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은 <무비조이>에게 잊을 수 없는 해가 될 것 같습니다. 그동안 몇몇 사람들이 함께 즐기는 커뮤니티에 불과했던 사이트가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모두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무비조이> 식구 어느 누구도 이렇게 될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기에 그 놀라움과 기쁨이 컸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지금도 이 모든 것이 꿈 같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우리가 과연 이 정도 위치까지 올 만큼 열심히 노력했는지 질문한다면, 쉽게 '예'라고 답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2002년부터 <무비조이>란 사이트를 열었지만, 당시에는 영화배우 하지원씨를 좋아하는 팬들이 모여서 함께 즐기는 팬 페이지에 불과했습니다. 물론 당시 도메인은 MOVIEJOY.COM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다음에 하지원씨 카페가 매우 잘 되어 있어서 저희들 나름대로 다른 방향으로 모색한 것이 영화배우 하지원씨가 나온 작품 리뷰를 써보자는 것이었습니다. <무비조이>가 처음으로 영화 사이트로 첫발을 내디딘 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2007년까지 <무비조이>는 근 5년을 단순한 커뮤니티 사이트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다들 직장에 다니고 있는 관계로 인해 사이트에 그렇게 많은 시간을 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사이트로서 전혀 성장하지 못하고 5년을 보낸 것입니다. 그렇게 침체기를 보내고 있을 때 <오마이뉴스>를 알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형식상 <무비조이> 대표를 맡고 있는 제가 '제상민'이란 이름으로 글을 처음 송고한 것이 2008년 2월 26일 영화 <람보4-라스트 블러드>의 리뷰 기사 "80년대 액션, 21세기에도 통할까?" 였습니다.
처음 <오마이뉴스>에 글을 송고하게 된 계기는 제가 다니고 있던 직장 '잡부산'의 보도자료 기사를 송고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오마이뉴스>와 첫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당시 <오마이뉴스>에서 배운 것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특히 처음으로 정식 언론사에 기사가 되기 위해서 어떤 글이 되어야 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여전히 부족한 글이지만 당시에 받았던 충격은 엄청났습니다. <무비조이>에서 적은 글이 <오마이뉴스> 정식기사로 채택되다니, 버금 이상의 기사가 되어서 메인에 나오다니, 모두 제 일처럼 기뻐했습니다.
하지만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이 있다고 했던가요? 2008년 <오마이뉴스>를 알게 된 후 갑작스럽게 <무비조이>가 팽창하면서 무비조이 식구들 사이에 크고 작은 다툼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2009년 7월 1일 이후로 한동안 글을 송고하지 못하고 한두 달에 몇 건의 글을 띄엄띄엄 송고하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무비조이>가 생기고 나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가 가장 좋아야 했던 2009년이었던 것 같습니다. 전혀 주목받지 못했던 작은 사이트가 어느 날 <오마이뉴스>를 통해 주목받으면서 가지게 되었던 무비조이 식구 각자의 오만이 불러온 일이었습니다. 물론 이 글을 적고 있는 저 역시 당시 상당히 오만했습니다. 지금도 생각해보면 무비조이 식구 모두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입니다. 우리가 흔히 초심을 잊지 말자란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그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진심으로 알게 된 해였습니다.
그렇게 삐걱대던 <무비조이>가 2009년 말 사이트 디자인을 바꾸고 사이트 식구들 모두 현실을 직시하기 시작했습니다. 여전히 저희가 적은 글은 부족하고 완벽하지 않음을 스스로 깨달았습니다. 단지 지난 2009년 우리 스스로 완벽해졌다고 착각을 했을 뿐이었던 것입니다. 초심을 잃어버리고 오만이 우리 마음에 가득 찼던 것입니다. 프로가 아닌데 프로 흉내를 내면서 자신들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알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인생살이가 참으로 재미있단 생각이 드는 것이 그런 어려운 일을 겪고 나서 오히려 <무비조이>가 2010년 더 잘 되었다는 것입니다. 2010년은 <무비조이>가 처음으로 감독, 배우, 현장 GV 등을 기사로 만들기 시작한 해입니다. 그동안 저희끼리 패쇄적으로 운영되던 사이트였다면, 2010년은 처음으로 외부와 연결된 기사를 만들기 시작한 해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현장감 있는 기사를 통해 <무비조이> 역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해 나갔습니다.
여기에다 영화 사이트로서의 정체성 역시 확실히 한 해가 되었습니다. <무비조이>하면 '영화리뷰전문사이트'란 타이틀을 많은 분들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이 저희 힘만으로 이루어낸 것이 아님을 잘 알고 있습니다. 여전히 저희가 <오마이뉴스>에 보내는 글에 부족함이 많고 기사로써 아쉬운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무비조이> 사이트에서 글을 발행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저희가 부족함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 노력하고 항상 저희에게 가해지는 채찍질을 겸허하게 수용할 것입니다. 지난 2009년과 같은 잘못된 짓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입니다.
올해 2010년은 <무비조이>가 지난 7년 동안 이루어온 일을 단 1년 만에 이루어낸 해가 되었습니다. 사이트에서 내보내는 기사의 양이라든지 질, 그리고 사이트 방문자수까지도 함께 증가하였습니다. 저희한테 상당히 소중하고 의미 있는 한해였으며 더불어 <무비조이>의 성장은 저희에게 가장 큰 특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올바른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많은 충고 부탁합니다'란 이야기로 <무비조이>의 "'2010', 나만의 특종" 글을 끝마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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