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산더덕 산에서 채취한 자연산 산더덕
산더덕산에서 채취한 자연산 산더덕 ⓒ 하주성

여름이 되면 유난히 땀을 많이 흘리는 나로서는, 여름이 유난히 길 것이라는 소리가 청천벽력과도 같다. 차라리 여름이 좀 짧고, 봄과 가을이 길었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것은 그야말로 내 생각에 지나지 않는다. 여름이 더 길어질 것이란 이야기에, 벌써부터 몸에 열이 나고 가슴이 답답해진다. 

이런 여름철이 되면 나만의 더위를 이기는 비법이 있다. 바로 '사삼'이라고도 하는 더덕을 많이 먹어두는 것이다. 더덕은 예전부터 식용으로 많이 사용한 식물이다. <고려도경>에는 "관에서 매일 내놓는 나물에 더덕이 있는데, 그 모양이 크며 살이 부드럽고 맛이 있다. 이것은 약으로 쓰는 것이 아닌 것 같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손질한 더덕 잎까지 물에 잘 씻는다. 산더덕은 잎에서 나는 향이 일품이다.
손질한 더덕잎까지 물에 잘 씻는다. 산더덕은 잎에서 나는 향이 일품이다. ⓒ 하주성

열을 내리는데 좋은 더덕

'오삼'이라는 것이 있다. 오삼은 인삼, 현산, 단삼, 고삼, 사삼을 말한다. 이 중 사삼이 바로 더덕이다. 더덕은 식용으로 사용했지만, 그만큼 우리에게 좋은 식물이기도 하다. 더덕은 위, 허파, 비장과 신장을 튼튼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예로부터 민간요법에서는 물을 마시고 체한 데 효과가 있으며, 음부가 가려울 때나 종기가 심할 때 사용한다고 했다. 특히 독충에 물렸을 때 가루를 내어 바르면 특효를 볼 수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민속약>에는 더덕을 거담, 강장, 고혈압, 부인병, 위냉병, 해소, 해열, 풍열, 혈변에 쓴다고 했다.

이러한 더덕이 여름철 유난히 더위를 타는 나에게는 꼭 필요한 건강식이자 보양식이다. 그것도 밭에서 인위적으로 키우는 더덕이 아닌, 산에서 자생하는 산더덕을 캐서 먹으면 그만큼 효과가 크다.

삼겹살 육질이 좋은 삼겹살을 준비한다
삼겹살육질이 좋은 삼겹살을 준비한다 ⓒ 하주성

더덕 상추 등을 밑에 깔고 더덕을 잎까지 함께 준비한다
더덕상추 등을 밑에 깔고 더덕을 잎까지 함께 준비한다 ⓒ 하주성

삼겹살과 함께하는 더덕, 포만감이 충만해

사는 곳이 절집이다 보니, 경내에서 고기를 구우며 냄새를 풍길 수가 없다. 이 때문에 가까운 정육점에 달린 집을 이용한다. 지리산축산이라고 하는 이 집은 늘 신선한 고기를 먹을 수 있어 좋다. 산에서 캔 더덕을 깨끗이 손질해 삽겹살을 한 점 구워 입안에 넣으면, 그 향이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누군가 '둘이 먹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른다'고 했다.

고기가 불판에서 노릇하게 익으면 상추나 깻잎을 밑에 깔고, 그 위에 더덕을 잎과 뿌리째 올린다. 여기에 마늘이며 김치, 버섯 등을 곁들이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입안에 들어가면 더덕의 향이 입 안에 꽉 찬다. 산더덕은 향이 유난히 좋다. 산을 올라 더덕을 캘 때도 주변에 온통 더덕향이 퍼져 쉽게 찾을 수가 있다.

쌈 잎까지 함께 한 더덕과, 마늘, 김치 등을 곁들인다
잎까지 함께 한 더덕과, 마늘, 김치 등을 곁들인다 ⓒ 하주성

산더덕 삼겹살 산더덕에 잘 구워진 삼겹살, 마늘과 버섯, 그리고 김치를 함께 싸서 입안에 넣으면 그야말로 보양식이다
산더덕 삼겹살산더덕에 잘 구워진 삼겹살, 마늘과 버섯, 그리고 김치를 함께 싸서 입안에 넣으면 그야말로 보양식이다 ⓒ 하주성

    
산을 오르내리며 찾아낸 더덕, 나만의 특별한 보양식 

여름철이면 남들은 삼계탕이며 보신탕 등을 즐겨 먹는다고 한다. 삼계탕이야 먹을 수 있지만, 그 외에 것은 먹지 않기 때문에 나름대로의 보양식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산더덕 삼겹살이다.

더덕은 해발 2,000m 고지대에서부터, 계곡 밑까지 산 전체에 걸쳐 서식을 한다. 몇 년 동안 더덕을 캐러 다닌 경험으로, 이제는 더덕이 서식하고 있는 곳을 찾는 안목이 조금은 생겼다. 엊그제도 비가 부슬 부슬 내리는데 산에 올랐다. 여기저기 더덕이 보인다. 7월에는 묵은 더덕과 햇 더덕을 함께 캘 수가 있다. 씨가 떨어져 새로 나기 시작한 것이다.

5월 더덕은 잎이 좋지만, 7월 더덕은 잎이 억세다. 그러나 새끼더덕은 잎이 연해 함께 먹을 수가 있어 좋다. 뿌리에도 향이 있지만, 그 잎에서 나는 향이 정말 좋다. 하기에 잎까지 함께 싸서 먹는다. 이렇게 한 여름에 몇 번 먹어두면, 여름철을 조금은 수월하게 날 수가 있다. 남들과 다른 특별한 나만의 보양식. 산더덕에 삽겹살을 싸면서 늘 하는 말이 있다.

"니들이 산더덕에 삼겹살 맛을 알아?"

덧붙이는 글 | '이 여름을 건강하게 - 나만의 보양식'



#산더덕#나만의 보양식#삼겹살#향#여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