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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채 KT 회장이 29일 오전 광화문 KT 기자실을 찾아 주파수 경매 입찰 중단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이석채 KT 회장이 29일 오전 광화문 KT 기자실을 찾아 주파수 경매 입찰 중단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 김시연

 

 

[기사 보강 : 29일 오후 1시 40분]

 

1조 원 돌파에 부담을 느낀 KT가 29일 주파수 경매 입찰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경매시작가인 4450억 원의 2배인 9950억 원까지 치솟았던 1.8GHz 대역(20MHz 폭)은 SK텔레콤 손에 돌아갔다. 대신 KT는 남아있는 800MHz 대역(10MHz폭)을 최소경쟁가격인 2610억 원에 가져갔다.

 

이석채 "1조 원 넘어가면 국민에 걱정 끼쳐"

 

KT는 이날 아침 "이번 주파수 경매가 과열 경쟁으로 인한 사회적 논란 및 국가적 손실을 초래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현 시점에서 1.8GHz 대역에 추가적인 입찰 참여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석채 KT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광화문 KT 기자실을 직접 찾아 "1조 원이 넘어가면 국민에게 걱정을 끼치게 돼 입찰 참여 중단을 결정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이 회장은 "KT가 이미 1.8GHz 대역에서 사업하고 있어 20MHz 폭을 추가 확보하고 SKT는 800MHz 대역을 하고 있어 이 대역을 추가로 확보하는 게 사업 효율성이나 통신 산업 발전 위해 적합하다"면서도 "불행하게도 경매에 들어가면서 과열현상이 발생해 국민이 우려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전문가들은 1.8GHz 대역 적정 가치로 1조 5천억 원 정도로 보고 있지만 이는 주파수쪽만 생각했을 때 가치"라면서 "주파수 외에도 콘텐츠, 클라우드 등 다른 곳에 돈 쓸 데가 많다"고 밝혔다.

 

'승자의 저주'나 '소비자 전가' 우려에 대해선 "그렇진 않다"면서도 "1조 원이 넘어가면 국민이 그런 걱정을 하는데 국민 걱정 끼쳐 가면서까지 할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KT는 현재 1.8GHz 대역을 사용 중인 2세대 서비스를 9월 말까지 중단하고 오는 11월부터 4세대 서비스인 LTE(롱 텀 에볼루션)를 시작할 계획이었다. 반면 SK텔레콤은 800MHz 대역(10MHz 폭)에서 이미 LTE 서비스를 하고 있어 10MHz 폭을 추가 확보하면 20MHz 광대역 서비스가 가능한 상황이었다.

 

반면 SK텔레콤 역시 "금번 LTE 주파수를 확보함에 따라 사업자간 공정한 환경이 조성되어 고객에게 보다 질 좋은 서비스가 제공되기를 기대한다"면서 이날 확보한 1.8GHz 대역을 LTE 서비스에 활용할 계획임을 밝혔다.

 

KT 역시 오는 11월 1.8GHz 대역에서 LTE 서비스를 예정대로 시작하는 한편 이번에 확보한 800MHz 대역과 900MHz 대역을 묶어 LTE 서비스에 활용할 계획이다.

 

경매 과열에 사업자들 불만... 방통위 "추가 주파수 확보"

 

올해 처음 도입한 주파수 경매제로 경매 시작가의 2배가 넘는 1조 원대 육박한 데 대한 사업자들의 불만도 터져 나왔다. KT-SKT 양사는 1.8GHz 대역을 놓고 지난 17일부터 26일까지 82라운드에 걸쳐 입찰을 진행하며, 매 라운드 1%씩 입찰가를 높였다.

 

KT는 "이번 주파수 경매를 계기로 과열 경쟁으로 인한 통신 사업자의 투자여력 상실 및 대규모 자본에 의한 주파수 독점 등 폐해에 따른 경매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SKT 역시 "금번 경매가 우려스러울 정도로 과열 양상을 보인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석채 회장은 "내가 정보통신부 장관 시절에도 (주파수 경매제를) 검토했으나 돈 많은 사람들이 다 가져가고 효율과 안 맞을 때 문제 있는 제도"라면서 "정책 당국자들이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오남석 방통위 전파기획관은 "사업자들은 100원이라도 덜 주고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라면서도 "주파수가 부족해 제한적 상품을 갖고 경쟁하다보니 가격이 오른 부분은 미진했고 과열 지적도 있어 향후에 진지하게 논의해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애초 가장 관심을 모았던 2.1GHz 경매에 이미 해당 대역을 가진 KT와 SKT를 배제하고 LG유플러스 단독 입찰을 허용한 것과 관련, 경매제가 연속 대역 추가 확보를 통한 투자 효율성을 해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오 전파기획관은 "정부 입장에선 투자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사업자간) 경쟁 활성화도 중요하다"면서 "앞으로도 (주파수) 총량이나 경쟁 상황, 신규-후발 여부 등을 감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통위는 주파수 경매 과열이 LTE용 주파수 부족에 따른 것으로 보고 추가 주파수를 조기에 공급할 계획이다. 방통위는 오는 2013년까지 현재 위성용으로 사용하고 2.1GHz대역(30MHz 폭)을 상용화하고 2012년 말 디지털TV 전환에 따라 남게 되는 700MHz 유휴 대역(108MHz 폭)도 용도 결정에 따라 이동통신용으로 배분할 계획이다.


#KT#주파수 경매#S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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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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