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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인디아 리틀 인디아 지역 거리에 있는 아치형의 홍보물. 인도의 상징인 코끼리 모습도 보인다.
리틀 인디아리틀 인디아 지역 거리에 있는 아치형의 홍보물. 인도의 상징인 코끼리 모습도 보인다. ⓒ 정도길

 

세랑군 로드 주변 상가 중심으로 형성된 싱가포르 속 작은 인도를 체험할 수 있는 리틀 인디아. 7% 안팎의 인도계 사람들이 만든 구역이다. 19세기 중반 수많은 인도인 이주노동자들이 가축사용이 편리한 토지와 초원이 있는 현재의 리틀 인디아 지역으로 터전을 옮기면서 시작되었다. 다른 지역에 비해 개발이 덜 되었으나, 작은 인도로 불릴 만큼 이국적인 모습으로 인도의 분위기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상점거리 리틀 인디아 지역에 있는 상점. 화려한 색깔의 각종 기념품이 즐비하다.
상점거리리틀 인디아 지역에 있는 상점. 화려한 색깔의 각종 기념품이 즐비하다. ⓒ 정도길

 

리틀 인디아 지역에는 사원과 많은 인도 레스토랑, 재래시장이 있어 여행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폭이 제법 넓은 도로를 끼고 있는 이 지역은, 거리를 오가는 여행자도 많지만, 많은 인도 사람들로 북적인다.

 

붉은 색깔의 전통 공예제품을 비롯한 장신구들이 즐비하고, 수많은 관광객이 상점을 드나든다. 인도 특유의 강한 향은 머리가 띵할 정도로 코끝을 자극한다. 나무, 철, 금색 도금을 한 불상과 코끼리 등 각종 동물형태의 조각상이 진열돼 있다. 불상 하나를 사고 싶어 가격을 물어보니, 생각보다 비싸, 눈으로만 보고 머리에만 담아야 했다.

 

리틀 인디아 리틀 인디아 거리 모습
리틀 인디아리틀 인디아 거리 모습 ⓒ 정도길

 

거리는 자동차, 오토바이 그리고 사람들이 뒤섞여 혼잡하다. 사이사이 빠져 나가기도 어렵다. 크고 작은 가게에는 값싼 액세서리에서 제법 비싼 귀금속도 팔고 있다. 여성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파인애플과 바나나 등 즐겨먹는 열대과일을 파는 가게도 많지만, 처음 보는 과일을 파는 가게도 눈에 많이 띈다. 민속의상을 입은 여성이 거리를 활보하는 리틀 인디아. 싱가포르에서 또 다른 나라 인도에 온 느낌을 온 몸으로 느낀다.

 

이발소 리틀 인디아 지역에 있는 이발소 모습
이발소리틀 인디아 지역에 있는 이발소 모습 ⓒ 정도길

 

도로변에 길게 이어진 상점은 하나의 커다란 건물처럼 보인다. 건물과 건물 사이는 공간을 두지 않고 다닥다닥 붙어 있는 형태로 1~2층은 주로 가게 용도고, 3층은 주거용이다. 영문 글자만 새겨진 간단한 간판, 강한 색채가 아닌, 아주 연한 톤의 색깔을 칠한 나무 창문이 소박하다.

 

아파트 밖으로는 빨래가 널려있는데, 빨래걸이가 특이하다. 건물 외벽에 파이프 꽂이를 고정시켜 놓고, 빨래를 널 때만 파이프를 끼워 사용한다. 우리나라 아파트 국기 게양대 모습이다. 2~3m 정도로 족히 보이는 긴 막대기를 길게 늘어놓은 모습. 저수지에서 낚싯대를 길게 뻗쳐 놓은 모양을 연상케 한다.

 

술탄 모스크 아랍 거리에 있는 술탄 모스크
술탄 모스크아랍 거리에 있는 술탄 모스크 ⓒ 정도길

거리의 사람들 술탄 모스크 앞 거리에는 예배를 보러 온 사람들이 잠시 쉬고 있다.
거리의 사람들술탄 모스크 앞 거리에는 예배를 보러 온 사람들이 잠시 쉬고 있다. ⓒ 정도길

 

아랍 스트리트에 있는 싱가포르 술탄 모스크. 싱가포르 최대 규모의 이슬람 사원으로 키 큰 야자수 사이로 보이는 황금색 지붕과 뾰족한 조형물이 건물을 압도한다. 사원 외벽에는 특별한 문양도 새겨져 있다.

 

1825년에 세워진 이 사원은 매주 금요일 예배 시간을 제외하고 입장이 가능하며, 사원 내부를 둘러 볼 수 있다. 모스크 앞 넓은 골목 같은 상점 거리에는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이슬람 문화권의 기념품 가게가 즐비해 있다. 불행(?)하게도 가는 날이 장날인지, 입장 시간이 맞지 않아 사원 겉모습과 가게 구경만 한 채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셔틀버스 싱가포르 대학내에 셔틀버스 운행하고 있다.
셔틀버스싱가포르 대학내에 셔틀버스 운행하고 있다. ⓒ 정도길

 

싱가포르 마지막 여행지는 싱가포르 국립대학(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NUS)이었다. 싱가포르에는 3개의 대학이 있는데, 이 대학은 2009년 세계 대학 평가에서 88위로 순위가 매겨지기도 했단다. 메인 캠퍼스는 남서부 지역 켄트 릿지(Kent Ridge)에 약 1.5 km²에 걸쳐 위치해 있다.

