 밀가루 반죽에 단팥으로 속을 꽉 채운 찐빵 익는 냄새가 먼저 입맛을 자극한다. 희고 부드러운 찐빵을 한입 베어 물면 은은히 퍼지는 술 향기와 달콤한 팥 앙금이 환상적으로 어우러져 어릴적 추억을 떠올리게 해준다.
게다가 고기와 김치가 살짝 비치도록 얇고 투명하게 빚은 만두는 시장기를 더욱 부추긴다. 맛 간장에 살짝 찍어 노란 단무지와 곁들여 먹는 만두 맛은 가을철 최고 별미로 추천할 만 하다.
20년 전통의 어머니 손맛을 지켜나가는 명당만두 권영순(44) 대표가 요즘 아산시 온양온천시장 '맛내는 거리'의 맛 해결사로 주목받고 있다.
"사실은 주방에서 어머니가 식재료를 배합해 주시는 대로 찐빵과 만두를 빚고 있어요. 젊은 층부터 연세 많은 어르신들까지 옛날 맛 그대로라며 자주 찾는 이유가 바로 어머니의 손맛 때문입니다. 또 찐빵이나 만두재료 모두 직접 인근에서 농사지은 국산만 골라서 쓰고 있어요. 감미료를 쓰지 않아 단맛이 적당해 질리지 않으면서도 깊은 맛이 납니다."그녀의 가장 훌륭한 식재료는 바로 '정성'이라고 한다. 현재 고3 수험생 아들을 둔 그녀는 매일매일 아들에게 음식을 만들어주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만두와 찐빵을 만든다.
맛에 먼저 감동한 식객들은 가격에 다시 한 번 감동한다. 찐빵은 10개에 3000원, 만두도 1인분에 3000원이다. 이렇게 하루 동안 팔리는 양이 엄청나다. 찐빵은 하루에 400~600개를 손수 만드는데 모두 팔려 나간다. 매일 1000~2000개씩 빚는 만두 역시 하루 종일 주방에서 만들어 내기 바쁘게 날개 돋친 듯 팔린다고.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충남시사신문>과 <교차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