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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진이 나자 건물 밖으로 나온 사람들
지진이 나자 건물 밖으로 나온 사람들 ⓒ 유용수

지난 11일 오후 3시경 일본 도쿄시내 사무실, 갑자기 누군가 건물이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가금씩 작은 지진이 있어 이 흔들림도 조금 있으면 멈추려니 했다. 그런데 이번은 유난히 길었다. 오히려 점점 더 심하게 건물과 창문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마치 흔들거리는 버스에 탄 느낌이었다. 모두 본능적으로 사무실 책상밑으로 기어들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사무실이 흔들거리기 시작했다.

며칠 전 TV에서 본 뉴질랜드의 폐허가 된 건물이 연상되었다. 여기서 죽나보다 싶었다. 처음 경험하는 공포의 순간이었다. 2~3분이 마치 10년 정도의 느낌이었다. 다행히 어느 정도 흔들림이 잠잠해졌다. 전원 비상계단을 통해 밖으로 피난했다. 도로에 차는 다니지 않았고 사무실에서 피난나온 사람들로 도로가 가득 메워졌다. 그러다 다시 지면이 흔들렸다. 빌딩들도 흔들리고 있었다.

모두들 처음 당하는 초유의 일들이라 무얼 어떻게 해야하는지 우왕좌왕했다. 모든 휴대폰은 통화가 두절되었다. 일반 사무실전화도 모두 불통되었다. 다행히 휴대폰 인터넷과 휴대폰 TV는 연결이 되었다. 진원지가 일본의 동북지방에 진도 8.8 일본관측 역사상 최대 강진이었다. 모든 수도권의 전철 교통편이 멈췄다. 가족들의 안부도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지진 이후 출동한 소방차
지진 이후 출동한 소방차 ⓒ 유용수

 학교 운동장으로 대피한 사람들
학교 운동장으로 대피한 사람들 ⓒ 유용수

사람들은 근처의 초등학교로 모두 피했다. 여기저기서 구급차와 소방차, 경찰차의 사이렌이 요란했다. 도쿄의 시민들은 가전판매점에 모여들어 긴급뉴스를 들었고 모든 방송이 오직 지진과 쓰나미 속보를 보도하고 있었다. 초등학교의 운동장에는 이미 수 백명의 시민들이 대피해 있었다. 초등학교 옆 아파트에서 시커먼 연기와 불길이 솟아 올랐고 도쿄시내는 마치 내전상태를 방불케 했다.

고층빌딩에서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비상계단을 통해 대피했고 대피하는 과정에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도쿄시내의 건물천장이 무너져 두명이 사망하고 후지 TV방송국 뒤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소식도 인터넷을 통해 전달됐다.

모든 교통편이 두절된 가운데 겨우 오후 8시가 되어서야 집으로 전화가 되었다. 가족들이 공포에 사로잡혀 있었지만 안전하다는 연락을 받고 겨우 안심이 되었다. 하지만 일본 전역 해변에는 쓰나미가 밀어닥쳐 사상자가 속출했다. 해변에서 가까운 곳에 자택을 둔 사원들은 가족들이 걱정돼 서둘러 택시, 버스, 자전거 또는 도보로 귀가를 했다. 

전철역에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마치 전쟁터 같았다. 모든 호텔과 숙박시설은 만실이었고 할 수 없이 역에 신문지를 깔고 잠을 자는 사람들도 많았다. 점점 피해규모가 확대되는 가운데 더이상 희생자가 불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지진 관련 뉴스에 귀기울이는 사람들
지진 관련 뉴스에 귀기울이는 사람들 ⓒ 유용수


#일본#대지진#츠나미#원자력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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