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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뷰(OhmyView)>는 소비자 입장에서, 소비자의 눈높이로 제품을 꼼꼼히 따져봅니다. 대상은 따로 없습니다. 자동차든, 휴대폰이든, 금융상품이든...가장 친소비자적인 시각을 전달하려고 합니다. 또 이 공간은 각 분야에 관심있는 전문블로거나 시민기자 등 누구에게도 열려있습니다. [편집자말]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한강대교 인근 자전거도로에서 찍은 RCT R7의 모습.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한강대교 인근 자전거도로에서 찍은 RCT R7의 모습. ⓒ 선대식

전철 문이 열리자, 쭈뼛쭈뼛 몸과 자전거를 실었다. 주말이라 전철 안에는 사람이 많지 않아 불편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들의 시선이 한꺼번에 내게로 향하는 것이 느껴졌다. 예상은 했지만, 식은땀이 날 정도일 줄이야. 몸으로 최대한 자전거를 가렸지만, 분홍 빛깔의 바퀴는 가릴 수 없었다.

이 자전거는 알톤 스포츠의 'RCT R7'(이하 'R7')이다. 지난해 출시 이후 '국민자전거'라는 애칭을 얻을 만큼, 자전거 입문자들에게는 '대세'다. 한강변에 가면, 알록달록한 색깔의 R7을 쉽게 볼 수 있다. 혹자는 10분마다 1대씩 볼 수 있다는 의미의 '10분 자전거'라고 칭한다. 이러한 R7의 인기 비결이 궁금했던 것은 자전거 입문자인 기자의 숙명이었으리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알톤 스포츠 본사에서 R7을 빌린 것은 지난달 21일. 알톤 스포츠 쪽은 재고가 없어 인근 매장에서 '겨우' 빌려 왔다며 자전거 한 대를 건넸다. 눈앞에 놓인 분홍색 자전거를 두고 "다른 색깔의 자전거가 없느냐"고 물어볼 수 없었다. 자전거를 끌고 나왔더니 비가 내렸다. 이렇듯 R7과의 첫 만남은 눅눅하고 축축했다.

R7, 저렴한 가격대에 눈에 띄는 디자인이 인기 비결

 RCT R7의 모습이다.
RCT R7의 모습이다. ⓒ 선대식

R7은 입문자용 하이브리드 자전거(Hybrid bike)다. 하이브리드 자전거란 튼튼한 산악자전거(MTB)와 속도가 빠른 로드용 자전거(Road Bike)의 장점을 결합한 모델이다.

튼튼하고 충격이 잘 흡수되는 산악자전거는 자전거에 최악인 우리나라의 도로사정에 비춰보면 썩 괜찮은 선택일 수 있지만, 무겁고 속도를 내기 어려운 게 흠이다. 반면, 로드용 자전거는 날렵하지만, '드롭바(자전거 핸들이 일자가 아니라, 양 끝이 아래로 향한 것)'와 몸의 무게 중심을 앞쪽으로 쏠리게 하는 불편한 승차 자세가 고민거리다.

이런 상황에서 산악자전거의 튼튼함과 로드용 자전거의 날렵함을 갖춘 하이브리드 자전거가 큰 인기를 모은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출퇴근용으로 많이 쓰이며 주말 한강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R7은 입문자용 하이브리드 자전거 중에서 최고 인기 모델이다. 우선 썩 괜찮은 성능에 22만~32만 원(인터넷 쇼핑몰 기준)의 저렴한 가격이 인기 요인이다. 

무엇보다 이 자전거가 대세가 된 것은 단연 디자인이다. R7은 픽시자전거(Fixie)의 한국형 모델이다. 픽시자전거는 고정기어비를 가진 1단 자전거로, 자전거의 부품을 자신이 원하는 색깔과 디자인으로 꾸밀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R7은 그러한 개성 연출이 가능하면서 한국지형에 알맞도록 변속기어 등을 달았다는 게 알톤스포츠 쪽의 설명이다.

R7은 젊은 사람들의 구미에 맞게 다양한 색깔의 바퀴, 체인, 안장을 구비했다. 기자가 빌린 분홍색 바퀴의 R7도 여성 라이더에게는 매력적인 것이리라. 한강에서 각각 파란색과 분홍색 바퀴를 단 R7을 세워놓고 데이트를 즐기는 커플들을 볼 때마다, R7의 인기를 체감할 수 있다. 지난해 출시 석 달 만에 1만 대 판매량을 기록한 자전거는 R7 말고는 찾기 힘들다.