 

천연자원이 부족한 이 나라는 국가차원에서 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이런 결과로 눈부신 성장을 하고 있다. 도쿄대학교, 베이징대학교와 함께 아시아 3대 명문대학으로 꼽히고 있으며, 세계 50위권 안에 드는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공학과 과학부문에서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한다.

 

평화로운 새 싱가포르 대학 잔디광장에 평화롭게 노는 새 두 마리.
평화로운 새싱가포르 대학 잔디광장에 평화롭게 노는 새 두 마리. ⓒ 정도길

 

이곳에서는 가이드의 안내와 설명이 없었다. 스스로 학교를 둘러보고 정해진 시간까지 오라는 것. 혼자 여행하는 습관에 익숙하다 보니 혼자서 교내를 둘러보았다. 영어가 완벽하게 통하지 않았지만, 용기를 내 어느 사무실로 들어가 보았다. 안경을 낀 작은 체구, 나이가 지긋한, 여자와 첫 대면을 하자 말문이 막힌다. 하지만, 긴장을 풀고 소개를 한 후, 궁금한 점을 물으니, 친절하게 답해 준다. 10여 분 시간이 지나자 분위기는 한층 편해지고 자신감도 생겼다.

 

30여 분 동안의 대화를 마치고 일어나려 하자 팸플릿을 몇 개 건네준다. 건물 안을 힁허케 한바퀴 둘러 봤다. 교수로 보이는 사람과 학생들이 자유롭게 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이런 분위기가 대학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안내센터 1층에는 이 대학 역대 총장들의 대형 사진이 벽에 걸려있다. 세계적 명문대학으로 이끈 지도자의 명성이 눈에 보이는 것만 같다.

 

저녁은 해산물, 회 덮밥, 그리고 육류 종류로 갖춰져 있어 먹을 수 있는 선택 폭이 다양하고, 보는 것만으로도 푸짐하다. 바닷가에 살아 그런지, 메뉴를 선택할 때는, 육류보다는 해산물이 우선이다. 지금껏 내 돈을 주고 소고기 등 육류를 사 먹은 적이 별로 없는 기억이다. 해산물과 육류 두 종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단연 해산물. 푸짐함이 가득한 저녁 식사는, 푸짐한 마음으로 채워지고, 싱가포르에서 마지막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술탄 모스크 황금색 돔 지붕과 뾰족하게 장식을 한 술탄 모스크
술탄 모스크황금색 돔 지붕과 뾰족하게 장식을 한 술탄 모스크 ⓒ 정도길

해외체류가 아닌, 단순히 짧은 해외여행에서 사람들은 겉모습만 보고, 그것을 전부인양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나 역시도 그렇다. 그래서 3일간 싱가포르 여행에서 어찌 싱가포르를 제대로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렇지만 울창한 숲과 조화를 이루는 깨끗한 도시환경은, 정부 관계자나 가이드의 설명이 필요 없는, 직접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는 것이다.

 

여행기간 중 경찰과 경찰차량을 한번도 보지 못한 것도, 이 나라가 치안이 얼마나 안정적인가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것. 그래서 국제연맹 총회나 각종 컨퍼런스를 개최할 충분한 여건이 돼 많은 외국인들이 찾고, 결국 그것이 국가경쟁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요소가 된다는 점은 충분히 배울 만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리틀 인디아 리틀 인디아 지역 거리모습
리틀 인디아리틀 인디아 지역 거리모습 ⓒ 정도길

 

또 하나, 몇 번의 해외여행에서 느낀 점이랄까. 성격이 다분히 급한 나로서는, 출입국 심사 등 출발지에서 도착지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는 것. 어찌 보면, 비행기가 나는 시간 보다, 더 긴 시간을 필요로 한다. 싱가포르 여행을 마친 10월 15일 오후 8시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에 도착, 다음날 낮 12시, 거제도 집에 안착했다. 인터넷을 뒤져 위성지도를 보니, 한국에서 싱가포르가 그리 멀어 보이지 않다는 느낌이다. 그런데도 가는데 13시간, 오는데 16시간(거제에서 출발해 도착한 시간까지 모두), 하루가 지나고 5시간이 더 걸렸다.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해외여행이지만, 그래도 여행은 많은 이야기를 남긴다. 그리고 기록해야만, 기억에 오래 남는다는 것을 알았다. 사람들은 흔히 말하기를, 어디 좋은 곳에 가면, 남는 것은 사진이라면서, 많은 사진을 찍는다. 그런데 사진 만으로서는 기억을 더듬어 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메모를 하고 기록을 남겨야만,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도, 그때 그 이야기를 다시 풀어보는 즐거움을 느끼지 않겠는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지역신문인 뉴스앤거제에 송부할 예정입니다.


#리틀 인디아#싱가포르 대학#술탄 모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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