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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에버랜드가 이달 초부터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 에버랜드가 이달 초부터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유성호

삼성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삼성 에버랜드가 이번달 초부터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에버랜드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이 최대주주다. 특히 이 부사장은 에버랜드를 정점으로 해서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등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형식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삼성 에버랜드가 삼성 지배구조의 핵심 계열사인 이유다.

 

특히 국세청은 올해 초 삼성화재와 삼성증권에 대한 세무조사 이후, 에버랜드와 함께 그룹내 금융 핵심계열사인 삼성생명에 대한 세무조사도 벌였다. 따라서 최근 한화그룹을 비롯해 태광, C&그룹 등 재벌기업에 대한 전방위 사정 압박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최대 재벌인 삼성에 대한 전방위적인 세무조사의 배경과 결과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기 세무조사의 일환"... 삼성 관계자 "정기 조사라고 하지만..."

 

15일 관련 업계와 국세청 등에 따르면 이번달 초부터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국에서 10여 명의 조사국 직원이 서울 을지로1가 에버랜드 본사에 파견돼,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

 

삼성 에버랜드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달 초부터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5년 만에 받는 정기적인 세무조사로 별다른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어느 수준에서 세무조사가 진행되는지 등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한다"면서 "정기적인 조사인 만큼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국세청은 "개별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여부를 확인해 주기 어렵다"면서 구체적인 언급은 꺼렸다. 대신 국세청 관계자는 "에버랜드에 대한 조사는 정기적인 조사의 일원"이라고 말했다.

 

에버랜드와 국세청 등에선 이번 세무조사가 "정기조사"라는 부분을 유독 강조하면서,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최근 국세청의 재벌에 대한 잇다른 세무조사 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 고위관계자도 "(국세청은) 정기적인 조사라고 하지만..."이라며 "전반적인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언급을 꺼렸다.

 

삼성 지배구조의 정점 에버랜드 세무조사 왜?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 ⓒ 유성호

특히 에버랜드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계열사이기 때문이다. 에버랜드의 최대주주는 이건희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부사장으로 지분 25.1%를 가지고 있으며 삼성카드(25.6%)와 함께 최대주주로 돼 있다.

 

에버랜드는 이어 삼성생명과 삼성카드,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의 정점에 있으면서, 사실상 삼성 지배구조의 지주회사로 여겨진다.

 

현재 이재용 부사장의 여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지분 8.37%)가 작년 9월부터 에버랜드의 경영전략 담당 전무를 함께 맡고 있으면서, 에버랜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세청의 삼성그룹에 대한 세무조사 역시 올해초부터 금융계열사를 시작으로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점도 마찬가지다. 이미 삼성화재를 비롯해 삼성증권에 이어 지난 7월에는 삼성생명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였다. 지난 5월 주식시장에 상장한 삼성생명은 삼성 금융계열사의 핵심으로 꼽히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곳이다. 특히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는 삼성생명을 상대로 세무조사를 벌였던 국세청 조사국 직원이 업체로부터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로 교체됐던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들 삼성계열사 이외 국세청은 제일기획에 이어 최근에는 삼성토탈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 올해 들어 국세청으로부터 삼성의 주력 계열사들이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검찰의 대기업에 대한 수사와 함께 주요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가 전방위적으로 진행되는 것 같다"면서 "대부분 정기적인 (세무)조사이며 해마다 많은 기업들이 조사를 받고 있지만, 문제는 이같은 (조사) 사실이 외부로 계속 알려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정권 차원에서 대기업에 대한 압박카드로 세무조사를 활용하고 있지 않느냐는 볼멘소리인 셈이다.

 

반면에 일부에선 국세청이 대기업 사정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 아니냐는 의견도 여전하다. 실제 지난달 이현동 국세청장은 대기업 탈세에 대해 강도높은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이 청장은 당시 "일부 대기업들은 아직도 과거 세금을 보는 자세에 안주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국세청#에버랜드#세무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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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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