자, 이제 진부한 얘기 그만하고 직접 타보자. 지난 4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역에서 서울 송파구 방이동까지 한강변 18km를 달렸다. 이에 앞서 여러 차례 R7을 안양천 등지에서 타보기도 했다.

승차 자세는 다소 불편하지만, 속도는 수준급

 RCT R7으로 한강 자전거도로를 달리는 느낌을 자동차는 흉내낼 수 없다.
RCT R7으로 한강 자전거도로를 달리는 느낌을 자동차는 흉내낼 수 없다. ⓒ 선대식
키가 180cm인 기자가 R7에 처음 올라탔을 때, '딱 맞는 자전거'라는 느낌은 오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자전거의 바퀴는 26인치(650C)로, 일반적인 로드·하이브리드 자전거(27인치, 700C)보다 작다. 자전거 차체는 낮은데 안장은 키를 고려해 높여야 했기에, 몸의 무게 중심이 앞쪽으로 쏠리는 느낌을 받았다.
이런 자세에 익숙해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지만, 키가 큰 사람들은 이 자전거를 구입하기 전에 자전거를 한 번 타보기를 권한다.

한강 자전거도로는 폭이 넓다. 추월이 자주 일어난다. 앞서 나가는 자전거를 추월할 때 느끼는 짜릿함은 한강 자전거도로의 묘미다. 물론, 추월당할 때 느끼는 굴욕은 생각하고 싶지 않다. 같은 성능의 엔진(심장과 근육)이라면, R7은 우리나라에 가장 많이 보급된 산악자전거보다 앞서 나아갈 수 있다. 그 자전거가 100만 원을 웃도는 카본 자전거가 아니라면 말이다.

11.7㎏밖에 안 되는 자전거의 무게와 폭이 얇은 바퀴는 같은 힘을 들였을 때, 산악자전거보다 앞서 나가도록 해준다. 굳이 다른 자전거를 추월하지 않더라도 페달을 힘껏 밟았을 때 자전거의 속도는 꽤 빠르다. 이날 R7의 속도는 평균 시속 20~30km. 기자가 가지고 있는 50만 원대 하이브리드 자전거의 속도와 큰 차이가 없다.

이날 뜨거운 햇볕에도, 올림픽대로 아래를 지나는 한강 자전거도로 한강대교-동작대교 구간(남쪽)을 시속 30km로 달리는 자전거에서 느끼는 상쾌함은 그 어떤 탈것으로도 경험하기 힘든 것임에 분명하다.

오르막 등판능력도 나쁘지 않아... 입문자에겐 최고의 선택

 RCT R7 뒷바퀴에는 스램(SRAM)사의 'X-3' 7단 변속 기어가 달렸다. 한강 자전거도로에서 고가의 하이브리드 자전거에 비교해 큰 불편은 없다.
RCT R7 뒷바퀴에는 스램(SRAM)사의 'X-3' 7단 변속 기어가 달렸다. 한강 자전거도로에서 고가의 하이브리드 자전거에 비교해 큰 불편은 없다. ⓒ 선대식
그렇다면 R7의 오르막 등판능력은 어떨까? R7의 구동계는 스램(SRAM)사의 'X-3'다. 뒷바퀴에만 7단의 변속 기어가 장착돼 있다. 24단의 변속기어를 가지고 있는 50만 원대 하이브리드 자전거에 비하면, 다양한 변속 기어를 선택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오르막 등판능력이 형편없다고 볼 수 없다.
R7으로 기자가 달린 한강 자전거도로에서 올라가지 못할 오르막은 없었다. 물론, 고가의 하이브리드 자전거에 비해 더 많은 힘을 들여야겠지만, 변속 기어를 잘 이용하면 한강에서 자전거를 끌 일은 없을 것 같다. 변속 기어는 트리거 변속 레버를 통해 엄지손가락 만으로 기어를 바꿀 수 있다.

R7은 자동차와 비교하면 현대자동차의 아반떼와 비견될 만하다. 아반떼가 젊은 사람들이 생애 첫 자동차로 선택하기에 알맞은 베스트셀링카라면, R7은 입문자용 하이브리드 자전거 1순위다.

가까운 거리의 출퇴근이나 한강 라이딩을 위한 첫 번째 자전거로 R7은 거의 완벽한 선택이다. 개성 있는 자전거를 원하는 여성 라이더에게도 알맞다. 만약 '미친 등록금'에 허덕이는 대학생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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