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 되면 5·18광주민중항쟁을 맞아 많은 분들이 광주를 찾는데, 묘역 참배로 끝나는 경우도 있고 그러다보니 5·18을 피상적으로만 접하게 된다. 이를 탈피하고 공정여행을 통해 '5월 광주'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여행길을 운영하게 됐다." (최금동 공정여행단 팀장.)
윤리적 소비가 강조되면서 공정여행(혹은 착한여행, 지속가능한 여행)이 새로운 여행 트랜드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광주지역에서는 처음으로 공정여행을 기획, 운영하는 사회적 기업이 출범해 관심이다.
지난 2008년 광주·전남지역 문화재 보호를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사회적 기업 (사)문화재예방관리센터(단장 나기백)는 문화재와 연계한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추진해 호평을 받아 왔다. 문화재예방관리센터는 올들어 그동안 추진해 왔던 테마여행 프로그램을 확대, 공정여행 프로그램을 본격화하기 위해 '공정여행 사업단'을 꾸렸다.
공정여행의 취지를 살리면서 남도의 문화·역사·자연 등의 속살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공정여행 상품을 발굴, 운영하기 위한 것이다.
'5월 광주 하루 여행' 운영하는 공정여행 사업단
최금동 공정여행단 팀장은 "공정여행은 기존 여행의 패턴과 문화에서 탈피해 여행지의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지역 먹을거리와 재래시장, 숙박시설 등을 활용해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는 측면이 있다"며 "또한 여행자들이 관광 수준의 탐방 수준을 넘어서 지역의 문화유산과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여행이 공정여행"이라고 설명했다.
최 팀장은 "문화재예방센터 공정여행 사업단은 광주지역에서는 처음으로 공정여행 상품을 발굴, 운영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광주와 전남지역에 공정여행을 정착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공정여행 사업단은 5월부터 본격적인 공정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공정여행의 취지를 살려 광주 민주화 운동의 역사, 광주와 인근 지역의 문화를 깊이 있게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을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 첫 번째 공정여행 프로그램이 '5월 광주 하루 여행'이다.
'5월 광주 하루 여행'은 5월 14일, 21일, 28일 등 세 차례 운영된다. 14일과 21일에는 시민사회단체 관계자와 일반인들을 별도로 모집해, 각각 다른 코스로 운영할 예정이다.
코스는 국립 5·18민주묘지와 구묘역, 1980년 5월 최초 발포지, 5월 길(옛 전남도청 인근), 대중 공연, 소쇄원, 무등산 옛길 산책 등으로 짜여졌다(A코스와 B코스가 다름). 여행길에는 당시 시민군으로 참여했던 유공자나 전문 해설사가 동행한다.
최금동 팀장은 "5·18광주민중항쟁 기념일을 맞아 광주를 찾는 분들이 옛 전남도청이나 묘역 등만 둘러볼 것이 아니라 5월 학살의 현장을 당시 시민군에 참여했던 분들과 함께 걸으면서 생생한 역사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며 "여행자들의 경비는 최소화하면서 의미있는 여행이 되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6월부터 테마별 여행길 추진... "다양한 코스 개발로 공정여행 정착시킬 것"
공정여행 사업단은 '5월 광주 하루 여행'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정여행 프로그램을 추진할 예정이다. 6월부터는 광주와 인근 전남지역 등을 중심으로 마을체험 등 1박 2일 이상 일정의 여행 코스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월 1회 한옥체험, 농촌마을체험 등 테마별 코스도 운영한다.
공정여행 사업단은 (사)문화재예방관리센터가 그동안 추진해 왔던 한옥마을 체험, 농촌마을 체험 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축적한 경험과 성과를 최대한 활용해 이를 체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문화재예방관리센터는 그동안 전남 화순군 도곡면 달아실 마을에서 '제주 양씨 종가 제사 체험', '달마실 가세' 전통 음악회, 문화재사랑 사진전시회, 전통차 시음회, 서당체험, 한옥민막, 운주사 역사 기행 등 다양한 체험 행사를 진행했다. 또 담양 무월마을, 구례 오미마을, 함평 오두마을, 보성 강골마을을 중심으로 한 한옥체험, 농촌체험, 갯벌체험 등을 진행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김관후 문화재예방관리센터 기획실장은 "여행자들이 피상적으로 자연경관이나 유명지를 둘러보는데 그치지 않고 사라져가는 우리의 옛 문화를 직접 체험함으로써 남도문화의 숨결을 느끼고 문화재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며 "문화체험 행사 등을 통해서 발굴하고 축적한 인적 자원 등을 활용해 공정여행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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