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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한들한들
코스모스한들한들 ⓒ 정기상

"야! 코스모스다."

한 두 송이가 아니다. 무리 지어 있는 코스모스가 마음을 잡는다. 언제 저리 곱게 피어났을까? 맑은 빛깔로 피어난 꽃은 순수하다. 티 한 점 묻어 있지 않아 청순하다. 맑고 고운 꽃의 느낌이 내 마음까지 깨끗하게 정화시킨다. 욕심으로 찌들어 있는 영혼을 맑게 정화시켜준다. 무거웠던 마음이 정화되니, 가벼워진다. 코스모스 꽃처럼 한들한들 흔들린다. 아니 파란 하늘로 훨훨 날아오른다.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다.

코스모스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어머니가 그리워진다. 어머니는 코스모스를 닮아 있다. 욕심을 내지 않은 점이 닮아 있고, 무엇이든지 아낌없이 주는 것이 닮아 있다. 어머니는 그랬다. 가난하였지만 인색하지 않았다. 남에게 베풀 줄 아는 분이셨다. 물질을 나눌 수 없으면 마음을 나누었다. 그런 어머니가 늘 못마땅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안다. 어머니의 나누는 마음이 무슨 마음인지 알 수 있다.

코스모스가 방글방글 웃고 있다. 그 안에 서서 듣는다. 코스모스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빠진다. 눈을 감고 마음으로 열면 소리가 들려온다. 코스모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자연의 이야기에 젖어들면 삶이 보이고 세상이 보인다. 찾을 수 없었던 나의 모습까지도 볼 수가 있다. 잃어버렸던 나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눔의 기쁨이 무엇인지를 새삼 절감하게 된다.

도심 나누는 마음
도심나누는 마음 ⓒ 정기상


어머니의 향. 말년의 어머니는 겉모습은 초라하셨다. 얼굴은 주름투성이였고 허리는 반으로 굽으셨다. 그러나 그런 어머니의 모습이 언제나 자랑스러웠었다. 어머니는 언제나 아름다웠고 향기가 배어나고 있었다. 어머니가 옆에 계시기만 하여도 든든하였고 행복하였다. 그 때에는 알지 못하였었다. 어머니의 어떤 힘이 작용하는 것인지를 인식하지 못하였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에서야 그 힘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어머니의 위대성은 어머니에게서 배어나오는 삶의 향기 때문이었다. 어머니의 향은 어머니의 마음에서 배어났다. 육안으로 바라보는 세상이 아니라 마음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이었기 때문이었다. 모양을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삶의 근원을 추구하셨기 때문이다. 육근의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원하는 세상을 사셨기 때문이었다. 마음으로 추구하는 삶에서는 향기가 나기 마련이 아닌가?

코스모스 꽃에는 어머니의 향이 배어 있었다. 어머니가 살아가신 길은 삶의 근원을 추구하시는 길이었다. 생명의 근원이 무엇인지를 추구하신 길이었다. 그 것이 도심이란 사실을 이제는 알 수 있다. 육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살아가게 되면 욕심이 앞선다. 그러나 육안이 아니라 심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면 근원을 추구하게 된다. 근원을 추구하는 삶에서는 향기가 난다. 고운 삶의 향기가 난다. 코스모스의 미소가 아름답다.


#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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